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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의혹사건에 가려진 비전과 정책경쟁
 
2021-10-01 10: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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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issue & focus 10월호 


<의혹사건에 가려진 비전과 정책경쟁>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정치시즌이다. 내년 39일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지층을 제외하면 여야 정당의 대선후보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낮다. 선거판을 흔들고 있는 의혹사건 때문이다. 그렇다고 의혹사건을 압도할 수 있는 국정철학이나 국민 공감을 유발하는 공약을 내놓은 것도 없다. 간혹 발표하는 공약도 국정철학이 담기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 적지 않고 그나마 괜찮은 공약은 의혹 사건에 묻히고 있다.

 

- 고발사주 의혹과 화천대유 의혹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의혹사건과 흑색선전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는 고발사주 의혹화천대유 관련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이 선거 국면을 흔들고 있다. 전자는 의혹만 무성하고 후자는 계획 및 설계과정에서의 특혜여부, 지분 1%화천대유와 지분 6%천하동인이 챙긴 수익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천대유 관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은 2015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 업체와 공동으로 특수 목적 법인 성남의뜰을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문제는 설계에서부터 사업자 공모, 우선협상 대상자선정까지의 속전속결 처리과정, 아파트 시공업체 선정, 우선주·보통주의 주주구성, 의결권 행사, 배당금 배분에 이르기까지 단계마다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설계과정과 그 동기는 차후에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실행된 부분만 보더라도 먼저 민간사업자 공모기간과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절차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도시개발법에 의하면 사업자공모기간은 90일 이상(시행령 6)인데 이번 개발 사업은 41(2015213~326)에 그쳤다. 그리고 공모마감 하루 뒤인 327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했다. 도시개발 사업은 서류검토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그리고 응모한 사업자들의 프레젠테이션과 심사위원들의 평가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루 사이에 할 수 있었을까? 아파트 시공업체 선정도 의문이다. 사업자 선정 당시의 계획서에는 아파트 선호도 10위 내의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는 그보다 순위가 낮은 업체가 선정됐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배당금이다. 지분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최근 3년 동안 1,830억 원을 배당받았지만 공모 일주일 전에 설립된 신생기업인 화천대유가 지분 1%5,000만 원 투자로 3년간 배당금 577억 원을, SK증권에 신탁 형태로 참여한 투자자 천하동인(1~7)이 지분 6%에 배당금 3,460억 원을 받았다. 지분율 50%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당률과 배당금 차이가 너무 크다. 분양수익도 2,352억 원이다. 낮은 가격으로 토지를 수용한 반면 아파트 분양가액은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원래 도시 개발사업에서의 3대 난제는 토지매입, 인허가, 분양이다. 그런데 토지매입은 수용으로 해결했고 인허가는 성남시이기 때문에 간접 당사자이고 분양은 입지가 좋아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소위 땅 짚고 헤엄치기의 무위험·고수익(No risk, High return) 구조이다. 여러 정황들이 설계부터 특혜 의혹을 갖게 한다.

 

유력인사들이 연루된 점도 그렇다. 이 사람들 중에는 여권 유력 대선 주자, 전직 대법관?검찰총장?검사장, 전직 대통령을 수사한 특별검사, 전직 대통령 비선 실세를 변호했던 변호사, 여기에 법조인 출신 야당 의원, 전직 기자들, 대기업 총수의 여동생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회사의 보호막 역할을 한 법조카르텔이 눈길을 끈다. 또한 아빠찬스를 이용해서 취업하고 50억 원 퇴직금을 받은 아들, 아파트를 시세보다 싼 값에 산 특별검사의 딸도 있다. 한 마디로 부패의 종합판이고 난장판이다. 곧 있을 국정조사가 시작되면 또 누가 등장하고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모른다. 야당은 사업 전반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 의원과 전직 의원까지 연루된 점을 고려하면 여당도 특검을 회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한편 고발사주 의혹은 사실 여부가 확인 되지 않은 채 소문만 무성하고 고발당사자의 오락가락하는 발언이 더 헷갈리게 한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장 개입의혹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92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를 통해 폭로됐다. 이를 폭로한 조성은(올마이티미디어 대표)은 공익신고를 공익신고기관인 국가권익위원회 신고하지 않고 먼저 대검에 한 후에 며칠 지나서 국가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처음에는 제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다가 며칠 후에 스스로 제보자임을 밝히고 언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고발사주의혹의 주된 내용은 지난해 총선 직전 손준성 검사가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을 써서 당시 미래통합당 김웅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첫 보도 후 8일 만에, 시민단체 고발 4일 만인 910일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인권보호관)과 김웅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또 국민의힘 대선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등 4개 혐의로 입건했다. 여타 사건과 달리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 한편 제보자 조성은 씨가 뉴스버스 보도에 앞서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국정원장 개입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보도시점에 대해서 9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 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거든요라며 그냥 이진동 기자가 치자이런 식으로 결정을 했던 날짜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고라고 엉겁결에 실토하기도 했다.

