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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한국-쿠바 수교의 의미와 우리의 과제] 통권288호
 
2024-02-21 13:39:17
첨부 : 240221_brief.pdf  
Hansun Brief 통권288호 

이수석 21세기 안보전략연구원 석좌연구위원

 

1. 우리 정부의 외교적 성과


한국과 쿠바가 수교했다. 세계가 깜짝 놀랄 일이다. 외교부는 한국과 쿠바가 214일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 되었다.

한국-쿠바 수교로 인해 북한의 충격이 컸을 것이다. 과거 1990년대 한중수교, 한러수교만큼이나 북한은 배신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오랫동안 북한의 친선 우호국이었다. 비록 형제간의 세습이긴 하나 장기 공산주의 세습정권을 쿠바도 유지했기 때문에 북한은 쿠바에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의 대쿠바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그동안 쿠바는 한류로 인해 한국에 대해 호감을 많이 갖고 있었음에도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수교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번에 쿠바가 북한을 의식하지 않고 한국을 선택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컸다. 북한의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우방국인 미국과의 협력을 토대로 이루어진, 우리 정부의 치밀한 외교전략의 결실이자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중남미 카리브 지역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대한민국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지평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교는 한반도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외교 성과이다.

 

쿠바는 19497월 대한민국을 승인했다. 하지만 19591월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양국 간 교류는 단절되었다. 반면 쿠바는 북한과 1960년 수교한 뒤 반미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형제 국가로 우호관계를 이어왔다. 현재 인구 1,123만 명 규모의 쿠바는 중남미 유일한 공산국가다. 그러나 한국과 쿠바는 미수교 상태에서도 관광·문화 등 비정치 분야에서 꾸준히 교류를 확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연간 14,000명의 한국인들이 쿠바를 방문했다.

 

2. 쿠바가 한국을 선택한 배경


형제국가였던 북한을 무시하고 쿠바는 왜 한국과의 수교라는 선택을 했을까? 쿠바의 한국과의 수교 배경에는 쿠바의 대내외 정책의 전환이 있었다. 쿠바는 201412월 미국과의 국교정상화 선언 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정책을 전개해 왔다. 미국과 쿠바의 여행규제 완화로 공공 및 민간 연구활동, 수출입 거래, 인도적 프로젝트 등 12개 분야에서 미국인의 쿠바 방문을 허용하였다. 쿠바 수출입의 확대로 주택 및 건설자재, 민간 기업용 상품, 농기계, 미 통신사업자의 쿠바 내 IT 인프라 설치 등을 허용하였다. 미국과 쿠바의 금융거래 자유화로 미국과 쿠바 금융기관 간에 계좌 개설과 미국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의 쿠바 내 사용이 허용되었다.

 

또한 쿠바는 관광산업을 주력으로 선택하여 외국인의 여행 자유를 허가하였으며, 일정한 정도의 개혁·개방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한국도 쿠바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치범을 석방하고 대미 및 서방세계에 대한 호전적 언사를 중단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물론 미국과 쿠바는 오래전부터 가족들의 방문은 물론 학술, 문화교류를 허용하여 양국 국민들 간의 이해도는 이미 높아진 상태였고 국교정상화 이후에는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가 실시되었다.

 

이런 쿠바의 대내외정책의 전환과 미국의 대쿠바 정책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과 쿠바는 수교할 수 있었다. 쿠바는 북한과는 다른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분위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3. 한국-쿠바 수교의 긍정적 효과


우리로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현지 상주공관 개설에 따른 우리 교민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 등 영사조력 제공이 보다 체계적이고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쿠바 양국은 수교를 계기로 경제협력 확대와 양국의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의 쿠바 진출도 쉬워질 것이다.

 

또한 쿠바와의 교류 확대는 중남미 카리브해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촉진하는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현재 190여 개국과 수교하고 있고, 수도 아바나엔 100여 개가 넘는 국가가 대사관을 운영할 정도로 중남미 거점 국가 중 하나이다. 쿠바는 제3세계 외교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양 국가의 국제기구 활동 시 수교 국가로서의 상호 지지 표명이 가능해졌다.

 

문화교류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번 수교에서는 전 지구촌을 강타한 한류가 큰 몫을 했다. 이미 쿠바 국민들 사이에 확산된 한류를 쿠바 정부도 의식했을 것이다. 쿠바에선 지난 2013년부터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고 K-POP 등의 영향으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어 약 1만 명 규모의 한류 팬클럽이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수교를 계기로 상호 문화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된다.

 

4. 우리의 과제


첫째, 새로운 한국-쿠바 외교관계 정립이다. 한때 쿠바는 북한의 무기거래 중간매개 역할을 수행했다. 쿠바는 북한과는 여전히 수교국가이고,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는 한, 북한-쿠바 관계가 한국의 국익과 상충될 수 있다. 쿠바와 북한과의 경제거래, 외교·군사적 접근 등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쿠바 간 수교 소식에 침묵하던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러시아와의 교류를 대대적으로 부각하고, 일본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전통 형제국의 배신을 러시아와의 밀착과 일본과의 관계 개선으로 만회하려는 의도이다. 북한과 쿠바간의 단교 가능성 등 양국 관계의 변화 양상도 지켜봐야 한다.

둘째, 쿠바는 공산주의 국가이다. 자본주의 기업과 우리 교민의 활동에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쿠바와의 경제협력 시, 이익창출 측면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성급한 투자보다는 쿠바경제 정책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는 한편, 정부가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셋째, 쿠바와의 수교로 많은 한국인들이 쿠바를 방문할 것이다. 우리 국민과 현지 교민의 안전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위급상황 시 영사 조력을 포함해서 의료지원, 현지 치안당국과 협력한 범죄예방 등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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