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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북한의 핵 도발과 한국의 전략] 통권282호
 
2024-01-31 10: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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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통권282호 

손용우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북한학 박사)

 

1. 서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전 등 오늘날 세계는 전쟁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 안보질서의 불확실성과 적대적 무정부성이 고조되고 있다. 종교와 문명, 영토 분쟁도 포함되지만 큰 틀에서 자유주의 대() 전체주의,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간의 전쟁이다. 20세기의 대()전쟁을 지배했던 이념적, 정치적 대결이 지금도 지속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정권이 존재하는 동북아는 다음 전장의 유력 후보지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이라는 서슬 퍼런 독재정권이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확산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의 대만전과 북한의 한국전이 임박한 시나리오로 등장하고 있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특성상 각각의 전쟁은 국지전에 그치지 않고 100년 주기마다 발생하는 대전(大戰)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크다.

 

2. 북한의 역대급 도발과 한반도의 전운


2024 갑진(甲辰)년 욱일승천의 기상과 변화무쌍한 청룡의 해를 맞이하여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험난한 기로에 서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 중국의 대만 무력 위협, 북한의 끊임없는 핵 도발 등으로 동북아의 안보딜레마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수위가 역대급이다. 지난해 핵무기의 운반수단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SLBM(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시도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 SLCM(잠수함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는 정밀타격이 가능한 전술핵 전략에 북한이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핵무기 체계는 바야흐로 완성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북한의 국내 상황도 역대급 최악이다.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부족 그리고 내부 통제의 강화 등으로 사회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민심은 이반되고 있다. 다만 북한 주민이 반()정부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독재자가 전쟁을 일으키는 유혹 중 하나는 최악의 국내 정치적 상황에 직면하면서 공격 대상이 자신보다 열세에 있을 경우이다. 핵무장의 자신감을 더한 독재자 김정은의 전쟁 유인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듯해 보인다.

 

3. 북한의 핵무장 제1목표는 대남 무력 적화통일


북한의 핵무장 목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김씨 왕조 정권의 생존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최고의 국가안보 전략이다. 3대 세습의 지속성과 안정성으로 이 목표는 일단 달성된 듯 보인다. 현재는 김주애를 앞세워 4대 세습을 시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왕조 체제가 제1의 타도 대상이 되는 사회주의 통치 이념과는 정반대가 바로 북한이며 김씨 정권은 이를 위해 핵무장을 추구해 왔다.

 

둘째, 북한 핵무장의 대외적 목표는 대남 무력 적화통일이다. 북한의 공격 대상은 동맹관계인 한국과 미국이라는 동시성을 갖는다. 6.25전쟁 이후 북한의 군사력은 한동안 대남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이후 박정희 정부의 군 현대화 사업에 힘입어 북한은 점차 군사력 우위를 잃었다. 한미전력과 비교하면 북한의 군사력은 열세였다. 따라서 1980~1990년대 북한의 전쟁 목표는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는지 김일성은 6.25전쟁 직후 일찌감치 소련의 지원을 약속받고 핵무장 대장정에 착수했다. 김씨 왕조의 3대 핵정치는 70여 년의 불굴의 의지와 끈기로 오늘날 결국 핵무장을 완성했다. 영변 핵개발 프로젝트를 성공한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으로 한미전력과의 군사력 균형마저 깨지게 됐다. 그래서 핵무기를 절대무기(absolute weapon)라고 한다. 범접할 수 없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의 핵무장 과정은 크게 4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1단계는 2006년 최초의 원자탄 핵실험이다. 첫 번째 핵실험이 N 번째 핵보유국의 탄생을 의미한다는 핵 이론가 메이어(Stephen M. Meyer)에 따르면 북한은 비공식 9번째 핵보유국이 된 시점이다. 2단계는 2013년 우라늄 기반인 3차 원자탄 핵실험이다. 이것은 북한의 주력 핵탄이 인공위성으로 추적 가능한 플루토늄에서 지하 시설에서 은밀한 제조가 가능한 우라늄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이를 기반으로 북한은 최소 50에서 최대 100여 기까지 괄목할만한 핵무기고의 양적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3단계는 2017년 핵실험의 마지막 단계로 평가받고 있는 수소탄인 6차 핵실험이다. 전략핵무기인 수소탄 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이 같은 자신감으로 당시 김정은은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도 수소탄 실험을 하지 못했다. 4단계는 현시점으로 김정은의 핵정치가 선대를 압도한다는 사실이다.

