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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안티페미니스트 이준석의 공허한 외침] 통권235호
 
2022-08-17 14: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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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통권235호 

손숙미 한반도선진화재단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


최근 국민의힘은 많은 내홍을 겪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이준석 전 당 대표가 자리 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을 당의 비상상황으로 판단하였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발시킴에 따라 당 대표가 자동 해임되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반발하여 법원에 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든 기각이 되든, 당의 갈등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태 출발점은 한 유튜버에 의해 폭로된 이 전 대표의 20대 시절 성 상납 의혹이었으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 대선 기간 벌어졌던 증거인멸교사 사건이었다. 대표적인 안티 페미니스트로 2030 세대 남성의 각광을 받던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다. 남성은 성범죄의 잠재적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비난했던 그의 외침이 공허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1. 안티 페미니즘의 대표 이준석의 탄생


안티페미니즘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사상이나 사회운동이다. 한국사회에 소위 안티페미니즘이라고 거론될 만한 사회운동이 일어난 것은 약 5년 전으로 생각된다. 그전에는 일부 극우에 가까운 특정 커뮤니티에서 여성비하 발언이 나오기도 했지만, 소수의 의견으로 치부되어 사회운동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가부장적인 성격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남성이 페미니즘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을 드러내는 것조차, 위신이 서지 않고 체면에도 손상이 가는 일로 간주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 본격적인 안티 페미니즘이 나타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2016년 이후로 형성된 급진적 페미니즘(radical feminism)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2018년의 홍대 남성 누드모델 사건, 이수역 폭행 사건 등과 미투 운동을 거치면서 급진적 페미니즘이 나타났다. 급진적 페미니즘의 대표 격인 메갈리아가 여성 우월주의와 더불어 한국남성을 향한 극단적인 혐오를 쏟아내자, 이에 맞서는 안티페미니즘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안티페미니스트들은 극단적인 여혐 사이트를 만들어 대항했으며, 여성을 향한 혐오와 조롱을 쏟아냈다. 특히 GS25 사건은 안티페미니즘의 주축이었던 이대남이 페미니즘에 조직적으로 항의하고 불매운동까지 벌임으로써, 안티페미니즘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전 대표는 안티페미니즘의 대표 주자 격으로 각종 매스컴에서 활동하면서 2030 남성의 인기를 얻었다. 여성 할당제와 여성 가산점제 등에 대해 페미니스트들과 벌인 각종 토론에서 여성우대 제도의 불공정함과 부당함을 주장하였다.

그는 특히 고위직 여성 할당제에 대해 여성 장관의 무능함을 지적했고(과거에 남성 장관 중에서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 부지기수였음에도 거기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여성 임원이 많은 대표적인 회사인 은행의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무수한 요인에 의해 결과적으로 폭락한 주가를 여성 임원 숫자와 결부시킨 비논리적인 발언이었지만, 상대 패널은 이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소위 페미니스트의 대표 격으로 나온 패널들은 토론회에서, 여성은 약자이기 때문에, 인구의 50%가 여성이기 때문에, WEF(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한국의 성별격차지수가 최하위권이기 때문에 같은 단순한 팩트밖에 제시하지 못했다. 여성 패널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여성우대 제도들에 대해 이 전 대표의 공격을 받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해 마치 화면이 정지된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실망감을 자아냈다.

 

논리적 근거나 데이터로 무장하지 않은 허술한 패널을 대상으로, 이 전 대표가 쏘아대는 공격적인 말투와 얼핏 들으면 명쾌해 보이는 논리에 페미니스트들은 수세에 몰렸다.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낀 2030 남성은 마치 영웅이 나타난 것처럼 이 전 대표를 환호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2. 정치적으로 활용된 안티페미니즘


페미니즘을 꾸준히 비판함으로써 2030 팬덤이 생긴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자, 젠더 갈등은 선거정책으로 활용되었다. 안티페미니즘은 2030 남성들을 향한 득표 전략으로 사용되었고, 그 결과가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의 공약이었다.

