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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북한 뉴스 모니터링도 北정권 편들기
 
2021-12-08 09:57:31
◆ 조영기 전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국회를 통과한 2022년도 예산 중에는 통일부가 북한 관련 가짜 뉴스에 대한 모니터링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2억 원이 처음으로 편성돼 있다. 이 예산과 관련, 통일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망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쿠데타설 등 북한 관련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정도가 심한 허위·조작 정보나 왜곡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 사업으로 채택됐다니 또 다른 저의가 의심된다.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의 환심을 사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군대(power)와 언론(persuasion)은 공산주의의 두 수레바퀴다. 군사력·경찰력에 의한 강제와 언론의 설득으로 체제가 유지된다는 의미다. 북한 체제는 어떤 나라보다도 폐쇄성·돌출성·의외성이 심한 특이한 집단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내부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북한 언론은 계급적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적 선전자·선동자·조직자’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믿을 수도 없다.

그래서 북한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비공식적인 작은 정보 조각들이 유용한 정보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쌀 가격과 시장 환율 등이 그 예다.그러나 북한의 극단적 폐쇄성이 부정확한 정보와 완전히 잘못된 정보의 근원이다. 또, 폐쇄성이 일상화한 토양에서 가짜 뉴스가 생성·범람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모니터링 강화는 만병통치약일 수 없다.

북한의 폐쇄성이 굳건한 상황에서 가짜 뉴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폐쇄성을 완화·제거해 개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선결 과제다. 그래서 북한 관련 가짜 뉴스를 모니터링하겠다는 정부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김정은·김여정의 심기를 살피기 위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으로 비친다. 대북 관련 보도의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정부 발상이 북한의 공식 언론 보도만 전달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가짜 뉴스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언론에 있으며, 우리 언론은 자정 기능도 갖춰져 있어 모니터링이라는 재갈을 물릴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북한 관련 가짜 뉴스를 만들지 않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을 만들 능력도 의지도 없다’거나, 4·27 판문점선언 직전 ‘북한이 핵을 폐기하기로 약속했다’는 희망 고문도 정부발(發) 가짜 뉴스였다. 그리고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소각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정보 공개를 판결했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정부 태도는 북한의 폭력성을 은폐한다는 점에서 가짜 뉴스의 별종이다.

북한의 폐쇄성을 개방성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남북한 정보환류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보환류 체계란, ‘외부 세계 정보의 북한 유입 → 전달된 정보의 북한 내 유통 → 북한 내부 유통 정보의 외부 세계로 전달·평가 → 외부 정보의 북한 재유입’의 형태로 순환하는 체계다. 이 체계의 첫걸음은 북한 정보화와 정보 유통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보화를 위해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폐지하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남북 방송 동시 개방도 제안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 관련 가짜 뉴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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