 

김정은은 핵무력 강화는 물론 핵 선제공격까지 헌법에 공식화했다. 전례 없는 북한식 핵독트린이다. 김정은은 핵무력을 통한 대남 무력 적화통일의 방법과 목표도 새롭게 2022 핵무력정책법으로 제도화했다. 오늘날 김정은은 선대의 거짓과 기만과는 다르게 전쟁과 공격을 위한 핵무장임을 숨기지도 않는다. 그만큼 북한의 핵무기 체계가 고도화됐고 양적으로 확대됐다는 방증이다. 최근 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 전력의 다각화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외부의 제1공격력(first strike)에도 살아남아서 제2공격력(second strike)을 확보한다는 생존가능 핵전력을 어느 정도 완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김정은의 자신감이 오판을 낳고 전쟁을 결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4.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자유주의 남방 핵 전선을 구축해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과 수단은 공염불이다. 향후 북한은 핵무력의 자신감으로 미국과의 양자 핵군축 협상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핵무장 시간과 명분, 핵보유국 지위을 얻기 위한 기만전술에 불과하다. 역사적으로 자체 핵보유국이 강압이나 협상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전례가 없다. 과연 북핵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2023년 한미 정상회의에서 진전된 북핵 대응책이 논의됐다. 확장억제(핵우산) 공약강화, 한미 연합군사훈련 강화, 한미 핵정보 공유 등 북핵 억지 방안이 논의되었고 일부 연합작전은 실천 중이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에서 북한의 핵무장 억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좀 더 진전된 단계인 NATO식 핵공유와 전술핵무기 재배치가 있지만 전시 핵 통제권과 사용권은 미국의 안보 우선 논리가 작동하는 워싱턴에 있다. 따라서 이 역시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억지 신뢰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핵확산의 역사는 적대국의 핵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핵전쟁 시 상호 파멸을 확증한다는 상호확증파괴(MAD)에 기반한 공포의 균형임을 증명하고 있다. 국제정치에서 일국의 안전보장은 스스로 구하는 것이지 타국이 제공해 줄 수 없다는 것은 진리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장에 대응하는 한국의 궁극적 선택은 자체 핵무장뿐이다. 타국의 핵무기로 자국의 핵억지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타국의 선의와 자비에 의지하는 결과만 가져온다.

 

전체주의 북중러 북방세력은 모두 핵보유국이다. 자유주의 한미일 남방세력은 미국만이 핵보유국이다. 양 진영의 핵 균형은 비정상적이다. 핵 이론가인 세이건(Scott D. Segan)은 비민주적 정권이 핵확산을 추진하면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전쟁 억지를 위한 동북아 평화의 핵 균형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의 핵무장은 물론이고 나아가 일본의 핵무장도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제정치의 대부인 왈츠(Kenneth N. Waltz)는 핵확산이 국제체제의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즉 핵핵산이 세력균형의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저비스(Robert Jervis)도 억지효과를 갖는 핵무기를 방어적 태세로 구축하면 안보딜레마가 완화된다고 보았다. 요컨대 전체주의 북방의 핵 전선에 대응하는 자유주의 남방의 핵 전선을 구축해서 핵 균형의 정상화를 만드는 것이 동북아의 세력균형과 평화를 지키는 과제임을 고려할 때이다.

 

5. 대북정책은 북한의 변화와 혁명에 초점을 맞춰야


앞으로 한국의 대북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한 대북정책은 비핵화도 달성하지 못했고 북한의 변화도 견인하지 못했다. 대북정책의 목표는 북한의 대()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김정은 정권의 교체(regime change)가 첫 번째 과제이다. 북한의 세습 왕조체제를 타파하고 사회주의 집단지도체제(socialist collective leadership system)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의 개혁개방과 비핵화 그리고 산업화라는 북한의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대북정책의 둘째 목표는 북한 주민의 자유화와 민주화라는 집단지성을 자극해서 밑으로부터 혁명의 씨앗을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북한의 변화와 자유 통일을 달성하는 주체는 김씨 왕조와 당국이 아니라 북한 주민임을 명심해야 한다.

체코, 루마니아 등 과거 동유럽 사례와 같이 독재 정부의 체제 전환의 성공 조건은 시민사회가 만들어지고, 혁명의 신념을 구체화하고, 정보 확산 능력을 갖추고, 혁명의 지도자가 등장할 경우이다. 이것이 대북정책의 중장기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북한은 수령절대주의라는 전근대를 탈피하고 자유, 평등, 민주, 민권이라는 근대적 국민국가를 달성할 수 있다.

 

6. 결론


고대 로마의 군사 전략가인 베게티우스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고 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도 불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양의 손자(孫子)는 전쟁의 승패에 국가의 존망이 달려있음을 언급했다. 따라서 적의 객관적 전력을 파악하고 나의 전력을 파악하여 내가 적보다 우세할 때, 전쟁하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白戰不殆)이다. 또한 손자는 가장 위대한 승리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북한의 핵전쟁을 막기 위한 필연적 준비단계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안보 질서에 기여하는 것이다. 한국의 핵전력이 북한과 공포의 균형을 이루면 전쟁을 억지할 수 있고 핵 우위에 있을 경우 우리는 싸우지 않고 북한을 이길 수 있다.

최근 북한의 괄목할만한 핵무기 체계의 고도화 이면에는 러시아의 은밀한 기술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푸틴의 심기가 전장의 확대 유혹에 빠져 북한의 남침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미국의 조야에서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임박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6.25전쟁 74주년을 맞는 해이다. 올해는 김정은의 핵무력 자신감으로 한반도 전운이 감도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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