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un issue & focus 2월호
새로운 100년 전쟁의 시작
16세기 이후 지구상의 동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한반도 주변에서 발생한 수많은 전쟁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대륙세력’과 미국, 영국,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중심으로 한 ‘해양세력’사이의 패권 충돌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동아시아 대륙과 해양세력의 패권전쟁은 15세기 유럽인들이 항해술을 바탕으로 시작한 ‘대항해 시대’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1592년 조선과 일본 사이에 일어난 전쟁인 임진왜란도 설명할 수 있다. 1904년의 러일 전쟁도 같은 맥락에서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대륙은 거대한 인구를 가진 시장이자 자원의 공급처이고 태평양은 상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물류와 연대의 통로이다. 이 두 세력 사이에 경계선이 생긴 것이다. 한반도가 가진 지정학(地政學)적 운명(運命)이다. 이러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과의 충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바로 2024년 ‘생성 인공지능 패권 전쟁’과 ‘HBM 반도체 전쟁’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새로운 100년 전쟁의 시작이다.
지금 세계는 생성 인공지능으로 지정학적 패권이 전환 중에 있다. 인공지능은 기존의 판단과 추천 능력을 넘어서 인간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창조 능력에도 도전하고 있다. 특히 생성 인공지능은 멀티모달(Multi-modal) 기능을 갖는다. 다시 말해서 인공지능이 글도 쓰고, 말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작곡한다. 입력도 다양하다.
말이나 사진 또는 음악을 입력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글이나 말을 알아듣고, 출력도 글이나 말을 하는 인공지능을 초거대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이라고 한다. 글과 말을 통해서 인간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했다. 하도 책과 글을 많이 읽어서 인간처럼 생각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주장을 말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감정과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으로 탄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인간이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로봇처럼 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바로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생성 인공지능이 된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챗GPT의 무한능력
생성 인공지능의 대표적 모델로 챗GPT가 있다. 챗GPT에서는 학습 과정에서 책이나 문서 속의 한 단어, 한 문장, 혹은 한 문단을 비워 놓고, 그 속을 채워 넣기 연습을 끝없이 한다. 일종의 글 채우기 게임을 하는 것이다. 잘 채워 넣으면 높은 점수로 보상을 준다. 수많은 작문 연습을 하다 보면 결국 창작 능력까지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평가도 받고 보상 점수도 받는다. 생성 인공지능의 학습 과정은 인간의 성장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 단지 인간이 20년 배울 과정을 2일 안에 마칠 뿐이다. 그리고 한번 배우면 잊어버리지 않는다. 인간은 시험을 위해서 공부하고 시험을 마치면 잊어버린다.
더 놀라운 것은 생성 인공지능의 창작 능력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딩 능력에까지 이르렀다. 자신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코딩도 직접 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인간이 대화를 통해 요구 조건을 입력하면 인간을 대신해서 직접코딩을 한다. 이에 더해서 자신이 생성한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리를 인간에게 설명을 해 줄 수도 있다. 또한 인간이 작성한 코드를 분석해서 실수를 고쳐주는 디버깅 작업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코드를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변환도 해 줄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생성 인공지능이 인간의 손을 떠나 자신 스스로의 운명도 정하게 된다. 인간의 손을 떠날 수도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통제가 필요한 시점이 가까이 오고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각각의 인간을 대신해서 지적, 정신적 활동을 대신한다. 정확하고 실수가 없고, 궁극적으로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잠도 없고 휴식도 없다. 수명도 무한대이다. 복사 횟수의 한계가 없다. 그 결과 인간을 정신적인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게 되고, 결국에 인간의 두뇌 활동도 컴퓨터에 의해서 지배를 받게 되는 세상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편리하게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이제 정신적인 노동은 인공지능이 하고 육체적인 노동은 인간이 하는 역할 역전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인공지능은 이러한 사무혁명 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경제, 자본, 생산, 광고, 보험, 물류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제약, 언론, 정치, 국방 분야 등 전체 사회의 정치 경제 분야에서 주도적이고 효율적이며 정확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 결과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한 개인, 기업과 국가가 절대적으로 우월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상대와 더 이상 경쟁이 되지 않는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미래에는 곧 ‘인공지능’이 패권을 결정하게 된다. 국제 경제, 정치, 외교, 국방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세력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그래서 생성 인공지능이 지정학적으로 새로운 경계선을 만든다. 이것이 ‘신(新) 애치슨 라인’이 된다.
인공지능 신 애치슨 라인을 지키려면
‘인공지능 신(新) 애치슨 라인’을 지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제일 먼저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자체 데이터를 지켜야 한다. 데이터는 인공지능 학습에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다. 특히 한글로 된 데이터와 문서의 양과 질이 인공지능의 한글 경쟁력을 결정한다. 국토를 지키듯이 한글 데이터를 지켜야 한다. 그다음이 바로 반도체 기술의 경쟁력 확보이다. 인공지능이 학습하거나 판단하거나 생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컴퓨터 부품이 바로 엔비디아 GPU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HBM(광대역메모리)이라고 부르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이들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바로 국가의 안보의 핵심이다. 특히 반도체 메모리의 성능이 최종적으로 인공지능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게 된다. 효과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해서는 고성능의 반도체 확보가 관건이 된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반도체 메모리 산업을 반드시 이 땅에 사수(死守)해야 한다. 지정학(地政學)은 지구상에도 있고, 인공지능 컴퓨터와HBM 반도체에도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양면성(兩面性)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류에 도움이 되고 동시에 위협도 된다. 인공지능은 일의 효율은 높지만 편향된 시각과 판단을 필연적으로 갖고 있다. 학습된 데이터에 따라 이에 따라 이념적, 종교적, 사회적 편견을 갖게 된다. 이것이 국가, 또는 사회간 갈등과 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미래에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신해서 전쟁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끼리 전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상대방 디지털 무기 시스템을 파괴하는 일 조차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윤리(倫理)가 인류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한다. 이제 생성 인공지능과 HBM 반도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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