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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봄, 희망의 날개를 펼치자
 
2023-03-08 10:34:19

Hansun issue & focus 3월호 


<봄, 희망의 날개를 펼치자>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봄은 희망과 활력을 주는 계절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새싹이 돋아나듯이 봄은 우리에게 생명의 소리를 전해준다.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고통 없는 결실이 있으랴. 우울했던 긴 겨울을 이겨낸 것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고통도 어려움도 이제 지나가리라는 희망을 갖고 공동체자유주의 정신이 발휘되는 미래를 향해 날개를 펼치자.


-  나라안의 현실과 밖의 변화

 계절은 봄인데 우리의 현실은 아직 겨울이다. 기쁘고 즐거운 소식보다 우울하고 짜증스런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온다. 이 과정에서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나라 안과 나라 밖에서 보는 변화의 강도가 다르다. 우리가 갈등과 대립으로 침체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세계는 앞으로 달리고 있다. 이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 우선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사회에서 살고 있다. 대화형 언어 모델인 챗(Chat)GPT가 출시되자마자 5일 만에 온라인 서비스 사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1999년 넷플릭스가 100만 명 유저 달성에 3년 6개월이 걸렸던 점을 생각하면 매우 빠른 속도이다. 구글은 챗(Chat)GPT에 대항하기 위해 바드(Bard)라는 인공지능을 전격 공개하면서 경쟁에 나섰다. 우리 기업들도 이에 뒤질세라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어로 특화한 AI 언어 모델을 선보였다. 통신 3사도 투자에 적극적이다. 한발 더 나아가 검색, 메신저 플랫폼, 정보통신기술기업(ICT)과 스타트업이 협력하는 한국 특유의 AI 생태계를 활용하여 비영어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러시아-우크라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기면서 에너지난, 식량난은 물론 군비경쟁까지 유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대만침공설이 계속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지속적인 핵위협과 이란의 핵 개발 등으로 세계정세가 불안정하다. 경제상황도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와 3년여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초래했다. 각국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자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도 이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야 하지만 현실은 매우 어렵다.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실체는 내외적 충격이 중첩되면서 복합적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세계의 지정학과 안보상황의 변화는 우리에게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내부의 단합이 중요하지만 여의치않다. 특히 정치가 그렇다. 


- 정치와 대비되는 외교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할 정치인들은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기보다 오히려 지체시키고 있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내부 갈등에 빠져 있다. 이에 더하여 대통령과 국회의 분권화 현상은 국정운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다수 의석의 제1야당은 국회 운영을 전횡하면서 법의 원리(rule of law)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법만능주의에 빠져서 입법권을 남용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노랑봉투법’이 그렇다. 

 한편 성남시장 재직 시 정경유착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지난 2월 16일 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총장은 ‘지역 토착 비리로 극히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하려면 ‘재적의원의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의 과반수 찬성’의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2월 27일 국회에서 있었던 이재명 체포안 표결 결과는 찬성 139, 반대 138로 찬성이 1표 많았지만 과반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많이 나왔음에도 역부족이었다. 국회의원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국민인가 당대표인가? 정직성과 정당성이 결여된 정치인, 부패한 정치인들에게는 공직자의 덕목인 선공후사, 금욕, 청렴을 기대할 수 없다. 이들에게는 정치의 본분인 애민, 위민, 안민, 부민, 애국은 없고 오로지 정파적 개인적 이익만 있을 뿐이다. 이렇듯 현실의 정치는 나라 발전에 대한 고민보다 당리당략과 사익에 매몰되어 있다. 정치와 정당개혁이 필요한 이유이다. 

 국내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외관계는 자유 가치 기반의 외교를 통해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있고 통상외교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일관계도 복원되고 있으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지금 미·일과 러·중·북의 밀착관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첨단산업 분야가 미·일 기술 동맹과 겹쳐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우리에게 현실적 과제인 북핵대응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가 그동안 한일관계의 갈등요인이었던 강제징용문제에 대해 ‘피해자지원재단이 조성한 자금으로 변제하겠다’는 전향적 자세를 표명한 것은  미래로 나가려는 발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한일관계는 죽창가를 부르는 20세기 눈으로 볼 것이 아니라 미래의 눈으로 현실을 정확히 보고 대립과 갈등 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나가야 한다. 


