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휘락 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핵대응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6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 및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한국 무인기의 북한 지역 침투가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이었다며 북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날 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수용 논평을 내놨다. 남북 긴장 조성을 예방하고, 대화와 협력의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로 이해한다.
현 정부는 지난 3월에 있었던 ‘자유의 방패’(FS) 한미 연합연습에서 야외 기동훈련을 2분의 1 규모로 줄였고, 이전 정부에서 중지시켰던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를 일방적으로 준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포함해 휴전 이후 지금까지 2002회의 불법 침투와 1119회의 국지도발을 자행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사과한 적은 없다. 또, 북한은 2014년 3∼4월 경기도와 강원도, 2017년 5월 경북 성주의 사드(THAAD) 기지, 2022년 12월 경기도와 서울에 무인기를 침투시켰지만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은 6·25전쟁 때 국군포로 5만∼7만 명을 억류했고, 이 대통령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우리 국민도 6명 억류하고 있다. 상호주의 차원에서 북한에 억류 국민 송환을 요구해야 하지 않는가? 일본은 납북된 자국민 10여 명에 대한 ‘확인’ 없이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화정책(appeasement)은 무난해 보이지만, 결국 상대를 오만하게 만들어 전쟁이 일어나게 한다. 뮌헨회담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보인 선의는 독일 히틀러에게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도 되겠다는 신호로 읽혔다. 2018년 한국은 선의로 미국·북한의 직접대화를 적극 주선했지만, 회담 후 북한은 미국과 동급이라면서 한국을 경시와 협박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핵무기의 사명을 ‘영토완정’으로 명시한 이후 2024년 최고인민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여 편입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도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 영원한 적’일 뿐만 아니라 ‘동족’이 아니라고 밝혀 죄책감 없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불포기와 매년 10∼20개 핵무기 생산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하긴커녕 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해 한미연합사를 약화시키려 하고, 동맹인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방관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군대를 북핵 대비책 마련에 전념토록 독려하고 지원하는 대신에 명령에 복종한 군인들을 ‘내란’ 관련 혐의로 죄인 취급함으로써 군대를 정치화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은 이란의 핵무장이 임박하자 기습적인 군사작전을 감행해 그 싹을 제거하고 있다. 특히 ‘단 한 명도 전장에 버려 두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이란 상공에서 격추돼 고립된 1명의 군인을 구출하기 위해 수많은 인원과 장비를 동원했고, 끝내 구출에 성공했다. 이런 정부라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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