 

양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고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이 두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 두 사건이 사회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현재 고발사주 의혹은 여당의 총공세와 함께 공수처와 검찰 등 권력기관이 경쟁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있다. 반면 화천대유관련 대장동 개발 사업은 수사가 지지부진하다가 언론들이 고발사주 의혹과 형평성을 들고 비판하자 검찰이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핵심 관련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휴대폰을 창밖으로 던졌다는데 찾지 못했다고 한다. 압수수색과정이 어설프다. 문제는 압수수색을 해도 선거 국면에서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 대선까지 끌고 갈 것이다. 대선 후에 사실관계가 밝혀지더라도 그 때는 이미 선거가 끝난 상황이다. 그래도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선거가 깨끗해지고 부패가 사라질 수 있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대선후보 경선

국민들은 하루하루 살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자영업자들과 취업을 앞둔 청년들의 한숨 소리가 길어진다. 목숨을 버리는 자영업자가 한두 명이 아니다.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귀중한 생명까지 버렸을까? 국민들의 삶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치인들은 자영업자 대책을 포함한 민생대책보다는 정권잡기에 여념이 없다. 유권자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가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함을 알면서도 대선후보들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 대선경선후보 과정에서 나타난 의혹사건은 그나마 관심을 갖고 있던 유권자들마저 실망시켰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좋은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데 덜 나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다 보니 대선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거나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선거 정국에서 국민들의 낮은 관심이나 포기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중의 하나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주변에서 맴돌던 아웃사이더들의 등장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치 시즌이 되면 선거 캠프에 얼굴을 드러낸다. 자기 능력을 과장하면서 정치권으로 들어가고 공약개발에도 참여한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논공행상에 따라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거나 정부나 공공기관의 자리를 얻는다. 그렇지도 못하면 이권사업에 관여한다. 정치와 권력과 유착의혹을 받고 있는 대장동 개발사업도 그런 사례의 하나일 것이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모든 분야에는 전문 영역이 있다. 정치 역시 고도의 정치적 훈련과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하는 분야이다. 정치에 대해서는 누구나 비판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시대는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권장하지만 고발사주의혹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출세지향의 정치참여는 자칫 일탈을 부르기도 한다. 정치를 하려면 한탕주의로 출세를 꿈꾸어서는 안 된다. 먼저 정직성 등 정치인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와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자기 수양을 하고 애민정신을 길러야 한다. 비전과 정책에 대한 지식과 감각, 사람을 보는 눈과 경청의 자세 등 정치인 자질을 키워야 한다. 역경을 극복한 경험이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정치인의 길은 열려있다. 청년은 물론 누구도 정치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정치에서 신인등용은 중요하다. 세대교체와 함께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막연한 출세지향이나 한탕주의가 아니라 수양과 애민정신 등의 덕목과 선배 정치인들의 경험과 경륜의 지혜를 배우려는 자세이다.

 

-2022 대선의 중요성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질수록 결과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당선된 대통령은 국민이 권력을 위임했다고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국민을 통제한다. 그래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바이다. 뽑아놓고 후회한 들 소용없다. 그래서 투표를 잘 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거나 위선적인 정치인을 뽑아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은 각 당의 대선후보에 대해서 옳지 않은 일을 하고도 옳은 것이라고 억지 주장하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였는지를 경선국면부터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본선에 가서도 다시 살펴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 나아가 반복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위선적인 행태와 부패를 막으려면 국민이 나서서 무너진 직업윤리와 사회윤리를 바르게 세워야 한다. 또한 사회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되살리는 도덕재무장 운동을 펼쳐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해나가야 한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다. 모든 분야에서 변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산업구조와 경제 질서는 물론 생활패턴까지 바뀌는 제4차산업혁명과 AI혁명을 겪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대립·갈등의 첨예화와 함께 세계질서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19로 유발된 감염병 확산,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이다. 국내적으로도 남북문제와 통일과업, 파편화된 사회의 대응, 사회정의와 공정에 대한 욕구, 인구감소, 저출산 고령화, 복지포퓰리즘의 난제들이 쌓여 있다. 이 복합적 문제를 발전의 동인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2022 대선은 권모술수와 흑색선전에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문명 대전환의 시점에서 나라의 명운을 짊어질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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