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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진보 몰락 시작 ‘변곡점 선거’… 尹정부도 반면교사 삼아야”
 
2022-06-03 14:49:33
■ ‘6·1 지방선거 평가 및 향후 정국전망’ 전문가 좌담

문화일보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가 거의 드러난 2일 오전 김형준 명지대 교수와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를 문화일보로 초청해 좌담을 벌였다. 문화일보 ‘초빙 저널리스트’인 두 사람은 유권자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거버넌스’를 승인하고 야당의 ‘대선 불복’은 응징했다고 평가했다. 좌담 진행은 허민 전임기자가 맡았다. 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가 진보 몰락의 시작을 알리는 ‘변곡점 선거’가 될 것으로 분석했고, 박 대표는 윤 정부의 ‘더 큰 대한민국’ 그리기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윤 정부 역시 국정 성과를 내지 못하면 5년 뒤 더불어민주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향후 정국과 관련, 김 교수가 “민주당이 격렬한 내전은 치르겠지만 분당 등 정계개편이 쉽게 되는 건 아니다”라고 관측한 반면, 박 대표는 “민주당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분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좌담 = 김형준 명지대 교수,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진행 = 허민 전임기자


△허민 전임기자= 6·1 지방선거의 가장 큰 특징적 메시지는 뭘까.

△김형준 교수=진보 몰락의 시작이다. 국민 이념지형이 지난 3·9대선 이후 많이 바뀌었다. 2018년에 진보가 29.2%였는데 올해 대선 때 21.6%로 거의 8%포인트나 추락했다. 보수라 대답한 비율은 24.9%에서 31.4%로 늘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게 드러났다. 집권 5년간 진보의 지향과 가치를 국민이 거부한 것이다. 이는 새로운 가치에 대한 국민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박성민 대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 5년의 평가는 있었던 거고,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불복에 대한 일종의 응징이었다. 이번 선거 과정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점들이 논리적으로 맞는 말도 많이 있었다. 문제는 ‘그게 당신이 할 말은 아니다’라는 게 민심이었던 거다. 앞으로 민주당이 재구성하면서 어떤 비전과 정책을 내세울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 선거였다.

△김 교수=국정안정론이라는 것이 정부견제론보다 높다는 것이 주는 함의는 결국 윤 정부의 새로운 국정 거버넌스를 국민이 인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문 정부의 ‘국가주도’나 포퓰리즘 등을 심판하고 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안보 불안을 해소한 것 등을 평가해줬다고 본다. 국민 마음속의 허니문이 있었다. 민주당이 빠르게 성찰하고 변했어야 했는데,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라는 해괴한 논리로 하다 보니까 국민이 돌아섰다.

△허 전임= 국민이 문 정부로부터 윤 정부로 나아간 ‘거버넌스 시프트’를 인정했다는 말씀인가.

△박 대표= 지난 30년간 보수-진보 논쟁의 2개 축이 있다. 보수는 더 큰 대한민국을 추구하고 진보는 더 따뜻한 한국을 추진했다. 지금은 한국의 위상이 올라 국제적 역할을 확대하겠다 하는 것에 대한 국민의 승인이 있다고 본다. 윤 대통령 취임사에도 나타나 있다. ‘세계 시민 여러분’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젊은이들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간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고, 문 정부의 대북·대중 외교 노선에 대한 문제 제기 속에서 한·미 동맹 강화 등에 지지를 표한 것이다. 국민은 평화가 경제를 지키는 게 아니라 경제가 평화를 지킨다고 생각한다.

△김 교수= 이번 선거는 ‘크리티컬 일렉션’ 즉 ‘중대선거’라는 성격과 함께 ‘변곡점 선거’의 성격을 갖는다.

△허 전임= 중대선거라고 하면 변화가 약 20년씩은 가야 하는데 4년 만에 승패가 뒤집어진 것은 무엇으로 해석해야 하나.

■ 김형준
민주 ‘졌잘싸’ 논리에 회초리
대선 이어 민주 ‘2중 선거탄핵’
이재명, 이겼지만 사실상 패배
명분·책임·미래 다 못 보여줘
김동연, 민주당 논리 벗고 승리
협치 여건은 조성… 尹에 달려


△김 교수= 유권자가 자신의 지지 정당이나 후보자와 충돌한 것이다. 이게 낮은 투표율을 설명해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진보는 자신이 어떤 식의 가치를 추구해도 국민은 따라올 것이라고 하는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었다.

