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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한덕수 탄핵 심판이 던지는 정치적 함의
 
2025-03-24 16:08:02
◆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27일 한덕수 총리에 대해 '비상계엄 선포 방조' 및 '국회가 추천한 헌재 재판관 임명 거부"라는 이유로 탄핵소추를 밀어붙였다. 헌법재판소는 24일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헌법재판관 8명 중 5인이 기각 의견을, 1인이 인용 의견을, 2인이 각하 의견을 냈다. 입법권을 무기로 국정을 흔드는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준엄한 심판이 내려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사법 정의가 원칙 위에 서 있음을 증명한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덕수 탄핵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은 단순히 총리를 복귀시키는 것을 넘어서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갖고 있다.

첫째, 민주당의 탄핵 폭정에 대한 심판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29명의 탄핵안을 발의해 13명을 탄핵 소추했는데 9명이 연속 기각 결정을 받았다. 탄핵소추권은 국민이 부여한 헌법적 권한으로서 헌법 수호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다수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 보복 수단으로 남용했다.

이번 헌재 판결로 누가 국헌 문란 세력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났다. 민주당은 '9전 전패' 헌재 성적표를 받고도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최소한 민주당은 헌법적 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주어진 권한을 과하게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그 안을 벗어나지 않았다. 불법·위헌 행위를 감행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는 헌재 심판에 대한 모독이고 국민 기만이다. 만약 민주당이 무소불위의 의석수를 무기로 탄핵 남발과 같은 국헌문란 행위를 계속한다면 정당의 존립 이유가 없어진다. 민주당 해산 요구가 거세게 분출될 것이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영향력 여부다. 한 총리를 탄핵 소추한 핵심 사유 중 하나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공모·묵인·방조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각 의견을 낸 5명의 재판관은 이런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만약 헌재가 계엄을 묵인했다는 이유로 한 총리에 대해 위헌, 위법 결정을 내렸다면 윤 대통령은 파면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헌재가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에 계엄에 대한 사실 관계에 대한 판단은 확인하기 어렵게 됐다.

셋째,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재의 적합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한덕수 총리에 대한 기각 결정은 그가 권한대행직을 정당하게 수행 중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직이 유효하다면, 최상목 부총리가 권한 대행 자격으로 임명한 조한창, 정계선 헌법재판관의 임명도 위헌·무효가 될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재판관 자격이 없는 사람이 탄핵 심판에 참여해 판결을 내리는 것에 대해 승복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물론 법조계에선 "소급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윤 대통령 측이 항의하면 혼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만약 복귀한 한덕수 총리가 조한창, 정계선 재판관의 임명을 취소하면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 '8대 0' 전원일치 인용 의견부터 '4대 4' 또는 '5대 3'으로 기각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가 부적법하다고 보고 각하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국지표조사(NBS)(3월 17∼19일)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 수용 여부에 대해 "내 생각과 달라도 수용하겠다"는 54%,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42%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과정을 '신뢰한다'는 51%, '신뢰하지 않는다'는 45%였다. 국민 절반 가까이가 헌재 판결에 승복할 수 없고 불신한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인 일이다.

자칫 잘못되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탄핵 찬반 세력 간에 정치적 내전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선 여야 모두 헌재 판결에 승복을 공식 선언해야만 이런 잠재적 국가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승복 선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헌재 결정을 신뢰하고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헌재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증거 조사 절차', '내란죄 철회' 등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헌법과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재판해야 한다. 신속한 재판보다 신중한 재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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