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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중동 사태 넘을 총체적·선제적 대응책
 
2026-03-04 13:49:56
◆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겸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그리고 이란의 즉각적인 보복 공격으로 중동의 화약고가 결국 폭발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즉시 반응을 보였다.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고,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됐다. 3일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하며 위축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한국 증시도 충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6000포인트를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매도 사이드카(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될 정도로 급락해 전 거래일 대비 7.24% 내린 5791.91로 마감했다. 환율시장도 요동쳤다. 달러 강세 속에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500원을 돌파하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45주를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계속될 능력이 있다며 장기전을 시사했고, 체제 변화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며 세계 원유 수송로를 압박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정유시설을 공격하는 등 주변 산유국을 향한 군사 행동도 이어지면서 전선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원유 수입의 70%, 액화천연가스(LNG)20%를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전쟁 장기화는 곧 복합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이 약 2억 배럴(220일분)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 수급 불안은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 리스크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어서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가격 부담이 따르더라도 미국 등 중동 외 지역으로 조달선을 확대할 수 있는 계약과 물류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중동산 원유와 가스를 우회 수입할 때 운송 거리 등에 따른 물류비 상승, 전쟁 위험을 반영한 보험료 상승 등으로 수입 단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은 미룰 수 없다.

 

중동지역의 영공·영해 봉쇄는 물류 운송과 경제 협력 전반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항공편 축소와 해상 운송 지연이 현실화하면 항공·해운 산업은 물론 석유화학 업종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그 파장은 더욱 클 수 있다. 지난해 1% 성장에 머물며 주요 경쟁국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이제 반등과 재도약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기에 이번 사태는 또 하나의 중대한 외부 변수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가까스로 견뎌낸 우리 경제에 이번 중동발 충격은 복합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럴수록 정부와 민간의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 단기적으로는 유가·물가·증시 등 주요 지표의 급변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필요 시 비축유 방출, 유류세 인하 등 안정화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과 국민에게 제시함으로써 심리적 불안을 완화해야 한다.


정책의 핵심은 속도와 신뢰다선제적이고 일관된 메시지를 통해 과도한 공포를 차단하고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때 비로소 대외 충격을 최소화하고 또 한 번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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