△박 대표=국내 정치문제도 있지만 국제 정치의 영향도 선거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본다. 지금은 30년 전 세계화 국면에 버금가는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하는데 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얘기하고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면서 한·미 동맹 약화, 한·일 관계 악화, 그리고 대중 저자세 등을 취했다. 더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북핵 고도화에서 한국이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했고, 이런 것에 대해 국민이 등을 돌리게 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김 교수= 유권자 개인이 볼 때 정치적 재조정의 전제조건은 결국 정부의 성과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 뉴딜을 통해 대공황을 극복해 20년 민주당 정권을 가져갔다. 문 정부는 2017년 대선 승리로 정치적 재조정 기회가 있었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래서 집권 5년 만에 무너졌다. 이는 윤 대통령에게도 굉장한 함의를 준다. 국민은 윤 정부 역시 성과를 못 내면 2024 총선에서 응징하겠다는 경고를 준 거다.

△박 대표= 지금 말씀이 중요한 포인트다.

△허 전임= ‘0.73%의 저주’가 민주당 몰락을 가져온 것 같다. 대선 불복 심리를 부르고 지방선거를 대선 연장전으로 인식해 올인 했는데 졌다.

△박 대표= 역대 허니문선거는 다 투표율이 낮았다. 허니문선거는 5년 단임 대통령제 아래에서 한 번 일하게 만들어주자는 심리가 통한다.

△김 교수= 대선 때 한 번,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 한 번, 민주당은 이중 ‘선거탄핵’ 당한 거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0.73%포인트 초박빙으로 패했는데도 왜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하락했는가가 포인트인데, 핵심은 20~30대 젊은층 투표율이 엄청 떨어진 것이다. 젊은층이 정치적 효능감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의 명분과 실제의 대충돌인데, 젊은층이 적극 참여를 할 수 없게끔 한 게 투표율을 떨어뜨린 최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 박성민
‘더 큰 대한민국’ 尹의 비전 지지
대선 불복에 대한 일종의 응징
송영길·이재명 출마 최대 패착
이재명, 대선후보 아우라 실종
민주, 2024 총선전 분당 가능성
변화 아닌 ‘강대강 충돌’ 지속


△박 대표= 출구조사를 보면 세대별 지지나 성별 지지 강도는 더 세졌지 약해지지는 않았다. 2030 남녀 격차는 더 커졌다. 결국 투표율이 문제였다. 대선 때는 윤석열과 이재명 모두 비호감 후보였지만, 이번에는 비호감 당선을 막겠다는 동력도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자 중 일부는 이재명에게 승리를 안기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즉 민주당 지지층 중 이재명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지 않겠다는 마음이 작동했다.

△김 교수= 민주당은 유권자와의 정당 일체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볼 때는 투표에 참여한다 해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 정체성으로 투표 동력을 줘야 하는데, 민주당 정체성이 이들을 투표장으로 끌고 갈 동인을 상실하게 했다. 선거에서 패한 이들이 서울시장에 나오고 국회의원 보선에 나오고 한 데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항의 투표’를 한 거라고 본다.

△박 대표=송영길이 서울시장 출마를 안 했어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그런 행태들이 인물론 선거 구도를 덮어버린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재명도 이번에 움직이지 않았다면 민주당이 이 정도까지 참패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김 교수= 정치인은 명분, 책임, 미래가 중요하다. 명분 있게 행동하는 쪽에 유권자는 관심을 갖는다. 이재명의 이번 출마는 명분이 없었다. 책임도 안 진 것이다. 그리고 당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에만 집중했다. 결국 자기가 살지는 몰라도 민주당에는 큰 재앙이었다.

△박 대표= 이재명에게 국회의원직보다 소중한 것은 당 대표다. 이재명이 대선 후보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 자랑스러웠다면서 참았다면 오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 불려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이렇게 움직이는 바람에 당내 논쟁이 세게 붙을 것이다.

△허 전임= 경기지사 선거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 교수= 선거는 인물, 구도, 이슈로 치른다. 이슈는 대립 쟁점이 없었다. 김동연의 승리는 인물경쟁력이 나름 작동한 것이라 본다. 구도, 이슈, 인물 중 인물 요소 부분이 더 발휘됐다고 본다. 입지전적 스토리와 경제 관료로서의 능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박 대표=구도는 프레임이다. 김은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싸움으로 몰고 갔어야 했다. 인물을 보지 말고 민주당의 대선 불복 상황을 정리해달라는 프레임을 걸었어야 했는데 이게 약했다. 김동연이 펼친 인물경쟁으로 가서 김동연의 장점만 부각했다. 김동연의 인물 경쟁력이 힘을 갖지 못하도록 프레임을 걸었어야 했다. 민주당 승리라기보다는 김동연의 승리였고, 김은혜 캠페인의 완전한 실패였다.

