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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글] SNS 발췌 추모글 모음 - 페이스북 (3)
 
2017-02-16 15:05:53

정형기

 

대학 은사 박세일 선생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엊저녁 갑작스런 부음에 놀라고 황망한 마음이 아직도 먹먹합니다.

 

2014년 봄이었나 인사 올린 게 마지막이었지요.

2012'국민생각'으로 총선에 실패하신 후 반포 사무실에 계시던 선생님을 찾아가 선생님은 국민을 생각하셨는데, 국민은 선생님을 생각하지 않았나 봅니다까불던 제자에 껄껄 웃으시던 모습 아직도 선합니다.

 

배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웃과 나라 위해 '실행하는 사람'이 되라하시던 선생님의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세상 번뇌와 육신의 고통 이제 모두 내려놓고 부디 편히 쉬십시오.

고마웠습니다, 선생님.

 

 

조국

 

박세일 교수님(1948-2017) 타계. 장기표, 안경환 등 '소신파'를 많이 배출한 서울법대 66학번이다.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귀국한 후 한국에 법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자리 잡게 한 사람이다. ‘중도적 보수주의정책통으로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을 역임했다.


서울법대 부임하신 첫 해인 1985, 교수님의 법경제학 수업을 들었다. 당시 법해석학 중심의 법대 강의를 탈피하여 법에 대한 사회과학적 접근이 필요함을 알려준 몇 안 되는 강의였다. 내가 대학원생이 되어 교수님이 대학원생 시절 법대 학술지 <피데스>에 로자 룩셈부르크에 대하여 쓴 글을 접하고, 이후 교수님의 사상이 어떻게 변천해나갔나 짐작해본 적이 있다.


짐작하시겠지만, 교수님과 나는 정치적 견해가 달랐다. 그렇지만 통이 크신 분이라 정치적 입장이 다른 후배와 후학들과도 기꺼이 소통하셨다. 교수와 학자의 현실참여는 의무라는 소신을 갖고 계셨다. 가끔 뵙게 되면 요즘 열심히 하드만. 더 열심히 하게는 취지의 덕담을 해주셨다. 정력이 넘치는 분이셨는데, 암을 이기지는 못하셨다.

 

독실한 불교 신자이셨던 선생님, 극락왕생하십시오.

 

 

김호기

 

박세일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선생님을 존경해온 후학의 한 사람으로 삼가 명복을 빈다.

암이라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습니까. 이젠 편히 안식하시길...

 

그동안 박세일 선생님에 관한 글들을 더러 썼다.

아래는 그 가운데 하나다.


박세일 교수는 책을 통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기억에 남아 있는 인상적인 만남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이뤄졌다. 20101월 워크숍이 있어 스탠포드대학에 갔을 때 연구차 머물고 계시던 박 교수를 만났다. 스탠포드대학 신기욱 교수와 함께 우리는 일번지라는 평범한 한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하면서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창조적 세계화론>이 발표되기 직전인지라 이날 박 교수의 이야기는 선진화, 세계화, 그리고 통일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이런 과제들을 달성하기 위한 주체 세력에 대해 박 교수는 중도보수와 중도진보 간 일종의 연합 세력의 구축을 강조하시기도 했다. 우리사회 보수 대 진보의 쟁투적상황을 고려할 때 동의하긴 어려운 주장이었지만, 우리 미래에 대한 박 교수의 고민과 충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지난달 내가 강의하는 교양과목 진보와 보수에 특강을 하러 오셨을 때였다. 박 교수는 선진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열정적으로 강의하신 다음 학생들과 활기찬 토론을 벌이셨다. 객석에 앉아 강의를 들으며 문득 떠오른 생각은 교단에 서신 박 교수의 모습을 처음 봤다는 것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한나라당 정책위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에 앞서 박 교수는 천성적으로 교수이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이 날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강연이 시작되기 전 과학관 앞 벤치에 앉아 박 교수와 나눈 이야기였다. ‘공동체 자유주의론에 이율곡 선생의 대동사회론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자 박 교수는 대동사회론의 기원인 예기를 언급하면서 민생과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시기도 했다. 올해 초 나는 공동체 자유주의에 맞서는 연대적 개인주의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공동체 자유주의는 분명 한국 보수의 철학적 고민을 담고 있고 또 그 수준을 일대 업그레이드한 말이다.


평소 나는 우리 사회과학자들 가운데 박 교수가 가장 문제적 인물이라고 생각해 왔다. 박 교수의 선진화 담론은 2000년대 중반 위기에 빠진 보수 세력을 구출했다. 이명박 정부의 선진일류국가론도 선진화 담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며, 이점에서 박교수는 프랑스 문학사회학자 루시앙 골드만이 말한 바 있는 한국 보수 세력의 숨은 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몇몇 가까운 친구들은 내가 박 교수를 너무 높이 평가한다고 더러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박 교수는 아카데미즘(academism)과 정책연구(policy studies)를 본격적으로 결합시킨 우리 사회 최고의 아카폴리(Acapoli)’ 사회과학자다. 박 교수가 이 말을 들으시면 다소 섭섭해 하실지 모르겠지만, 젊은 진보적 사회과학자들은 박 교수와 대결하고 또 넘어서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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