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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AI의 힘을 빌려 나만의 '휴브리스'를 저질러보자
 
2025-01-06 16:06:28
◆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The 새로운 생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꿈은 세상의 모든 학문을 연구하고, 모든 것을 읽고, 모든 것을 깨닫는 것이었다. 학문적 휴브리스(오만)였다. 중학교 2학년 때 국립과학관 여름캠프에 참가했다. 그 캠프에서 애플2’ 컴퓨터를 처음 접한 뒤로 청계천 세운상가를 오가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대학에 진학해선 2학년 때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를 접하고는 이에 빠져서 인공지능을 공부할 수 있는 경영과학과를 선택했다. 이후 석·박사 과정은 경영과학과 행정학을 했다. 지금은 공학박사지만 경영대학에서 근무하고, 경영대 교수지만 빅데이터응용학과를 만들었고, 공학 석·박사 논문도 지도하고 있다.

 

새해 다짐을 하는 중에, 고등학교 때 꿈이 떠올랐다. 세상의 모든 학문을 공부한다는 너의 꿈은 어디로 갔느냐. 자신에게 묻게 됐다. 그래, 새해부턴 나의 꿈을 실현하는 실천을 해보자. 그런데, 너무 욕심 아닌가?

 

통상 휴브리스는 오만이라고 번역되지만 충분치 않은 듯하다. 신중함과 절제, 규칙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만하다. <종교학 대사전>에는 생각한 대로 일이 진행되어서 번영의 극치에 있는 인간이 행운에 취하거나 자신의 힘을 과신해서 때로는 신에 대해서조차 나타내는 건방진 언동으로 설명이 올라가 있다. 이런 인간의 신분을 망각한 오만이나 교만은 반드시 천벌을 부르며 사람을 파멸시킨다고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생각했다. ‘번영의 극치에 빠져, 행운에 취해, 자신의 힘을 과신한 끝에 빚어진 오만이나 교만이 천벌을 부른다는 것이다. 그런 파멸을 한 사람을 우리는 주변에서 봐왔고, 정치인들에게서도 그런 모습이 비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는 끝까지 가보기를 권했다고 한다. 끝까지 가야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있고, 끝까지 가봐야 어디까지가 자유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끝까지 가보는휴브리스를 택할 수 있다. 그 경우 정당한 윤리와 방법론으로 끝까지 가봐야 한다. 끝까지 가기 위한 동력은 윤리와 합법적 태도다. 거짓말과 꼼수로는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이 당면한 결말만 재현할 뿐이다.

 

새해에 나만의 휴브리스를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다. AI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모든 학문을 연구하자는 나의 고등학생 시절 휴브리스도 AI의 도움을 받으면 어느 정도 도전할 수 있다. 퍼플렉시티를 활용하고, 새로운 자료를 찾고, GPT의 도움으로 아이디어를 얻고, 전혀 모르는 언어로 된 문서는 딥엘을 이용해 손쉽게 번역할 수 있지 않나. O1프로를 활용하면 대학 때 마음속에 담아만 뒀던 수학 정수론의 정리를 증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좋은 연구주제와 연구 아이디어만 있으면 수십 명의 박사급 인력을 총 월 2000달러 이하 비용으로 다룰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내가 직접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나의 휴브리스를 부릴 꿈도 꿔본다.

 

당장 이달부터 월 200달러 O1프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테스트하겠다. 나의 오랜 꿈을 펼쳐본다. 2025년 새해 나만의 휴브리스를 부려보자. AI의 도움을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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