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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원칙과 방향] 통권224호
 
2022-04-22 15:15:45
첨부 : 220422_brief.pdf  

<기획시리즈13 - 새 정부에 바란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 정부에 바란다] 정책제언을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이 시리즈에 실리는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Hansun Brief 통권224호 

조영기 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5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정권 교체의 의미 그 이상이다. 구중궁궐(九重宮闕)의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과의 소통·협치·통합의 용산시대로의 정치행태를 변화시킬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행태의 변화는 산업화-민주화-선진화의 성취를 넘어 새로운 도약의 세기를 열어가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다. 그 과정은 대내외적 현안 과제 해결은 물론 장기적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시대정신을 정립하는 계몽(enlightenment)의 과정이다. 윤석열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가 떠넘긴 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난제는 분야를, 계층을, 지역을, 진영을, 남북문제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물려받은 부()의 유산은 비정상성이 너무도 심하다. 남북관계의 비정상성을 정상화해야 한다. 버릴 건 버리고 계승할 건 계승해야 한다



     1. 문재인 정부가 남긴 남북관계의 비정상성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DNA는 교역(접촉)을 통해 신뢰(평화)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통일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매우 이상적이다. 하지만 실현되기 위해서는 같은 가치와 이념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전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부정되었다. 가치와 이념 체제가 다른 남북한에도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환상에 머물고 진전되지 못했다. 물론 남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수많은 약속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았거나 파기됐다. 북한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고,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약속 파기의 증거다. 그래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은 휴지가 됐다. 이처럼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환상이었다는 것이 입증되었는데도 평화프로세스에 매달리는 것은 비정상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다분히 감성적 언어인 평화민족에 매몰되면서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남북한이 평화민족을 동일하게 얘기한다. 하지만 그 진의는 극과 극이다. 즉 우리는 평화를 전쟁이 없는 상태를, 북한은 계급투쟁이 완전히 사라진 공산주의(사회주의)가 실현된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우리의 민족은 역사적 전통을 이어온 한민족이지만 북한은 주체사상에 기반한 김일성민족이다. 이처럼 단어의 진의가 엄연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일한 단어로 취급해 황당한 대북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대표적 제안이 2019남북평화경제론이다. 당시는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책임을 일본에 요구하자 일본은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간 갈등은 극에 달했다. 죽창가(竹槍歌)로 반일(反日)을 선동하던 시기다. 극일(克日)의 대안으로 남북평화경제론을 제기했다. 남북의 기술격차가 무시된 황당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더 충격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삶은 소 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노릇이라 폄훼됐고, 미사일 발사와 김정은의 금강산 폭파 지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 이런 악담과 적반하장에도 청와대는 긴 침묵으로 일관하고, 국가의 위신과 국민의 자존심은 처참하게 짓밟혔다. 청와대의 긴 침묵은 북한에 대한 굴종의 의미로 해석되면서 공분(公憤)을 자아냈다. 공분은 대북정책에서 정정당당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북정책이 대북굴종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비정상이다.

 

문재인 정부의 통일정책은 20177월 독일 쾨르버(K?rber)재단에서 한 신 베를린 대북정책 구상(신 베를린 구상)을 발전시킨 문재인의 한반도정책에 담겨있다. 이 정책의 핵심은 북한 붕괴 불원, 흡수통일 및 인위적 통일의 불()추구로 평화공존체제를 유지하다가 일정 시점에 통일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평화공존을 우선시하면서 통일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런 기조는 2018년 판문점공동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도 담겨졌다. 이 선언이 연방제통일로 가는 암묵적 통로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통일정책의 더 큰 문제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을 모방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3() 1() 원칙이다. 3()한반도 내에서의 전쟁 반대(不戰), 북한 체제의 급격한 붕괴 반대(不亂), 한국에 의한 흡수통일 반대(不統)이며, 1()는 한반도의 비핵화(無核)이다. 이처럼 북한 동맹인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문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이 너무도 흡사하니 중국 편향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물론 문재인의 한반도정책의 허점은 자유는 뒷전이고 평화만 강조했다. 자유가 없는 평화는 허약한 평화라는 점에서 문재인의 통일정책은 정상 궤도를 이탈해도 한참을 이탈했다.


 

2. 대북정책의 구조적 문제

 

우리의 대북정책은 몇 가지 점에서 내재된 구조적 문제가 있다. 우선 임기 내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조급증이 남북관계를 왜곡시키는 요인이다. 즉 한국은 5년 단임제이지만 북한은 종신제이다. 따라서 대통령 임기 5년 이내에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시간의 촉박함 때문에 급급할 수밖에 없고, 북한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이는 북한에 매달리는 대북 종속구조가 고착되는 기제로 작용했다. 사실 우리 국력이 북한에 비해 절대적 우위에 있다. 하지만 국력 우위를 대북정책의 지렛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우리의 조급함을 북한이 역이용하면서 오히려 북한이 슈퍼 갑 행세를 하는 구조가 정착되었다. 물론 성과에 대한 조급함이 남북관계를 이벤트 성 행사에 치중하게 만들고, 내실있는 남북관계 정립에도 장애가 되었다. 둘째, 정권차원의 개별적 대북정책이 추진되면서 정책의 단절이 반복된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대북정책이 특정 정권의 진영논리나 이념의 전유물로 전락하면서 정책의 연속성은 단절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정책의 연속성이 결여되면서 대북정책의 성과 축적에는 한계가 나타났고,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과 통일에 기여하는 실용적 차원의 정책도 추진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셋째, 남북관계 상황의 이중성에 대한 균형된 인식보다는 북한을 협력 위주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면서 서로 상반된 접근으로 생기는 문제다.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지만 경계하여야 할 경계의 대상이다. 즉 북한주민은 협력과 통일의 대상이지만 전체주의 북한정권과 김정은체제는 우리의 주적(主敵)이다. 이처럼 남북관계 상황의 이중성 때문에 진영논리가 쉽게 작동하고, 서로 다른 접근 방법이 선택되면서 일관된 정책집행이 곤란해졌다. 예를 들면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유엔의 인권결의안 동참 여부에도 진영논리가 작동해 왔다.

