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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대장동 모델은 주민 아닌 ‘官·民 개발 카르텔’ 독점만 늘린 公營실패의 전형
 
2021-09-29 10:37:29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겸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 강성진의 Deep Read - 대장동 사업, ‘공공환수’ 맞나

성남시, 개발 리스크 없애고 민간에 비정상적 초과수익 돌아가게 설계 … 업체의 천문학적 ‘지대추구’ 불러
이재명 주장 ‘공공환수’는 개발업자 부담하는 ‘비용’일 뿐 … 대장동 사업, 대표적 불공정 사건이자 ‘정부실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단군 이래 최대의 공공 환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그럴까. 부동산 개발 이익에서의 ‘공공 환수’란 개발사업의 시행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정부(국가)가 환수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은 민간부문에 ‘노 리스크(no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의 사업구조를 보장한 데다가, 원주민과 입주자가 아닌 민·관 개발 카르텔의 독점적 이익만 늘렸다는 점에서 공공 환수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극소수 민간업체에 엄청난 ‘지대추구(rent seeking)’와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을 허용한 대표적인 공영 실패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대추구를 부르다

부동산 개발 이익은 토지소유자, 입주자, 개발사업자, 그리고 정책입안자로 나눠 가질 수 있다. 대장동 사업의 경우 토지소유자는 토지 매각으로, 입주자는 분양가격으로, 개발사업자는 영업이익으로, 정책입안자인 성남시는 공공기여 형태로 분배받는다.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시장 시절의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라는 공공부문이 민간부문과 함께 ‘성남의뜰’이란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성남의뜰은 성남도시개발공사(50%), 금융권(43%), 그리고 화천대유(6%)와 그 관계법인인 천화동인(1%)이 출자해 설립됐다. 문제는 유독 민간부문에 비정상적인 초과수익이 돌아가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개발사업자가 받아간 배당금은 약 5900억 원 규모였고, 그중 지분 7%의 민간업체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 1∼7호가 무려 4040억 원을 받아갔다. 이 지사가 주장하는 5503억 원의 공공환수를 합하면 무려 1조 원가량이 개발 이익으로 나타난 셈이다.

문제는 개발 이익이 철저하게 민간 개발사업자 중심으로 불공정하게 분배됐다는 점이다. 이는 공기관과 카르텔을 형성한 민간 개발사업자들의 철저한 지대추구 행위를 불렀고, 이 결과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을 안겨주게 했다. 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카르텔을 형성해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독점이익 = 지대’를 비정상적으로 키우는 결과를 부른 것이다.

◇‘노 리스크’와 ‘하이 리턴’

일반적으로 민간 주도 부동산 개발사업이 겪는 어려움은 인허가 획득, 토지 수용, 분양 등 크게 3가지다. 여기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에 ‘높은 위험’이 존재한다. 대신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제도적 혜택에 힘입어 ‘높은 수익’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은 ‘노 위험(no risk)’이거나 최소 ‘낮은 위험(low risk)’인데도 ‘높은 수익’을 얻도록 하는 특이한 사업구조로 돼 있다. ‘공공 + 민간’ 합동 개발로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의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적 기관이 개발에 참여하면서 개발과정의 위험도를 확 낮추는 효과를 가져다줬다.

첫째, 성남의뜰 최대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관(官)의 힘을 앞세워 강제적인 토지수용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원래의 토지소유자인 원주민들은 시세보다 매우 낮은 보상금으로 토지를 수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성남시는 민간사업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각종 인허가권을 직접 행사함으로써 개발 기간을 단축해주는 등 개발 위험도를 현저히 낮췄다. 셋째, 프로젝트투자금융회사 컨소시엄을 앞세워 민간택지지구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민간 개발사업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독점적 수익을 보장받게 됐다. 결국 대장동 사업은 원주민과 입주자가 아닌 민간업체에 비정상적인 초과수익이 돌아가도록 설계됐고, 공공의 힘을 앞세워 개발 위험 요인을 막아 ‘노 리스크, 하이 리턴’의 사업구조를 보장함으로써 개발 이익을 극소수 민간업체에 몰아준 사업이 됐다. 이는 개발 이익의 공공 환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상한 공공 환수 논리

