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중구조화를 가속하는 주된 동력은 역설적이게도 노동계 내부의 힘의 균열에서 나오고 있다. 대기업 노조는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 배분 요구를 키우고 있지만, 노조가 약한 중소·영세기업 근로자는 성과 배분에서 소외되고 있다.
일례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을 270조 원으로 추정하며 연간 영업이익의 15%인 40조5,000억 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이는 2025년 주주 배당금의 약 4배이자 전체 연구개발비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사측이 경쟁사와 동일하게 영업이익 10%를 제안했음에도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회사가 이뤄낸 성과를 동고동락한 근로자와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미 사회 최상층 수준의 보상과 복지를 누리는 대기업 노조가 '성과급 잔치' 속에서도 지나친 성과급 확대와 높은 임금 인상만을 고집한다면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대기업의 무리한 성과 배분 요구는 중소기업에 직접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원청인 대기업의 인건비 상승은 하청업체로 전가되어, 결국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억제와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진다. 대기업 내부의 성과 배분 문제가 산업 생태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셈이다.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경로 또한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다. 고임금·고복지·고용안정이 대기업에 편중될수록 청년들은 대기업과 공공부문에만 몰리고, 중소·영세기업은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청년에 과도한 입직 경쟁을, 중소기업에는 구인난을 안기는 이중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노동운동'도 사회적 수용 면에서 위협받고 있다. 과거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을 이끌며 공감대를 형성했던 노동운동은, 이제 선진국 수준의 보호를 받는 일류 대기업 근로자들의 '제 몫 찾기'에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운동에 대한 실망과 피로감도 감지되고 있다. 그 사이 중소기업·비정규직의 권리 개선 요구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제 대기업 노조는 단기적 성과 배분 증액을 넘어 산업 생태계의 균형 발전을 숙고해야 한다. 자신들의 요구가 전체 산업 구조에 미치는 파장을 외면한다면, 그 권리와 보상은 사회적 공감대와 괴리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대기업 노조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를 돕는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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