 

그러나 이런 구조적 문제는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많다. 모든 역대 정부는 출범 초기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야심차게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북한체제의 실질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오히려 북한의 실질적 변화보다 우리가 북한체제에 동조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예를 들면 김일성 생일을 생일이라고 하지 않고 태양절이라고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우리가 북한에 호의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북한이 결코 호의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오히려 우리의 원칙 없는 대북정책이 북한 전체주의체제를 강화시켜 주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문제는 남북관계에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3. 올바른 대북정책의 원칙과 방향

 

대북정책은 애초에 구조적 문제를 안은 상태에서 출발했다. 이런 구조적 문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원칙과 기준에 따라 추진되어야 한다. 통치의 일환이 아니라 원칙이 중요하다. 그래야 단기적 성과에 매몰된 대북정책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북한 문제도 해결할 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대북정책은 원칙에 의해서 당당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 원칙은 헌법적 가치의 준수, 상호주의에 입각한 실용, 국제규범이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 민주, 인권 등의 가치가 포함돼 있다. 자유는 인간을 독립적 완성체로 보고 인간 존엄의 지평을 열어주면서 경제?사회적 발전의 동력이다. 그리고 민주는 개인이 자주적 결정이 존중되는 근대국가의 국민 또는 시민(市民)의 틀을 만들었다. 하지만 민주에도 격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민주는 자유와 결합되어야만 민주의 가치가 제대로 발현된다. 또한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고유한 권리이며, 어떤 경우에도 인권은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하는 불가침의 권리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호혜의 남북관계가 정립돼야 한다. 물론 상호주의는 일대일(一對一)의 대응 관계가 아니라 상호주의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 문제의 실질적 해결에 초점을 둔 실용적 접근이어야 한다. 즉 현재 남북경협은 북한지역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경협구조에서의 문제는 북한이 배타적 행정권(exclusive administrative power)을 일방적으로 작동시키면 마땅한 대응 수단이 전혀 없다. 예를 들면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해도, 금강산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철거해도 속수무책이었다. 따라서 남북경협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행동할 수 없도록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남북한이 함께 행정권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공동경제특구를 설치하면 상생의 남북관계를 조성하고 북한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실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연대를 통해 북한이 국제규범을 준수하도록 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북한 문제는 개혁과 개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개혁은 비효율적 체제를 효율적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며, 개방은 투자유치국의 입장보다는 투자자 입장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개혁과 개방은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할 수 있도록 국제공조와 연대가 필요하다.


이런 대북정책 원칙 아래 정책 기조는 관여정책(engagement policy)뿐만 아니라 확장정책(enlargement Policy)과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관여정책은 외교·군사·경제·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 확대를 통해 북한 변화를 추동하는 것이며, 확장정책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보편적 가치를 북한지역에 확산시키는 것이다. 봉쇄정책은 북한이 개혁과 개방, 나아가 체제를 전환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런 복합적 대북정책 기조는 북한 주민의 실질적 권익 보호와 통일한국의 기반을 마련하는 토대가 된다.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북한 정보화와 산업화, 자유(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우선, 북한 정보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며, 자유(민주)화의 토대를 구축해 준다는 점에서 정신적 지원이다. 따라서 정신적 지원은 인도적 지원이나 경제협력을 하는 경제적 지원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신적 지원은 경시하고 경제적 지원을 더 중시해 왔다. 앞으로는 경제적 지원만큼 정신적 지원에도 더 많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들이 더 많은 외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지원이 요구된다. 즉 남북한 방송 동시개방, 대북방송의 활성화, (소위) 대북 전단금지법의 폐기 등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북한이 TV 수상기를 지원해 정보접근성을 높이도록 한다. 특히 북한 정보화는 자유(민주)화의 선행조치라는 점에서 다양한 정보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북한 자유(민주)화는 북한 주민의 인권신장과 한반도에서 안보 불안을 약화?해소시켜 준다. 따라서 이를 위해 1975년의 헬싱키 의정서의 한반도 버전인 안보·경제·인권 협력에 관한 북한인권 프로세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북한 인권재단을 정상화하여 북한 주민의 인권신장을 적극 지원하여야 한다. 셋째, 북한 산업화를 위해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을 추진하도록 지원하고, ()한반도부흥계획을 수립하여 북한 산업화와 남북한 산업구조 재편에도 대비하여야 한다. 그리고 지난 30여 년 동안 남북관계에 관한 징비록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징비록에는 그 동안 이행된 비정상성을 반성하고 정상화와 발전의 길을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남북관계에 위기가 닥치더라도 징비록이 지침서가 되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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