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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9 조선일보 시론]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은 다르다.
 
2015-09-09 13:35:33

[시론]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은 다르다


  •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상임고문·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 2015.09.09 03:00   

中, 국력은 부상하고 있지만 통일 후 접경하면 충돌 소지
패권국 되면 지역 평화 위협, 인권·민주주의 국가 가치 미흡
지정학·국가목표 생각하면 사고의 혼란 있을 수 없어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상임고문·서울대 명예교수

동아시아가 새로운 질서를 향해 요동치고 있다. 물론 우리는 모든 이웃과 잘 지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 일각에 크게 잘못된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즉 중국의 국력이 부상하니 미국보다 중국과 더 가까이 지내는 것이 국익이 아닌가 하는 양자택일적 내지는 사대(事大)적 생각이다.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은 세 가지가 크게 다르다.

첫째, 중국은 우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우리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지금뿐 아니라 통일 이후를 생각해 보라. 우리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며 대치할 것이다. 중국과 잘 지낼 때는 문제가 없겠지만 국가란 언제든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 그때 무엇으로 우리의 독립과 자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것인가? 한반도 역사에 900회 이상의 외침(外侵)이 있었고 대부분이 중국의 침략이었다. 최근 6·25 전쟁 때는 중국 개입으로 민족 통일의 천재일우 기회를 놓쳤고 그들은 아직 반성도 없다.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항상 영토적 이해 충돌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에 대비, 자존과 번영을 지키기 위해 미국과 동맹을 맺은 것이다. 다행히 미국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고 더구나 세계 최강이다. 그래서 우리는 강대국인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면서도 불안해하지 않고 당당함을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한반도는 동아시아에 단일 지역패권국이 없어야 평화와 번영을 누린다. 역사상 동아시아에 단일 패권국이 등장하면 우리는 그 나라의 '변방속국(屬國)'이 되거나 '식민지'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의 국익은 동북아 지역에 패권국의 등장을 막고, 이웃 강국들이 서로 견제 균형하도록 하는 데 있다. 하나가 우뚝 서는 것은 우리에게 큰 부담이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침체를 기뻐만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촌에 우리 말고 이 지역에 패권국의 등장을 반대하는 나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미국이다. 아시아에 지역패권국이 등장하면 그 나라는 반드시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19세기 말에는 러시아의 남하를, 20세기 전반에는 일본의 팽창을, 지금은 중국의 패권화를 견제하고 있다. 이 지역에 압도적 패권국의 등장을 견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행히 우리와 미국은 전략적 이해가 일치한다. 그래서 연대하는 것이다.

셋째, 미국과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국가 가치를 같이하고 있지만 중국과는 아직은 아니다. 미국과는 '가치 관계'이지만 중국과는 '이익 관계'이다. 더구나 역사를 보면 민주주의 국가보다 일당(一黨) 지배의 국가는 국가 분쟁 시 군사적 해결의 길을 쉽게 택한다. 본래 전쟁이란 국민적 이해 충돌보다 통치자들의 손익계산에서 많이 발생한다. 민주주의 다당(多黨)제 하에서는 국민 이해(利害)가 우선하지만 일당 지배 하에서는 통치자의 손익이 국민 이익을 압도한다. 그래서 일당 지배 국가는 안보상 항상 조심해야 한다. 중국도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와는 국가 가치를 달리하는 일당 지배의 사회주의 국가이다.

그러면 주한미군은 언제까지 이 땅에 있어야 하는가? 한반도 통일 이후 이 지역에 유럽연합(EU)과 같은 동아시아공동체를 만들어 사실상 전쟁 가능성이 제로(zero)가 되면 한·미 동맹은 성격이 바뀌거나 필요 없게 될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 미국이 기다려 준다는 보장도 없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생존 조건과 '선진통일(先進統一)'이라는 당면의 국가 목표를 생각할 때 이 사회에 중국이냐 미국이냐 하는 사고의 혼란이 있다는 것은 참 답답한 일이다. 우리의 혼란을 보고 지금 중국은 한·미 동맹을 흔들려고 하며 우리 수준을 시험하고 있고, 미국은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려는가 하고 우리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 '역사의 신(神)'은 이 나라 지도자들과 국민을 어떻게 평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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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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