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 헌법에서의 ‘우리 대한국민의 의미’

                                                2. 1948년 대한민국 헌법 제정의 국민적 의미

                                                3. 우리 헌법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4. 맺으며

                                                              - 진정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1. 들어가며 ? 헌법에서의 ‘우리 대한국민’의 의미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이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전문은 대한민국 국민이야말로 우리 시대가 비추고 걸어가야 할 시대정신을 밝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체가 바로 ‘국민’임을 직접 드러내 보이고 있다. 즉, 우리 시대의 이념과 현실의 주체는 곧 국민임을 강조함으로써 헌법적 사명을 이행할 주인공이 곧 우리 국민임을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라는 헌법 전문 상의 문구를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는 단순히 지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역사적 주체인 국민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다, 즉 국민은 헌법적 요청과 헌법현실 속에서 역사를 만들어왔고 또한 만들어가고 있는 유일한 주체로서의 존재를 밝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헌법이 태동한 1948년 7월17일 제헌절의 의미는 역사 창조의 유일한 주체로서 국민의 사명과 그 역할에 대한 조명이 더 새롭게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 헌법사(史)에서 가장 큰 변화의 분수령이 되었던 것은 바로 1948년 7월 17일 제헌 헌법 태동일인 제헌절이다. 헌법을 통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존재를 알리고 국민의 의지와 영속성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제헌절의 의미는 단순히 대한민국의 헌법적 사실에 대한 기록의 확인에 그치지 않는다. 역사의 존재 의의가 과거에 있었던 사실들의 시간적 나열에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제헌절의 의미는 과거 우리의 법 현실에서 있었던 사건이라는 의미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와 이를 구성하는 주체인 국민 그리고 우리들의 권리와 의무로 나타나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이념을 실현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위하여 대한민국 헌법이 끊임없이 변화하여 왔지만, 결국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의 주체는 ‘대한국민’일 수밖에 없음을 우리 헌법은 우리 모두에게 요청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우리 헌법이 국민들에게 요청하고 있는 것은 바로 국민의 ‘주권 의식’이다. 우리 헌법 현실 속에서 헌법의 주체로서 국민은 특별한 존재이다. 우리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위한 헌법 이념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통하여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국민이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한국민이야말로 진정한 역사의 주체이자 헌법정신의 실현 주체라는 의미를 뜻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이는 오늘날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자 상식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다. 그러나 이와 같은 1948년 7월 17일 제헌절 이전의 헌법현실과 이후의 헌법현실을 나누는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즉, 국민의 존재, 국민주권의 존재는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이자 오늘날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향한 헌법적 요청의 필수 불가결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948년 7월 17일 제헌절은 오늘날 우리가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진정한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위한 첫 발걸음이자 우리 대한국민의 위대한 첫걸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 1948년 대한민국 헌법 제정의 국민적 의미

1948년 7월 17일 제헌절을 통하여 나타난 것은 역사적 주체로서 우리 국민의 존재를 밝힌 것을 시작으로 헌법사적 발전에 있어 큰 획(劃)을 그었던 대한민국의 건국, 그리고 이를 통한 국민의 주권 의식 형성과 통일체적 자기 인식의 확립에 있을 것이다. 국민의 주권 의식 형성과 통일체적 자기 인식은 헌법을 통하여, 그리고 지난 76년 동안의 헌법사(史)를 통하여 끊임없이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헌법에서 의해 구현된 국민의 자기 인식의 존재는, 주권자이자 역사적 주체로서 국민이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권한과 권리 그리고 책임과 의무를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된다. 대한민국의 헌법사적 발전을 통하여 지금의 헌법현실에 이르게 된 상황에서 이와 같은 국민의 자기 인식이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과거의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권을 상실하고 더 나아가 진정한 자유와 평등은커녕 이를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바로 북한, 조선노동당의 등장으로 인하여 우리의 헌법적 규범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 이북 지역의 현실이 바로 그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자기 인식은 역사적 그리고 헌법적 주체로서 기능하고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향한 시도로써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헌절은 대한국민이 역사적 주체로서 입증된 첫 관문이자 미래를 바꾼 첫 단추로 평가되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 헌법의 태동이라는, 1948년 7월 17일 제헌절이 갖는 의미는 1948년 7월 17일 이전인 헌법 전사(前史)와의 비교를 통하여 보다 선명하게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제 식민시절을 겪어야 했던 그 시절,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존재와 그 당시의 임정 헌법의 역사를 통하여 헌법현실로서 나타난다.

