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9 09:41:34
[조선일보·환구시보 공동기획 '통일·韓中관계' 전문가 토론]
- 韓·中 동맹론
팡 교수 "韓·中은 동맹 아닌데 韓·美는 동맹인 것이 문제"
박세일 "영토 맞댄 나라끼리 동맹 관계 맺기 어려워"
- 北 개혁·개방
진 소장 "北, 변하고 있어… 봉쇄정책이 적대심만 키워"
朴 "北 개혁·개방 못하는 건 외부 환경 아닌 내부 체제 탓"
이날 토론엔 한국 측에서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과 경희대 주재우 교수(사회자), 중국 측에서 선딩창(沈定昌) 베이징대 한국학연구소장, 진창이(金强一) 옌볜대 동북아국제정치연구소장, 팡중잉(龐中英)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한·중 동맹 가능한가
이날 토론에서 일부 중국 학자들은 한·미 동맹과 통일 후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거론하며 이에 버금가는 한·중 관계를 요구했다. 특히 팡 교수는 "한·중 간엔 동맹이 아닌데 한·미는 동맹인 것, 문제는 여기에 있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은 상당 기간 주둔해야 한다"면서도 "통일 후 다자 간 동아시아 안보협력체제를 만들어 전쟁 가능성을 낮추면 한·미 동맹은 과거의 질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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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와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지난 23일 서울 조선일보 편집국에서 주최한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주재우 경희대 교수, 루징셴 환구시보 영문판 부주편, 선딩창 베이징대 한국학연구소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 진창이 옌볜대 동북아국제정치연구소장, 팡중잉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성형주 기자
한·중 동맹론에 대해 박 이사장은 "한국 입장에서 미·중은 큰 차이가 있는데 그건 바로 미국은 멀리 있지만 중국은 우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이라며 "영토를 맞댄 나라 간에 동맹 관계는 없다"고 했다. 경희대 주재우 교수는 "(두 나라가)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고, 이를 수호할 의향이 없다면 동맹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했다.
◇北 개혁·개방 가능한가
가장 열띤 토론이 벌어진 주제는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이었다. 박 이사장이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한·중이 북한 급변사태에 공동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자 진 소장은 "북의 개혁·개방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준 적이 있느냐"고 했다. 진 소장은 "북한은 더디지만 긍정적인 변화의 노력들을 하고 있다"며 "아래에서부터 위로의 개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이런 길을 걸으려면 (우호적인)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며 "대북 봉쇄정책을 취한다면 아래서부터 위로의 변화를 막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박 이사장은 "북한이 개혁·개방을 못 하는 건 외부환경 때문이 아니라 내부의 체제 특징 탓"이라며 "또 핵개발과 경제개발을 병진(竝進)하겠다고 하는데 그 자체가 자기모순"이라고 했다.
이어 두 사람은 "대북 봉쇄정책이 북의 적대심만 키웠다"(진 소장), "우린 도우려 했는데 북은 핵을 개발했다"(박 이사장)며 공방을 이어갔다.
◇통일, 중국에 득인가 실인가
박 이사장은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는 '중국의 꿈'은 통일이 돼야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을 잃으면 완충지대도 잃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지만 통일이 되면 오히려 한반도라는 더 큰 완충지대가 등장한다"고 했다. 진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얘기했듯 한반도 통일은 한국에도 대박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전체에도 대박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머지 중국 학자들은 한반도 통일이 중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주장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팡 교수는 "통일 후 한반도가 중국에 좋을 수 있다는 건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선 소장도 "(통일이)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