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1 09:31:42
총선 이후 여야 모두 지도 체제 개편을 둘러싸고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새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다음 달 23일 개최하기로 했다. 후보 등록은 오는 24일과 25일 이틀간이다.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기존의 당원 투표 100%가 아니라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 반영 방식으로 치러진다. 민심 왜곡 방지를 위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나 ‘무당층’만 참여토록 하는 이른바 ‘역선택 방지 조항’을 현행대로 유지했다.
최대 관심사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서 높은 지지들 받고 있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 책임론을 내세우며 한 전 위원장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총선을 망친 주범들이 당권을 노린다고 삼삼오오 모여 저리 난리 친다”며 “참 뻔뻔하고 어이없는 당이 되어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총선 망치고 지방선거 망치면 차기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냐”면서 “그냥 이재명에게 나라 갖다 바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총선 패배로 사퇴한 분이 다시 나올 거면 뭐 하러 사퇴했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민심과 당심 모두 선두인 한동훈 전 위원장의 출마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뉴스1·한국갤럽 조사(6월 14~15일)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들에게 국민의힘 차기 대표 선호도를 물은 결과, 한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59%로 나타나 다른 주자를 크게 앞질렀다. 2위는 원희룡 전 장관(11%), 3위는 나경원 의원(10%)이었다.
당권 주자로 꼽혔던 안철수 의원은 “저는 전당대회보다는 대한민국을 위해 더 시급한 과제에 집중하겠다. 눈앞의 정치 쟁투, 당권 투쟁, 권력의 사유화는 저 안철수의 정치적 소명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외 비윤(非윤석열)계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 여부를 두고 최종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심이나 민심이 국민의힘 새 당 대표에게 바라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누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강경하게 투쟁할 수 있는가? 누가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대등하고 건강한 당·정관계를 수립할 수 있나? 누가 차기 대권에서 보수 재집권의 토대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이런 기준에 가장 잘 부합되는 사람이 결국 차기 당 대표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전당대회를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친윤(영남권) 대 친한(수도권)’ 구도로 몰고 가는 것은 총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국민은 누가 국민의힘 당권을 잡을지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다. 국민의힘이 ‘무능·무기력·무책임’의 ‘3무 행태’에서 벗어나 민생과 현안을 챙기기를 원할 뿐이다. 국민의힘이 진정 민심을 잡으려면 친윤(친윤석열)·비윤·친한·반한 등 계파 정치와 과감히 결별하고 원팀이 돼야 한다.
민주당 중앙위원회가 당 대표 등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25조)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종전까지는 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까지 당직을 내려놓아야 했는데,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사퇴 시한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문을 88조에 끼워 넣었다. 당헌 개정으로 이 대표는 연임을 해도 당무위 의결만 받으면 대선 전 언제든 사퇴가 가능해졌다. 이로써 민주당은 당내 권력의 독식을 막고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만들어 14년 동안 지켜온 당권·대권 분리 원칙은 크게 훼손됐다.
이밖에 민주당 중앙위는 2015년 당시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며 ‘뇌물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자동 정지’하는 당헌 80조 규정도 폐지했다. 이러한 조치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 및 차기 대선 출마에 비단길을 깔아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 된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사당화를 넘어 전제군주를 만들고 있다”며 당 대표 대신 ‘차르’라 쓰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에서 탈당한 인사들이 창당한 새로운 미래는 “민주당이 ‘이재명 1인 수령체제’임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당헌·당규 개정안에 이의 있다”며 “국민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자만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는데, 민주당 지지율도 30%대에 고착돼 있다”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도 경고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당원 중심 정당에는 찬성하지만, 국민정당·원내정당에서 멀어져선 안 된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는 민주당이 국회의장단 후보나 원내대표 선출 때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 이른바 ‘당원권 강화안’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당의 운영과 결정에 당원 참여를 더 많이 보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또한, 당직과 공직 후보 선출에 당원권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까지 당원 투표 제도를 반영하겠다는 잘못된 것이다. 헌법과 국회법이 규정한 국회의원의 양심에 따른 직무 수행(헌법 46조 2항), 소속 정당에 기속되지 않는 양심에 따른 투표(국회법 114조의2) 원칙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정당이 정치적 대표체제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제도화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제도화란 조직과 절차가 가치와 안정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여야 모두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인을 의식해 ‘당의 헌법’인 당헌을 이렇게 손쉽게 그리고 수시로 개정하는 것은 한국 정당의 제도화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정당이 사당화로 갈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단언컨대, 정당이 자제와 균형을 잃은 채 조직과 절차를 수시로 바꾸면서 정당답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무너지게 된다.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기존의 당원 투표 100%가 아니라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 반영 방식으로 치러진다. 민심 왜곡 방지를 위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나 ‘무당층’만 참여토록 하는 이른바 ‘역선택 방지 조항’을 현행대로 유지했다.
