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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앤마이크] 에픽 퓨리: 첨단 정보전의 실험실된 이란
 
2026-03-11 09:10:24
◆ 양일국 정치학 박사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전 직후 이란 49명 수뇌부 제거

지난 2월 26일 미-이란간 제네바 핵협상이 특별한 성과없이 종료되면서 양측은 추가 협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다음날 에이브러햄 링컨과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이 페르시아만에 진입하며 페르시아만에 전운이 감돌았다. 2월 28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단은 없다”는 단호한 명령으로 작전명 ‘에픽 퓨리(Epic Fury)’가 승인됐고 오전 9시 30분 경 미 해군 구축함에서 발사된 수백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란 방공망과 주요 군사시설을 선제 타격하면서 테헤란 상공은 폭발음으로 뒤덮였다.   

이번 작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속전속결로 작전승인 8시간만에 아야톨라 하메네이 등 이란 수뇌부 49명을 제거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3년 3월 개전한 이라크 전쟁 당시 후세인을 체포하는데만 8개월이 소요된 것과 대비된다. 독재정권의 특성상 군대보다 지도자를 먼저 제거해야 초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메네이와 측근들도 미국의 새로운 병법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폭사 당일 지하 벙커에 은신하며 추적이 가능한 전자기기의 전원을 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은 이란 핵심 지도부의 동선 CCTV를 20년 가까이 감시해왔고, 그들 일부가 건강관리 차원에서 사용했던 스마트워치에서 수집한 심박수 등 생체 신호 등을 종합해 수뇌부가 지하시설에서 대책회의를 하고있음을 간파했다. 특히 미국의 인공위성은 수십 킬로미터 상공에서 주변 온도와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지점을 특정해 이란 군부의 지하 시설 입구 또는 환기구를 찾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후술할 첨단 인공지능(AI) 클로드는 한 술 더 떠 타격지점을 정밀 분석해 벙커버스터 미사일의 최적 입사각도까지 계산해줬다는 후문이다. 

무용지물된 이란 방공망

이란의 지도자가 폭사당하는 동안 이란의 방공망은 속수무책이었다. 여기에는 미국의 첨단 전자전기 EA-18G(그라울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라울러는 적 방공망의 각종 레이더 신호를 교란해 먹통으로 만들고, 아군끼리 교신할때는 각종 노이즈를 뿌려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공중의 해커 역할을 한다. 적 방공망이 주고받는 전파를 분석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강제로 주입하는 ‘디지털 인젝션(DRFM)’도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아군 전투기 몇 대를 적 모니터 상에 수 백대로 보이게 하거나, 실제 수 백대의 전투기가 날고 있지만, 맑은 하늘만 보여줄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이란군의 전자전 공격 지점을 찾아 강력한 전자기파로 주요 장비를 영구 훼손시키는 저강도 EMP 공격도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란은 방공 장비를 중국에서 도입하고 자신만만했는데 미국의 첨단 전자전에 처참하게 무너진 셈이다.

한편 최신 방공장비들은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나 PC 윈도우처럼 수시 업데이트가 필요한데, 이란군은 그간 험준한 산악, 사막지대의 방공시설을 편의상 무선 데이터링크 방식으로 업데이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에픽 퓨리 작전에서 이란 방공망이 제 구실을 못한 것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무선 업데이트 방식의 취약점을 이용해 유사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도록 미리 손을 써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라울러 외에도 컴패스콜(EA-37B), F-35라이트닝, 심지어 무인기 리퍼(저승사자, MQ-9)에도 강력한 디지털 인젝션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전의 꽃, 인공지능(AI)

이번 작전의 꽃은 단연 팔란티어와 클로드라는 두 인공지능이다. 언론에 알려진 내용을 종합하면 팔란티어가 먼저 이란 핵심 수뇌부의 금융, 이동 동선, 온라인 상의 기록, CCTV와 위성사진 등 방대한 정보들을 그 중요성에 따라 A(고가치), B(참조), C(불필요) 등급으로 선별해서 클로드에게 넘긴다.

클로드는 이 자료들을 근거로 성공 확률이 가장 높은 최적의 작전계획을 만들어 팔란티어에게 보고하고, 토론과 검증 절차를 거친다. 두 인공지능은 짧은 시간에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하면서 6하 원칙에 입각한 합리적 작전계획을 완성하고, 시나리오별 성공 확률까지 계산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이란 공습작전을 4주 안에 끝내겠다는 심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참모 엘브리지 콜비는 “미군은 중동의 늪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이라크전처럼 길게 끌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참모들에게 한달 안에 끝낼 수 있는 계획만 보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1주 차에 이미 핵심 지휘부와 방공망이 궤멸됐으므로 2주 차에 정유 시설 등 이란군의 반격을 위한 핵심 군사, 경제 기반을 제거한다면, 3-4주차에는 철군을 위한 명분쌓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이번 작전이 상당히 빨리(pretty quickly) 끝날 것”이라며 기존의 속전속결론을 재확인했다. 두 첨단 인공지능 참모들이 미군 지휘부에 이미 조기종전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군, 자유의 방패훈련 성실히

이번 이란 공습 과정에서 유일한 옥의 티는 미국과 쿠웨이트 연합전력에서 불거졌다. 3월 2일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쿠웨이트 방공망의 실수로 F-15전투기 3대가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다행히 조종사들도 무사했고, 미국도 적전분열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 “이 사건과는 별개로 쿠웨이트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덮어줬지만, 향후 쿠웨이트 방공망에 대한 전수조사 등 강력한 재발방지 조치가 예상된다.

만약 쿠웨이트의 방공망이 이란의 재밍 등 전자전에 속아 미군기를 적기로 오인해 공격할 정도로 취약했다면, 그간 미국이 쿠웨이트 측에 제공했던 중요한 정보들이 그 취약점을 통해 반미진영으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건이 대한민국 안보에 주는 메시지는 실로 엄중하다. 미군은 향후 첨단 전자전, 정보전, 실기동 훈련 등 미군의 새로운 병법과 전력에 보조를 못 맞추는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상당수준 제한하거나 배제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서해상에서 미군이 중국 전투기들과 대치하면서 우리 군에게 정보 공유를 일시 제한했던 사건은 그런 의미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지점이다. 첨단 전자전의 실험장이 된 이란을 보며,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은 이번 ‘자유의 방패’ 훈련에 성실히 참여함으로써 취약점을 찾고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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