이재명 지사 측은 대장동 사업으로 인한 공익 환수가 5503억 원이며 이는 단군 이래 최대 금액이라고 주장한다. 이 금액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은 사업배당이익(1822억 원) 외에 공원 조성비와 터널 공사비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는 개발사업자가 개발 이익의 일부를 공공기여를 통해 분담하는 ‘비용’일 뿐 공익 환수와는 거리가 멀다.

당시 국토계획법 시행령은 정부 정책변화로 개발 이익이 생기는 경우 기부채납, 공공기여 등 형태로 기반시설을 설치하거나 설치 비용을 부담하도록 규정했다. 좋은 예로 2014년 현대건설이 글로벌비지니스센터 건립을 위해 10조여 원에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가 있다. 당시에 책정된 공공기여금은 1조7491억 원이었다. 이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면서 생긴 이익에 대한 일종의 기여금이다. 이를 ‘강남구 수익’이라거나 공공 환수라 부르지는 않는다.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 1∼7호는 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카르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지대추구를 강화했다. 개발 이익이 늘어날수록 이들이 가져갈 수 있는 규모는 증가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대장동 사업 협약은 우선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 몫 배당금이 1822억 원으로 누적될 때까지 우선 배당하고, 또 다른 우선주주인 금융권에 25%를 배당한 다음 남은 전액은 보통주주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배당하게 돼 있었다. 이런 구조는 민간업자 입장에서 이익을 늘리려는 유인을 강하게 만들었다. 이게 바로 당시 정치인, 국회의원 및 전직 법조인들을 고문 등 뒷배로 고용한 이유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하나의 정부실패

공공 개발은 개발사업자가 ‘낮은 위험, 낮은 수익’으로 토지 원소유자나 분양 입주자에게 최대한의 수익을 돌려주고 초과수익은 정부가 환수해 사회에 환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대장동 개발사업은 민·관 합동개발로 개발사업자에게 ‘노 위험, 높은 수익’ 구조로 전환한 것이다.

이로써 정책변화 때문에 생긴 개발 이익을 토지소유자와 입주자가 아닌, 자신과 개발사업자의 독점이익을 늘려 주는 지대추구 행위에 공기관이 직접 참여한 특이한 개발사업 구조를 갖게 됐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기관이 민간 사업자의 ‘독점이익 = 지대’를 오히려 증가시켜주는 ‘정부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 세줄 요약

지대추구를 부르다 : 대장동 사업은 토지소유자인 원주민과 입주자의 이익은 무시된 채 민간 개발사업자에게 불공정하게 이익이 돌아감. 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카르텔을 형성해 독점이익과 천문학적 지대추구를 한 것.

‘노 리스크’와 ‘하이 리턴’ : 대장동 사업은 ‘노 위험, 높은 수익’의 사업구조로 돼 있음. 민·관 합동 개발로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의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판 역할을 했기 때문. 그 결과 개발 이익의 공공 환수는 미약했음.

이상한 공공 환수 논리 : 이재명 측이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라고 주장하는 사항은 개발사업자의 ‘비용’일 뿐 공익 환수는 아님. 대장동 사업은 민·관 카르텔의 이익만 증가시킨 불공정 사례이자 ‘정부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


■ 용어 설명

‘지대추구’의 원래 의미는 토지소유자가 지대를 인상해 소득을 증가시키는 것. 폭넓게는 법적 규제나 인허가 강화 등을 통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아 사적 이익을 늘리는 행위라는 뜻으로 쓰임.

‘정부의실패’는 정부가 ‘시장의실패’를 빌미로 정책을 통해 시장에 개입·간섭하지만, 결과적으로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악화시키는 것. 상호결탁, 규제 포획, 선심 정치 등에 따른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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