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9 14:39:08
보수 용병으로 영입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가 동시에 몰락했다. 윤 대통령은 14일 내란 혐의로 국회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어 직무가 정지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며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 면서 “(계엄선포와 같은)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일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더구나 내란을 일으킬 목적으로 계엄을 선포하지 않았고,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폭동이 없었기 때문에 내란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은 왜 무모한 계엄을 선포했을까. 대통령의 상황에 대한 정의, 신념과 동기, 인식, 통치 스타일과 심리적 상태 등이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윤 대통령은 국회 다수 의석을 갖는 야권이 판사를 겁박하고 장관·감사원장·검사에 대해 탄핵을 남발하고, 예산을 농단하고, 포퓰리즘 입법을 강행하면서 행정과 사법이 마비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종의 확증 편향이다.
부정선거에 대한 과잉신념 속에서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다수의 폭정을 일삼는 극단적 여소야대 국회를 충격적인 방법으로 장악하는 것을 ‘행동 지침’으로 삼았다.
여기에 대통령실 참모와 당을 배제한 채 자신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의 독단적 리더십과 측근들만 소통하는 폐쇄적 리더십이 비상계엄과 같은 ‘악마적 수단’을 선택하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믿었던 사람의 배신에 대한 증오와 분노, 김건희 여사 특검 채택 가능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커진 심리적 압박과 분노 조절에 실패해 시대착오적 망상에 사로잡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하튼 윤 대통령 개성과 관련된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나타난 결과가 비상계엄이라는 ‘정치적 자살’이었다.
한동훈 대표는 16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한 대표는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친한계 의원(장동혁, 진종오)을 포함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전원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동훈 지도 체제’는 출범 146일 만에 붕괴됐다.
한 대표는 사퇴하면서 보수의 정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3일 밤 당 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도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위대한 이 나라와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사퇴 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를 항해 “여러분,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말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둔 포석으로 보인다. 한 대표의 최대 강점은 ‘변화와 쇄신 이미지’, ‘대안 제시 능력’이다. ‘제3자 추천 방식 채상병 특검’, 의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제안, 특별감찰관 추진 등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제시다.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는 “정치권에서 점점 더 중요시되는 건 ‘소프트파워’, 즉 강제나 보상이 아닌 설득과 매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가 기존의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나 이런 소프트 파워를 갖고 있다는 것은 기회 요인이다.
그러나, 대안만 제시했지 문제 해결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큰 약점이다. 한 대표의 최대 위협 요인은 미숙한 정치 역량과 대응적 방어에만 익숙한 메시지 실패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담화를 “내란 자백”이라고 단정짓고 독단적으로 대통령 제명을 위한 중앙윤리위를 소집한 것은 공감 능력 부족을 드러낸 것이고 일종의 감정적 대응이다.
더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 국회 탄핵 소추안 가결후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따랐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반발에 “제가 투표했냐. 전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혔고, 헌법기관이 투표해서 나온 결과”라고 반박했다. 또 “비상계엄은 내가 하지 않았고,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설득 대신 자신의 방어에만 집착한 이런 메시지는 의원들의 분노와 스스로 정치적 파멸의 길로 몰고 갔다.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가 그동안 보여준 행태에 공통점이 있다.
(1) 확증 편향의 아집과 공감 능력 부족 (2) 자신은 항상 옳고 성공한다는 과잉 신념 (3)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을 정치로 풀지 못하는 정치 미숙함과 몰이해 (4) 포용성과 설득력 취약 (5) 즉흥적이고 감정적 대응 속에서 전략적 사고 부재.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검사 정치의 실패’라고 단언한다.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원래의 상태로 회복하는 수준을 넘어 위기 이전보다 더 전진하여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역동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충격을 견디고 흡수하여 적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다시 탄핵의 강에서 허우적거리는 국민의힘이 ‘보수 리질리언스’를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통렬한 반성과 참회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며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 면서 “(계엄선포와 같은)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일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더구나 내란을 일으킬 목적으로 계엄을 선포하지 않았고,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폭동이 없었기 때문에 내란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은 왜 무모한 계엄을 선포했을까. 대통령의 상황에 대한 정의, 신념과 동기, 인식, 통치 스타일과 심리적 상태 등이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윤 대통령은 국회 다수 의석을 갖는 야권이 판사를 겁박하고 장관·감사원장·검사에 대해 탄핵을 남발하고, 예산을 농단하고, 포퓰리즘 입법을 강행하면서 행정과 사법이 마비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종의 확증 편향이다.
부정선거에 대한 과잉신념 속에서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다수의 폭정을 일삼는 극단적 여소야대 국회를 충격적인 방법으로 장악하는 것을 ‘행동 지침’으로 삼았다.
여기에 대통령실 참모와 당을 배제한 채 자신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의 독단적 리더십과 측근들만 소통하는 폐쇄적 리더십이 비상계엄과 같은 ‘악마적 수단’을 선택하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믿었던 사람의 배신에 대한 증오와 분노, 김건희 여사 특검 채택 가능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커진 심리적 압박과 분노 조절에 실패해 시대착오적 망상에 사로잡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하튼 윤 대통령 개성과 관련된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나타난 결과가 비상계엄이라는 ‘정치적 자살’이었다.
한동훈 대표는 16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한 대표는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친한계 의원(장동혁, 진종오)을 포함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전원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동훈 지도 체제’는 출범 146일 만에 붕괴됐다.
한 대표는 사퇴하면서 보수의 정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3일 밤 당 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도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위대한 이 나라와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사퇴 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를 항해 “여러분,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말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둔 포석으로 보인다. 한 대표의 최대 강점은 ‘변화와 쇄신 이미지’, ‘대안 제시 능력’이다. ‘제3자 추천 방식 채상병 특검’, 의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제안, 특별감찰관 추진 등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제시다.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는 “정치권에서 점점 더 중요시되는 건 ‘소프트파워’, 즉 강제나 보상이 아닌 설득과 매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가 기존의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나 이런 소프트 파워를 갖고 있다는 것은 기회 요인이다.
그러나, 대안만 제시했지 문제 해결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큰 약점이다. 한 대표의 최대 위협 요인은 미숙한 정치 역량과 대응적 방어에만 익숙한 메시지 실패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담화를 “내란 자백”이라고 단정짓고 독단적으로 대통령 제명을 위한 중앙윤리위를 소집한 것은 공감 능력 부족을 드러낸 것이고 일종의 감정적 대응이다.
더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 국회 탄핵 소추안 가결후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따랐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반발에 “제가 투표했냐. 전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혔고, 헌법기관이 투표해서 나온 결과”라고 반박했다. 또 “비상계엄은 내가 하지 않았고,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설득 대신 자신의 방어에만 집착한 이런 메시지는 의원들의 분노와 스스로 정치적 파멸의 길로 몰고 갔다.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가 그동안 보여준 행태에 공통점이 있다.
(1) 확증 편향의 아집과 공감 능력 부족 (2) 자신은 항상 옳고 성공한다는 과잉 신념 (3)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을 정치로 풀지 못하는 정치 미숙함과 몰이해 (4) 포용성과 설득력 취약 (5) 즉흥적이고 감정적 대응 속에서 전략적 사고 부재.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검사 정치의 실패’라고 단언한다.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원래의 상태로 회복하는 수준을 넘어 위기 이전보다 더 전진하여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역동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충격을 견디고 흡수하여 적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다시 탄핵의 강에서 허우적거리는 국민의힘이 ‘보수 리질리언스’를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통렬한 반성과 참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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