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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시민사회단체의 과대 대표성 시정해야] 통권237호
 
2022-08-29 13:03:03
첨부 : 220829_brief.pdf  
<기획시리즈3 - 시민사회단체의 덕목과 역할>
최근 시민사회단체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바람직한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에 대해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4회에 걸쳐 게재한다.

Hansun Brief 통권237호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오늘날 시민사회단체는 사회의 공기로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단체도 많고 하는 일도 많다. 유형도 지역의 풀뿌리부터 중앙정부의 정책비판 기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큰 규모의 시민사회단체는 여러 일을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한 분야에 천착하여 전문적으로 활동한다. 때문에 정부 등 공공 부문이나 민간 부문의 여론 수렴 시에 전문가 자격으로 회의에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 과대 대표성 문제

 문제는 같은 분야의 시민사회단체가 다수 존재할 때의 여론 수렴과정이다. 여론수렴기관이 모든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되지만 특정 시민단체의 의견만 듣는 경우에는 대표성 문제가 발생한다. 여론을 수렴할 때 역사와 연륜 있는 시민사회단체를 선정하지만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입장이 다를 경우에는 과대 대표성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정부나 공공기관은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하여 일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그 단체의 사상, 지배구조, 조직 등을 고려하여 신뢰 있는 시민사회단체를 선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시민사회 단체에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더욱 신경을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지배구조 문제, 대표성 취약에 따른 부작용을 노출한다. 진영논리나 소수의 이익만을 대변하거나 혹은 공익보다 단체를 우선하려는 사례도 있다. 그 사례가 위안부 기부금 횡령 의혹을 받았던 정의연(정의기억연대)사건이다. 정부 보조금의 대상은 시민사회단체인 정의연이 아니라 위안부 피해당사자 할머니들이다. 정의연은 이들을 돕는 시민사회단체이다. 그런데 현실은 정의연이 주체가 되어버렸다. 주인-대리인 간의 가치전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문제는 시민사회단체가 피해자의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당사자처럼 행동한 데서 기인한다. 주인-대리인 문제는 이해관계가 있거나 이익이 상충할 때에 주로 발생한다. 정의연역시 정보의 불균형, 감독의 허점을 이용하여 피해당사자가 아닌 자기조직이나 이사장의 시각으로 일을 했다.

 

 정부가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면 잘못된 행태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효율성과 행정편의성을 중시하는 관료제의 속성상 정부는 피해당사자 대신 관련 활동을 하는 시민사회단체를 상대했을 것이다. 사실 공무원이 개인과 일일이 접촉하고 협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대표성을 갖는 기관이나 단체와 협의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대표성을 제대로 위임 받았는지 절차상 흠결은 없었는지를 짚어봐야 했다. 하다못해 감독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런 행태는 관료제의 탓도 있지만 시민사회단체 스스로의 과대 대표성에 기인한 면이 더 크다. 이 문제는 시민사회단체와 이익단체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 감시와 견제가 없는 시민사회단체

 이익단체는 회원들의 이익을 위하여 일하기 때문에 목적이 분명하다. 회원들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들 간에 이견이 존재하거나 이익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은 회원들의 동의를 다시 받는다. 특히 이해대립이 첨예한 사안일수록 회원들의 동의를 받는다. 회원들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고 책임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이런 절차가 일반적이지 않다. 회원 중심의 운영보다 대표와 임원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감시와 감독기능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피해자들의 입장보다 자신들의 입장을 우선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시민들의 적극적 감시활동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또한 시민사회단체 간 경쟁과 견제를 통한 감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는 사상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사상이 같은 시민사회단체 간에는 서로 협력관계이지 견제관계가 아니다. 지배구조 역시 사상이 같은 사람들끼리 맡기 때문에 견제세력이 없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독선적인 의사결정을 해도 견제하기가 어렵다.

 

 기부금 횡령 의혹으로 유발된 정의연 사태의 근본 원인 역시 지배구조 문제와 과대 대표성에 기인한다. 이용수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이후 논란이 일었던 의혹내용만 보더라도 단체운영, 개인계좌로의 기부금 모금과 유용, 후원금과 기부금 사용, 국가보조금 중복수령과 회계처리 부실 문제, 안성 쉼터 영리 및 사적 이용, 매매 가격 논란 등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연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은커녕 관행과 실수, 심지어 친일세력과 보수언론의 모략극이라고 우겨댔다.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흑백구도로 끌고 가려는 행태를 보였다. 정의연사태는 시민사회단체가 어떻게 사유화되고 그 부작용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가 권력화되면 봉사하고 비판하는 운동에서 벗어나 자기들의 권력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변화됨을 보여주었다.

 

3. 시민사회단체 신뢰를 위한 제언

 전직 시민사회단체 인사는 시민사회단체의 타락 원인을 5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시민사회단체의 권력기관화, 둘째는 시민사회단체의 관료화, 셋째는 시민사회단체의 초법화(超法化). 넷째는 관심을 끌어 한 건 터뜨리는 데 몰두하는 센세이셔널리즘(선정주의), 그리고 반성을 모르는 몰염치를 다섯 번째 병리 현상이라고 했다.

 

 위 지적은 모든 시민사회단체가 자성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사실 현재 많은 시민사회단체는 명망가 중심의 과두제적 지배구조이다. 시민없는 시민사회단체가 많은 이유도 이런 지배체제에 기인한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그래서 실질적이고 절차적 민주주의 방식이 작동되어야 한다. 변화과정에서는 시대변화의 수용과 미래의 주체인 젊은이들의 참여가 촉진되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집단적 행동도 과잉 대표성 문제를 야기한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보면 어느 한 분야에 특화해서 전문적 식견을 갖고 상시적으로 시민운동을 펼치는 곳도 있지만 이슈가 발생할 때만 다른 단체와 연합하여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도 있다. 이런 시민사회단체에는 이름과 대표만 있지 사무처나 구성원들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 쟁점이 발생하면 주도 단체에 이름을 빌려주거나 협조한다. 자기 입장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설득하기보다 다른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에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과 행동에 대해 과잉 대표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시민사회단체의 잦은 이합집산은 또 다른 문제이다.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 문제에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으는 것은 세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이런 욕구가 전문성보다는 참여단체를 늘려서 세력 중심의 시민운동을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이슈나 가치성향에 따라 이합집산이 나타난다.

 

 시민사회단체의 중앙 집중화 현상도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풀뿌리 시민사회단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우리나라는 서울중심으로 집중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행태가 건전한 시민사회단체 형성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중앙보다 지역 특성을 살리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지역사회 니즈를 반영한 활동을 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신뢰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신뢰가 높은 시민사회단체는 시민의 지지를 얻지만 도덕적이지 않거나 정의롭지 못하면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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