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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항공산업, 규제보다는 지원 통한 내실을 다질 시점
 
2023-04-14 11:59:42

◆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경제질서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오는 4월로 예정됐던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앞두고 잠시 논란이 일었었다.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기존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변경되면서, 장거리 노선에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할 경우 마일리지 공제 폭이 늘어난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마일리지 정책은 2002년 이후 근 20여 년 동안 물가상승, 신규 항공기 도입, 비즈니스 좌석 크기 확대 등 다양한 개편 요인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변경없이 시행되어 왔다고 한다. 3년 전 비로소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운송약관을 심사하는 공정위 등과 현실에 맞춘 개편에 합의하는 등 조율해 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회를 다시 놓쳤다고 한다. 이처럼 불합리한 요소가 20년 간 누적된 항공사 측에서도 할 말이 많을 법한데, 정부 인사와 여론의 질타로 탁월했던 대한항공의 경영성과마저 빛이 바래는 분위기라 안타깝다.


개편 내용을 보면 예컨대 L.A.와 뉴욕이 같은 미주지역으로 묶여 동일한 마일리지가 공제됐는데, 이를 풀어 거리별로 차등 공제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L.A.보다 3시간이나 더 먼 뉴욕 등 일부 초장거리 노선의 경우 공제 마일리지가 늘어난다. 그렇게 해도 이미 개편이 완료된 외국 항공사들의 공제량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한다. 예컨대 마일리지 공제 기준 8구간에 해당하는 인천~LA 노선의 경우 개편 이후 왕복 항공권 구매에 8만마일이 필요한데, 동일한 8구간인 델타항공의 인천~시애틀은 13만~15만, 유나이티드항공의 인천~샌프란시스코는 13만7천~16만, 에어프랑스의 인천~파리는 14만~30만 마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보너스 항공권 이용 고객의 76%를 차지하는 국제선 중·단거리 노선의 경우 오히려 공제 마일리지가 줄어들게 되어 혜택이 늘어난다고 한다. 실제로 스카이패스 회원 90%가 동남아까지 여행이 가능한 수준인 3만 마일 이하의 마일리지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개편된 정책에 따라 손해 보는 고객보다 이익 보는 고객 수가 훨씬 많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뜻이 좋은 변화라고 해도 고객의 이해가 선행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다행히 대한항공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고객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신중히 검토하는 등 마일리지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기업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제도를 정비하면서, 기업과 고객이 동시에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수단을 강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논란으로 지난 3년간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탁월했던 경영성과마저 빛이 바래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항공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결정적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의 지원은 선진국에 비하면 초라했다. 대한항공은 겨우 적자를 면했지만, 이는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기를 띄우고, 직원 휴업, 항공기 비운항 등 적극적인 비용 감축을 통한 지속가능성 없는 불황형 흑자였다. 이와 같은 흑자는 지속가능성이 없음은 당연한 것이다. 이제 모처럼 항공수요가 정상화될 시점이다. 항공산업의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관련 일단 한 발 물러서서 완전 제로(0)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은 해외시장에서 거대 외국항공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국가 핵심 기간산업이다. 더군다나 3년 넘게 진행되어 온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개편이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이다. 지난 1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한 영국 경쟁 당국의 최종 승인을 획득하여 미국, EU, 일본 등 3개국의 승인만 남겨두게 되었다. 기간산업의 하나인 해운산업의 몰락을 이미 경험한 우리는 일부 부정적인 면을 내세워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항공산업이 내실을 다지고 세계 일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과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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