최대 관심사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서 높은 지지들 받고 있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 책임론을 내세우며 한 전 위원장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총선을 망친 주범들이 당권을 노린다고 삼삼오오 모여 저리 난리 친다”며 “참 뻔뻔하고 어이없는 당이 되어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총선 망치고 지방선거 망치면 차기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냐”면서 “그냥 이재명에게 나라 갖다 바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총선 패배로 사퇴한 분이 다시 나올 거면 뭐 하러 사퇴했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민심과 당심 모두 선두인 한동훈 전 위원장의 출마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뉴스1·한국갤럽 조사(6월 14~15일)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들에게 국민의힘 차기 대표 선호도를 물은 결과, 한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59%로 나타나 다른 주자를 크게 앞질렀다. 2위는 원희룡 전 장관(11%), 3위는 나경원 의원(10%)이었다.
당권 주자로 꼽혔던 안철수 의원은 “저는 전당대회보다는 대한민국을 위해 더 시급한 과제에 집중하겠다. 눈앞의 정치 쟁투, 당권 투쟁, 권력의 사유화는 저 안철수의 정치적 소명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외 비윤(非윤석열)계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 여부를 두고 최종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심이나 민심이 국민의힘 새 당 대표에게 바라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누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강경하게 투쟁할 수 있는가? 누가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대등하고 건강한 당·정관계를 수립할 수 있나? 누가 차기 대권에서 보수 재집권의 토대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이런 기준에 가장 잘 부합되는 사람이 결국 차기 당 대표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전당대회를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친윤(영남권) 대 친한(수도권)’ 구도로 몰고 가는 것은 총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국민은 누가 국민의힘 당권을 잡을지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다. 국민의힘이 ‘무능·무기력·무책임’의 ‘3무 행태’에서 벗어나 민생과 현안을 챙기기를 원할 뿐이다. 국민의힘이 진정 민심을 잡으려면 친윤(친윤석열)·비윤·친한·반한 등 계파 정치와 과감히 결별하고 원팀이 돼야 한다.
민주당 중앙위원회가 당 대표 등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25조)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종전까지는 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까지 당직을 내려놓아야 했는데,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사퇴 시한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문을 88조에 끼워 넣었다. 당헌 개정으로 이 대표는 연임을 해도 당무위 의결만 받으면 대선 전 언제든 사퇴가 가능해졌다. 이로써 민주당은 당내 권력의 독식을 막고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만들어 14년 동안 지켜온 당권·대권 분리 원칙은 크게 훼손됐다.
이밖에 민주당 중앙위는 2015년 당시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며 ‘뇌물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자동 정지’하는 당헌 80조 규정도 폐지했다. 이러한 조치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 및 차기 대선 출마에 비단길을 깔아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 된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사당화를 넘어 전제군주를 만들고 있다”며 당 대표 대신 ‘차르’라 쓰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에서 탈당한 인사들이 창당한 새로운 미래는 “민주당이 ‘이재명 1인 수령체제’임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당헌·당규 개정안에 이의 있다”며 “국민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자만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는데, 민주당 지지율도 30%대에 고착돼 있다”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도 경고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당원 중심 정당에는 찬성하지만, 국민정당·원내정당에서 멀어져선 안 된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는 민주당이 국회의장단 후보나 원내대표 선출 때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 이른바 ‘당원권 강화안’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당의 운영과 결정에 당원 참여를 더 많이 보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또한, 당직과 공직 후보 선출에 당원권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까지 당원 투표 제도를 반영하겠다는 잘못된 것이다. 헌법과 국회법이 규정한 국회의원의 양심에 따른 직무 수행(헌법 46조 2항), 소속 정당에 기속되지 않는 양심에 따른 투표(국회법 114조의2) 원칙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정당이 정치적 대표체제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제도화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제도화란 조직과 절차가 가치와 안정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여야 모두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인을 의식해 ‘당의 헌법’인 당헌을 이렇게 손쉽게 그리고 수시로 개정하는 것은 한국 정당의 제도화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정당이 사당화로 갈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단언컨대, 정당이 자제와 균형을 잃은 채 조직과 절차를 수시로 바꾸면서 정당답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무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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