우리는 헌법 전문에서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라는 문구를 통하여 헌법현실의 연장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역사는 시대정신과 헌법현실과의 접점, 즉 시대와 현실의 상호작용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므로 당시 헌법 전사(前史)에서의 고통스러운 시대적 여건을 고려할 때 단 한 번도 온전한 헌법현실로서 이뤄지지 못했던 1948년 이전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제한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이 건국 강령을 채택하고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당시 시대적인 아픔으로 인하여 훗날 진정한 대한민국의 헌법현실을 기약하고 있었다는 점 또한 당대의 헌법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1945년 일제로부터 독립 이후, 1948년 7월 17일 제헌을 통한 선거라는 자기 인식을 통하여 대한국민은 역사의 통일적 의사 주체로 우뚝 서게 됐다는 점에서, 1948년 제헌절은 우리 헌법현실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고, 이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으로서 오늘날 우리에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3. 우리 헌법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1948년 7월 17일 제헌절이 갖는 의미는, 역사적 그리고 현실의 주체로서 국민의 자기 인식을 통하여 권리와 의무 실현과 진정한 자유와 평등으로의 헌법적 이념을 향해 나아가는 첫 단계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에게 주어진 헌법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여전히 이루지 못하고 있는 헌법적 요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으로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통한 ‘민족의 단결’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76년 동안 우리의 헌법현실이 헌법제정권력이자 개정 권력의 주체인 우리에게, 우리 국민들에게 요청해 왔던 수많은 과제를 우리는 이루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헌이나 정부 구조 변화 등 여러 가지 헌법 이슈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헌법 제정에 있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가피하여 겪어야만 했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단절’에 대한 복원을 우리 헌법은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헌법 조항으로써 요청하고 있다. 진정한 자유와 평등이라는 헌법적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이며, 우리 헌법이 요청하고 있는 이 가치는 통일한국으로 나아갈 때 절대로 우리가 지켜야만 하는 최소한의 요청이다.

이를 바탕으로 통일한국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요구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 헌법 현실 하에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소명이자 우리가 나아가야만 하는 길일 것이다.

이로써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이라는 헌법 문구가 우리에게 주어진 헌법현실은 곧 ‘국민의 통일적 자기인식’의 확보라는 요청을 끊임없이 수행하는 과정임을 증명했음을 알 수 있다. 헌법의 요청인 통일 또한 역사적 주체로서 우리 국민의 존재를 입증하고, 더 나아가 국민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확보하는 과정,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계속해 나가야만 하는 우리의 소명이자 숙명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4. 맺으며 - 진정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우리 헌법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 국민에게 요청하는 것은 바로 시대정신과 헌법현실의 접점 속에서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역사적 주체로서의 자기 인식일 것이다. 다소 어려운 말처럼 읽힐 수도 있겠지만, 이는 구체적으로 공동체 속에서의 개인, 한 개인으로서 공동체에서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우리 스스로 자기 인식 그리고 더 나아가 자기 확신에 근거할 것이다. 바로 그 첩경이 곧 우리가 처해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 헌법현실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이는 더 나아가 개인인 우리 자신, 그리고 공동체로서의 우리 국민과 시대적 연결 통로로서 헌법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러한 관심의 첫 번째 접점이 바로 제헌절이다. 대한국민으로서, 제헌절은 곧 새로운 시대인 전환기로의 첫 단계였던 것이고,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오늘날 우리의 헌법현실이 곧 시대정신으로서 우리에게 나타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헌 헌법의 의미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오래됐지만 반드시 되짚어봐야 하는 역사적 교훈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76주년 제헌절을 맞이하는 우리는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을 이끌어 내기 위한 우리들의 내재된 힘, 즉 ‘헌법에 대한 의지(Wille zur Verfassung)’일 것이다. 오늘날 진정한 대한국민으로서, 도도한 강물과 같이 흘러가는 역사 속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대정신은 곧 이를 이해하고 헤아리려는 우리들의 끊임없는 관심, 즉, 우리 국민 스스로 헌법을 지키기 위하여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헌법현실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우리들의 소명일 것이다.

※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