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4월8일(목) 문화일보 06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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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커진 한반도… “北급변 대비 한·미·일·중·러 협력을” 
 

한·미 전문가 ‘천안함 침몰’ 이후 첫 세미나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 후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계획 잠정 유보 및 전군 경계 태세 강화 등 ‘저강도 대응조치’에 나서며 한반도 정세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 한반도선진화재단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공동주최한 세미나 ‘통일과 통일후:동북아시대 한반도’에 참석한 한·미 양국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등으로 인해 북한 내부의 혼란이 커지는 상황이 북한급변사태 등으로 나갈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빅터 차(외교학)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날 오전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발표요지에서 현재의 국면을 “한반도의 통합에 대한 장기적 플랜을 갖고 접근해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정의한 뒤 “한반도 급변사태의 안보적 딜레마가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중국의 전략적 계산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보좌관을 역임한 차 교수는 “일반적으로 미국은 한국분단을 선호하며, 그것이 주한미군 지속주둔의 합리적 근거가 될 것이라는 통념이 있으나 그것을 잘못된 것”이라면서 “미국은 한반도가 자유롭고 평화로운 체제로 통일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것이 동북아에 있어 미국의 국익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열(북한학) 고려대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현재 북한에서 진행 중인 권력승계과정이 급변상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근본적 상황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아주 높다”고 진단했다. 뇌 관련 질환으로 와병상태인 김 위원장이 생존하든 사망하든 간에 권력승계과정은 북한내부적으로 권력대치상황을 낳을 수밖에 없고 이것은 정치적 불안정상태로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특히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를 안전하게 통제하기 위해선 미국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하고 북한의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선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한(국제정치) 고려대 교수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주변국의 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반도 통일전략은 한·미·일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이 한반도 미래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방외교를 주력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