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6일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까지 접근하여 수도권 하늘을 최소 3시간 이상 누비고 다녔다. 우리 군은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 미상항적을 처음 포착하여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한 후 격추를 위해 항적 추적 및 공군 공격기, 공격헬기 등을 출동시켰다. 하지만 공군의 KA-1 공격기가 긴급출격중 추락하였고, 지상의 방공무기는 단 한발의 사격도 실시하지 못하는 등 적시적절한 전술조치를 하지 못했다.
1. 북한 무인기 대처 실패
이러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하여 군 당국은 “적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하였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추적하였으나, 국민 안전을 고려하여 적시에 효율적으로 격추사격을 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필수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겠다.”고 발표했다.
즉, 정전상태인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여 평시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여 건설하고 있는 군사력을 사용함에 있어 훈련이 아닌 실제 작전상황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민간피해발생여부를 우선 고려하였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국민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군(軍)조차도 그동안 진행 되어온 평화무드에 편승하여 정전상태임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또는 세월호, 이태원 등 최근의 대형사고 발생시 일어났던 국민적 비판을 바라보면서 군(軍)까지도 작전활동에 따른 인명 피해 발생에 따른 비난을 의식하여 적에 대한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우선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매우 걱정스럽다.
국가가 평시에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전쟁을 먼저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부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전쟁이냐, 평화냐의 이분법적 선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군(軍)은 사회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던지 오로지 지금 이순간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싸울 것인지만 고민하고, 싸우는 방법에 따라 부단히 훈련하고 숙달하여, 유사시 훈련한 방법으로 싸워서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평화를 뒷받침하여야 한다.
2.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
‘방공작전’ 이란 공중공간에서 활동하는 유?무인 항공기와 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수행하는 탐지,식별,경보발령,격추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작전활동을 말하며 발령된 무기 통제 상태(Weapons Control Status)에 따라 교전한다.
이러한 방공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국가방공체계는 시간과의 싸움에서부터 승기를 잡아야 한다. 적의 항공기 및 미사일 도발시 중앙집권적 통제·분권적 운용을 위하여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융합하여 육?해?공군과 민방위체계에 조기경보를 전파하고 주한미군 자산을 포함하여 방공작전에 필요한 모든 가용요소를 조건반사적으로 동시에 통합 운용할 수 있도록 지휘 통일의 원칙이 선행되어야 순간승리를 달성 할수 있다.
현 국가방공체계를 진단해 보면 방공임무 전투기를 제외한 모든 방공포병무기를 작전통제 하였던 육군방공포병사령부를1991년 육군에서 공군으로 전군(傳軍)시킴으로써 육·해·공군의 방공포병 전력운용에 필수적인 기본교리 및 작전예규 등의 기초를 제공하였던 합동 방공기능사령부가 없어졌다.
이결과국가 방공 체계에 대한 우선순위 설정, 동일 임무 수행중인 타 전력과의 중복성, 작전운용의 효율성 등에 대한 종합검토 없이 육·해·공군 모두가 자군 위주의 상이한 운용교리와 전술예규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각군별로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예산낭비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3차원의 공중공간을 2차원의 평면개념을 적용하여 지역방공과 국지방공으로 나누어각군별로 편성(육군은 군단별 편성), 운용함에 따라 국가방공차원의 조기경보가 원활하지 못하다. 또한 동일지역 내에 배치된(특히 수도권지역) 육·해·공군 방공포병무기의 통합운용이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무인기의 위력을 실감한 북한이 노후된 공군력 열세를 보강하면서 비대칭 전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반면,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비 계획은 공격용과 정찰용에 대한 작전절차, 교전방법 등 방공작전 지침을 세분화하여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