△허 전임=그렇다면 이재명은 보궐선거 당선에도 불구하고 패배한 건가.

△박 대표=패배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윤 대통령이나 이재명 후보는 다 비호감 후보였다. 지금 한·미 정상회담 후 윤 대통령에겐 아우라가 생겼다. 이재명도 대선 후보로서의 아우라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사라졌다. 민주당만 어렵게 만들었다.

△허 전임=안철수 보선 승리 평가는.

△김 교수=안철수는 분당에 가서 공동정부 상징성을 다시 부각했다. 예전의 안철수 하고 다른 행보가 가장 큰 의미다. 이번에 여당에 들어와 이 안에서 2027년 대선 행보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안철수의 새 정치가 뭐냐는 것을 펼칠 공간을 만들었다. 새 정부의 인수위원장을 맡아 정리한 미래과제를 입법화하고 그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보여줄 공간을 만든 게 수확이다.

△박 대표= 안철수는 제3의 공간에 있을 때 정치 효용성을 극대화한다. 구보수와 개혁 중도 보수, 그리고 젊은 세대 중심의 신보수 사이에서 세력을 확장해 새 정치를 선보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 교수= 여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전부 당을 떠나 있는 상태다. 홍준표, 오세훈, 원희룡 등이 다 중앙무대에 없다. 다음 대선에서 안철수를 간판으로 해야 할 이유가 생긴다. 의도치 않은 공간이 열린 것이다. 향후 2년간 새 정치적 어젠다를 보여주냐에 따라 ‘그레이트시프트’(대이동) 공간이 열려 나름대로 큰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박 대표= 한국에서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다 죽는다. 이낙연, 김무성이 다 그랬다. 집권당 대표라는 것은 자칫 자기 포텐셜만 갉아먹을 수 있다. 그것을 피하는 길은 윤 대통령과 안철수가 완전한 전략적 동맹을 맺는 것이다. 어쨌든 여당 대표는 다 무덤이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 안철수가 대통령과 수직적이지 않고 수평적인 관계로 출발해 전략적 충돌을 할 수도 있다. 그럼 오히려 힘이 될 부분도 있다. 그래서 국무총리도 안 했다고 본다.

△허 전임= 민주당은 쪼개질까, 일종의 정계개편이 있을까.

△박 대표=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된다면 분당될 가능성이 크다. 분당 되면 정계개편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민주당 내 갈등이 심화해 당 변화와 쇄신 부족으로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발화점이 되지 않을까.

△김 교수= 정계개편이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문 전 대통령의 정신적 귀환도 문제다. 이재명으로 안 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1년 내 경제 등 면에서 성과를 못 내고 비판받으면 자연스레 이재명이 살아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지 못하면 탐욕의 정치를 보여주게 된다. 보수가 분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 분열은 기대하기 어렵다.

△박 대표=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패배 후 비대위해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

△허 전임=지켜봐야겠다. 어차피 그다음에 당권을 쥐는 이는 공천권을 갖는 거니까. 그럼 앞으로 협치는 가능할까.

△박 대표= 글쎄, 충돌 국면에서 협치 가능 국면으로 가고는 있다. 그 분위기는 조성됐는데, 회의적으로 보는 건 민주당의 몰락에 시간이 걸린다는 거다. 민주당 안팎에서 지도부에 교시를 내리는 사람이 많다.

△허 전임= 민주당이 변화와 혁신보다는 관성으로 간다는 말씀인 것 같다.

△김 교수= 협치는 권력을 가진 세력, 즉 대통령과 여당이 해야 한다. 뭔가를 줘야 하니까. 개혁은 야당이 주도해야 한다. 지금은 거꾸로 얘기하고 있다. 민주당도 전략적 변화를 갈 수밖에 없다. 이제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안 되는 것은 확인했다. 그래서 결국 윤 대통령이 야당을 존중해야 한다. 협치 모습을 보이면 야당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대칭게임이다. 자기가 우위를 갖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협치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있다. 야당이 살길은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야당이 의회권력을 갖고 있으니 법제화를 여야가 같이하는 협치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허 전임= 윤 대통령이 줄 자세가 돼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 같다.

△박 대표= 두 분 말씀에 완전히 공감한다. 하지만 그건 정치가 복원된다는 뜻인데, 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렇게 정치가 작동하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여전히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강 대 강’으로 충돌할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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