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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3만 달러 늪’ 탈출로는 민간 활력뿐
 
2025-04-01 16:00:10
◆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겸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의 문턱을 완전히 넘어서지 못한 채 정체돼 있다. 2024년 8월, 세계은행이 한국을 ‘성장 슈퍼스타’로 극찬하며 중진국 함정을 벗어난 대표적 사례로 평가했지만, 1990년대 중반 중진국을 넘어선 이후 최근에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6624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4년 3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11년째 정체된 수치다. 가장 큰 원인은 저성장 기조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가까스로 2.0%를 기록했지만, 2023년(1.4%) 이후 올해 역시 1%대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낮은 성장률이 연속적으로 이어진 것은 1960년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저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경제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성장 둔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특히,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젊은 층의 감소가 본격화하기 전인데도 경제 활력이 둔해지고 있다. 실업 문제뿐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당분간 해소될 것 같지 않다.

국내외 경제 환경을 둘러봐도 저성장의 긴 터널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로 인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여전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하기 어려운 관세정책도 제조업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위험 요소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인 주요 제조업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불황에서 못 벗어나고, 철강산업 역시 예전과 같은 활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우리의 저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부 주도 경제성장 전략은 더는 효과적이지 않다. 2024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549조 원에 이르렀고, 이제는 수십조 원의 재정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규모가 됐다. 게다가 최근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은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없다. 기준금리 정책도 현재 이자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고, 한국은행의 최근 행보는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운다.

결국, 기술혁신과 규제개혁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민간기업과 젊은 창업가들이 진입을 원하고, 경쟁력을 갖춘 첨단 혁신 산업이 활력을 얻도록 규제를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하고 있으며, 중국 베이징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택시가 시범 운행 중이다. 우리도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타다, 우버, 에어비앤비, 원격의료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필수인 사회복지 시설 운영을 민간에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 민간시장이 진입하고 싶어 하는 이 산업들은 정부 지원 없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고 미래 경제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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