- 물가안정과 노조개혁

 정치 외교보다 경제는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경제침체는 에너지 가격 폭등, 감염병,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글로벌 복합위기에서 기인한 바 크다. 국내시장의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역시 글로벌 복합위기 영향이다. 난방비 폭탄을 유발한 전기, 가스와 교통 등 공공요금도 내용을 보면 에너지 위기를 유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적지 않다. 물가가 오를수록 서민들의 생활은 고달파진다. 그래서 물가부터 안정시켜야 한다. 경기 침체, 금리 상승, 임금 인상 모두 물가 상승에 기인한다. 은행 대출로 집을 구입한 사람들이 집값 하락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또다시 돈 풀기의 포퓰리즘적 대응을 얘기하지만 지난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 한국경제를 멍들게 하고 정책운용을 어렵게 한 요인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정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돈을 받으면 당장은 좋지만 부메랑이 되어서 다시 국민부담으로 돌아온다. 더구나 지금은 정부부채가 1,000조 원이 넘을 정도로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다. 중요한 것은 돈풀기가 아니라 물가안정과 고용을 유발하는 경제성장으로 괜찮은 일자리를 마련하여 자립을 유도하는 것이다.

 사회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지난한 과제이지만 잘못된 것은 하나씩 고쳐 나가야 한다. 우선 노조에 대한 인식을 고쳐야 한다. 노조는 약자를 위한 조직도 특권조직도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조는 이미 사회주도세력이다. 스스로 준법의식과 회계 투명성 등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건설 현장에서 공사방해를 통한 뒷돈 챙기기와 노동자 자녀 특별 채용 등 불법과 비리행위로 자기 몫 챙기기에 열중이다. 정부가 1,000명 이상 322개 노조에 대해 2월 15일까지 회계자료를 요구했지만 제출한 노조가 적자 다시 기한을 연장했다. 2월 28일까지 136개(42%) 노조가 정부 요구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계는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올바른 자세이다. 기업에게는 회계투명성을 요구하면서 노조 자신은 불투명한 회계를 하고 있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번 사례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노조가 사회에 영향을 미친 가장 큰 부작용은 정직과 신뢰의 사회적 자본을 약화시키고 사회발전을 지체시킨 것이다. 이런 현상은 노조만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 발호하고 있는 불법적인 이권 챙기기 등 사회적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경제는 선진국 수준인데도 선진도상국으로 여겨지는 이유도 투명성 부족과 사회적 부패 등에 기인한 지체된 사회발전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오늘날처럼 풍요한 삶을 살던 시대는 없었다. 그런데도 불안, 불만, 불평이 많다. 왜 그럴까? 안분지족하지 못하는 상대적 평가와 평등의식 그리고 마음의 빈곤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시민 개개인이 자기 긍정, 자기 존중의 마음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 가족, 이웃, 기업, 학교, 사회, 국가 공동체의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연대성까지 와해시키고 있다. 사회안정을 유지해주는 도덕성, 정직성 등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포용과 배려의 연대 의식과 박애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 자살률, 이혼율 등이 세계적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출산율 저하도 근원을 보면 공동체연대의 해체에 연유한다. 우리 모두 공동체자유주의 정신으로 마음의 빈곤을 떨어내고 서로 협력하고 포용하는 사회발전에 나서야 한다.


-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것 

세상에 문제없는 곳은 없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만들 미래는 주어진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펼치느냐에 달려있다. 우선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인 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을 기회의 창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중견국이 아니라 세계 인류에 기여하는 모범국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을 살려서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우리는 위기를 맞을 때마다 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이번 글로벌복합위기도 우리의 잠재된 저력을 발휘해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민간활력을 유발하는 정책을 펴고 민간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를 개혁하고 오늘이 고통스럽더라도 4대 개혁(연금, 노동, 교육, 행정)을 중단없이 해야 한다. 적극적인 과학기술 진흥으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전환과 현재 전개되고 있는 AI 혁명과 제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과학강국을 이루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완화하면서 지속가 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한다. 

봄은 생명, 희망, 환희의 계절이다. 우리의 나라 대한민국도 공동체자유주의 정신이 발현되고 활력이 넘치는 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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