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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중대재해처벌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인의 소견] 통권285호
 
2024-02-07 15:10:23
첨부 : 240207_brief.pdf  
Hansun Brief 통권285호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


1. 기업의 이익만큼 안전도 중요하다


기업이 경제활동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누구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이익 추구 활동에 참여하는 조직원들의 안전사고에 의한 손실은 그동안 기업이 획득하는 이익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과거에는 산업안전에 대해서는 생각만 해도 복잡하고 어디서부터 준비하고 실행하여 무사고 사업장을 만드느냐가 중소기업경영자의 책임으로 많은 부담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여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더 이상 생산 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였다.

 

과거의 일들을 곱씹고 사고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반추(rumination)라 한다. 대체 왜 우리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였으며,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안전시설을 갖춰놨고, 교육을 통하여 안전 의무를 지키려 노력하였건만, 모든 사건에는 의미가 있고 여러 문제 간 분명한 연결 지점이 있다. 왜 상황이 지금 이 지경이 되었는지에 대한 차가운 평가, 뭘 해도 그 일이 일어났을 것이며, 어떤 일이 아무 의미 없이 일어난다.

 

2. 안전사고는 불안전한 상태와 행동에 기인


우리의 지식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주변의 위험을 파악하여 대응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가 접하는 많은 문제에 대해 빠르고 쉬운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안전사고는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이 만나서 발행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안전관리 이론 중 하인리히의 재해발생이론(도미노이론)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인간 성격과 무모하거나 과격한 기질 등 결함이 있는 개인이 불안전한 상태에서 부주의하게 행동하다가 사고가 발생하고, 이 사고의 결과로 산업재해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불안전한 상태불안전한 행동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불안전한 상태란 작업을 수행하는 현장의 외적 조건이 잠재적 위험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작업 현장의 유해가스의 발생 유무, 분진, 소음의 존재와 설비 장치의 결함 또는 작업 용구 미착용, 안전 방호설비 및 안전 예방을 위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작업자들이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보호 장비를 잘못 착용하는 등의 작은 부주의가 안전사고로 직결된다. 자신의 기업이나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근로자가 다치거나, 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는 경영자는 없을 것이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작업현장에서 자신들이 다치기를 원하는 근로자도 없을 것이다.

 

3. 잘못된 계약 관행이 중소기업 안전사고의 근본 원인


조직을 운영하는 관료 또는 국회는 높은 관리자를 지정하여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규정이 기존의 규정들과 중복되거나 상충하는 경우가 있다. 중세의 철학자 윌리엄 오컴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오컴의 면도날이란 법칙 또는 절약법칙을 이르는 말로, 어떤 현상에 대해 가장 간단한 설명이 최선이라는 뜻이다. 요약하면 실체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칙이 각종 규정에서도 적용된다. 기업에 동일한 목적을 위한 규정이 여러 가지가 있을 경우 목표에 도달한 가능성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현장에서 준수하여야 할 산업안전 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을 준수하며,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도 준수하고,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의 각종 고시와 지침도 준수하고자 노력하며, 교육하고 점검한다. 또한 안전사고도 과거에 비하여 많이 줄어들었으나 아직까지는 완전히 줄어들지는 않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원인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숙련된 근로자들의 이탈로 미숙련자의 작업 현장에서 안전의무 미준수와 하청구조가 그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청업체가 충분히 안전에 대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서는 안전한 현장을 조성하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안전비용을 축소하거나, 수익을 위하여 외주용역에 의존하는 관행을 타파해야 할 것이다.

 

원청자는 하청업체의 안전관리까지 책임을 지도하고 관리할 의무를 지우고, 원청자도 계속 고용보다는 필요에 의하여 고용을 하고 공사가 끝나 다음 공정의 작업량이 발생 될 때까지 불필요하게 공사인력을 고용의무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어야만 한다. 현재 고용구조는 일단 한번 채용하면 끝까지 고용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로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하청업체에게 넘기는 구조로는 근본적 산업현장의 재해를 방지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한계 중소기업에게 안전보건관리 담당자를 선임하여 안전관리를 전가하는 것은 실효성도 없을 뿐이다. 중소기업은 현재도 작업현장에 투입할 현장직원 채용도 이제 더 이상 고용을 확충하여 일자리를 나누기보다는 현장인력을 대체할 자동화설비, 로봇을 적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더 이상 이익을 생성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인들은 생존을 위하여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4. 중소기업의 현실을 무시한 제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중소기업경영자 범법자가 될 수도 있고, 모든 책임을 혼자 책임지면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대표를 구속시키면 그 중소기업이 굴러가겠는가? 중소기업을 창업하여 밤낮 안 가리고 뭔가를 이뤄보겠다고 노력하다 감옥에 갈 위험을 안고 사업체를 경영하느니 차라리 폐업하고 말겠다는 중소기업인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마라. 800만 명의 중소기업근로자의 삶의 현장을 인질 삼아 왜 정치권은 중소기업인들의 절규를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반대하는가? 우리는 지난 정부에서 근로자의 저녁이 있는 삶이 되도록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고, 최저임금을 기분 좋게 인상하며 기업인들을 비난받게 하였으나, 그 이후 현실은 저녁이 있는 삶이 되었는가? 오히려 각종 부작용으로 주유소는 셀프 주유로, 식당은 키오스크로, 주부들의 장보기는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기업은 자동화와 로봇으로 하루가 다르게 일자리를 소멸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우고 지난 삶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시각과 행동을 좌우하는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법과 제도는 한번 생성되면 본래대로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국회는 중소기업경영자들이 처한 현실을 좀 더 올바로 바라보며 경청과 공감의 정치로 중소기업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할 환경 조성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아인슈타인은 가장 큰 바보는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아인슈타인의 경구는 중대재해처벌에 그대로 적용된다.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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