 

여성가족부는 그동안 여성이슈에 잘 대처하지 못했고, 진영의 이익단체로 변질되어 젠더 갈등을 오히려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여성의 권익향상과 차별 해소, 성폭력 문제에 중점을 두다 보니, 남성에 대해 역차별을 가하고 남성을 성범죄의 잠재적 가해자로 몬다는 불만이 젊은 남성 사이에 팽배했다. 그들은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공약에 환호했고 당시 국민의힘과 대선주자는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이대남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군 징집문제에 대해서도 병사 월급 2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으로 그들을 달랬다. 팍팍해진 일자리 시장에서 군 복무로 인해 여성보다 취업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이대남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약속한 것이다.

 


3. 권력투쟁으로 몰고 간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


대선 기간 터져 나온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은 30대의 젊은 정치인에게 기대했던 신선함과 개혁성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닳고 닳은 노회한 정치인 같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사건이 폭로되자 그는 성 상납에 대해 받았다, 혹은 안 받았다라고 하는 단순한 대답보다는 나는 그 일로 수사받은 적이 없다고 에둘러 말했다. 그리곤 성 상납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측근을 보내 7억 각서까지 써 준 사실이 알려졌다. 영민한 그는 통화내용이 녹취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사람을 보내겠다는 전화를 해서 증거를 남겼을까?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성 상납 사건에 대해 굳이 무리하게 증거인멸을 시도할 이유가 있었을까? 다소 의문스러운 구석은 있지만, 그는 증거인멸교사 건으로 당 윤리위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전 대표를 보는 시각은 극과 극으로 갈라진다. 혹자는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 비록 시발점은 되었지만, 결국 당내 권력투쟁에 의해 그가 해임당했다고 생각하며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가 보수를 혐오했던 청년 중 남성 청년이라도 끌어 들여오고, 호남지역 유세 등 서진 정책을 통해 여타 선거보다 대선에서 많은 지지를 얻었다는 것이다. AI 윤석열과 쇼츠 영상을 이용한 디지털 선거운동을 통해 대선 승리에 기여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선거기간 동안 대선후보와 윤핵관들과 각을 세우고 두 번이나 뛰쳐나갔던 것도, 0선이고 30대인 그가 자신의 선거정책과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택할 수밖에 없었던 자폭에 가까운 행동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고 차기 공천에서 불안을 느낀 윤핵관들이 대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를 토사구팽 식으로 축출했다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전 대표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살며, 그에게 우호적인 언론을 자주 접하고, 그의 젊음과 정책의 참신함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으로 보인다.

 

반면 이 전 대표와 선거운동을 같이 했던 주변 사람들은, 이 전 대표가 자기주장만 옳다는 식으로 행동하며, 의견이 다른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공격한다고 한다. 예의와 싸가지가 없으며 거만하기까지 해서 같이 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성이 좋지 않아 사방에 적을 만들기 때문에 막상 그 주변에는 그와 함께할 사람이 별로 없고 외톨이에 가깝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선거 중 당의 관계자에게 험한 말까지 들어가며 그래도 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윤핵관은 공격하면서 자신은 당내 권력투쟁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모습으로 그렸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가져온 성상 납 의혹과 증거인멸교사 문제에는 한마디 언급이나 자기반성이 없었다. 그는 다른 인터뷰에서 성 상납 문제는 굉장히 복잡한 사건이라고 하면서, 형사적으로 다루고 난 다음에 따로 이야기하겠다고 슬쩍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성 상납 의혹은 형사적 문제이기보다는 도덕적 문제로 봐야 한다. 형사적으로 죄가 없으면 성 상납은 받아도 상관이 없다는 말인가? 성 상납은 돈이나 재물 공여처럼 뇌물성을 포함하고 있어 성매매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를 지닌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성 상납 의혹이나 증거인멸교사 사건에 대해 명쾌한 해명과 자기반성이 없다면, 윤핵관을 공격하거나 억울함을 내세워 자신의 문제를 물타기 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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