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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총선 이후 노동개혁 입법의 쟁점과 과제
 
2024-05-13 16:51:20
◆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고용노동정책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Ⅰ. 노동개혁의 배경  
 
기후 위기, 디지털 기술 전환,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경제활동인구 감소,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구조 전환이 진행 중인 대전환기다. 지속가능한 노동시장을 위한 고용문제에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원인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격변기에 대응해 좋은 성과를 내려면 정치·경제·사회, 재정(조세), 노동·교육·복지(연금) 정책과 밀접한 연계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노동정책의 패러다임을 기술과 인구구조 변화에 적극 대응해 구현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여소야대(108석:175석)로 끝이 났다. 헌정사상 최초로 정부와 여당 정체상태가 재연돼 노동개혁 새판 짜기에 한계가 드러나게 됐다. 정부와 여당은 향후 3년간 정치복원의 과제를 극복하면서 '노동개혁 입법 차단'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에 직면하게 됐다. 야당은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통해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의 정체 상태가 반복될 우려도 크다.

정부의 지난 국정운영 스타일 등을 종합해 보면, 여야의 총선 공통공약은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크다. 그중에서도 노동공약을 선별해 그 의미와 실현 가능성을 분석해 봐야 한다. 국민의 관심과 요구를 출발점으로 고용서비스 인프라 재정비, 보상시스템 정착, 노동시장 유연안정성의 균형 모색 등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노동개혁의 거버넌스, 관련 기관 및 전문가의 역할을 재고해야 한다.

노동개혁 분야에서 22대 국회 개원(5. 30.) 이후 국회 운영을 반영하면 다양한 대립이 예상된다. 국민은 대체로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다면 총선 이후 가장 시급한 노동개혁 과제는 무엇인가? 어떻게 노동개혁을 해야 하는가? 우선 '여야의 노동개혁 공약'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여야가 진영논리가 아닌 '팩트체크'를 바탕으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향후 시대변화에 따른 노동정책에 대한 도전과 과제로서 입법적 쟁점을 드러내고, 지속가능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최적의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Ⅱ. 여야의 노동개혁 공약 쟁점

1. 여당


2022년 5월 10일 새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부는 '근로시간 개편 방향'(2023. 3. 6., 11. 13.)을 발표했다. 이를테면 노동시장 유연화로 표방한 '연장근로 한도'를 완화(1주 52시간 연장근로 한도 확대 ; 일부 업종)하고자 추진했다. 그 후 정부는 노사 법치로 현장 노사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법을 지키는 노조 활동, 기업의 불법 근절(임금체불, 공짜야근, 불공정 채용관행, 부당노동행위 금지), 공정·상식의 노동시장 및 제도개선(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근로자 전체의 권익을 증진시키는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2년여간 절대적인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당의 입법정책은 제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여당(국민의힘)은 노동계 및 야당의 요구사항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태도를 보였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관련 법령을 입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총선 전 여야에 '노동·사회분야 7대 핵심 입법과제'로서 노동분야의 정책요구로는 (ⅰ)사회연대 입법 법제화, (ⅱ)노란봉투법 제정(노동조합법 2·3조 개정) 재추진 (ⅲ)주 4(4.5)일제 도입 및 장시간 압축근로 근절, (ⅳ)산업별 교섭을 통한 사회적 임금체계 구축 등을 정당 공약에 담을 것을 제시했다. 

반면 여당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단계적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당은 (ⅰ)사회연대입법 중에서 ①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②'일하는 사람(노무제공자)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에 대해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단계적 입법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③'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에 대해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ⅱ)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에 대해서는 사용자 범위를 모호하게 확대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존재해 반대 입장인 반면, (ⅲ)주 4(4.5)일제 도입(실근로시간 단축 방안 포함) 및 (ⅳ)산별교섭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 임금체계 구축은 노사 자치 원칙 훼손 및 교섭비용 증가를 초래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 야당의 노동개혁 공약

야당(더불어민주당)은 (ⅰ)사회연대입법 법제화, (ⅱ)노란봉투법 개정, (ⅲ)주 4(4.5)일제 도입, (ⅳ)노조 할 권리 보장, (ⅴ)노동 안전체계 구축 등과 같이 노동계(한국노총)의 요구 사항을 공약에 적극 반영해 발표했다.

Ⅲ. 여야의 공통 노동공약

1. 사회연대입법의 법제화


'사회연대입법의 법제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야당(노동계)과 달리 여당은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를 통한 단계적 입법 추진을 지향하고 있다. 먼저 야당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법과 시행령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반면에, 여당은 행정지도 및 사회적 대화를 통한 단계적 입법 추진을 지향하는 입장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법안은 야당 공약이지만, 여당도 발의했다. 

정부는 이를 '노동개혁 3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강조해, 신속하게 법제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하는 사람(노무제공자)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의 경우 야당은 공약으로 삼았지만, 여당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단계적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법상 구체적인 보호방안을 신중하게 추진하되, 기존 노동법 체계와의 충돌 여부, 실질적인 실현 여부, 도입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한지를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2.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중대재해처벌법은 2024년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시행되고 있다. 경제계 및 여당과 정부가 요구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2년)는 결렬됐다. 최근까지 경제계 및 여당과 정부는 영세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에 대해 준비 미비 등으로 매우 우려가 큼에 따라 법 적용 유예를 요구했다. 반면에 노동계는 그대로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추가 유예 법안에 대한 여야 협상이 끝내 결렬돼, 본회의 통과가 재차 불발된 상황이었다. 당시 정부는 법 시행에 따라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조속히 구축·이행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지원책을 강구하는 입장이었다. 야당이 제21대 국회에서 조건부 수용가능성을 제시한 바를 참고하면 총선 후 재협상할 수 있다. 여당은 야당이 요구한 '산업안전보건청'(중대재해처벌법의 적절한 시행을 위한 정부조직 개편)을 설치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을 2년 더 적용 유예하는 대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 여야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총선 전 경제단체는 헌법재판소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등 위헌 요소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2024. 4. 1.). 여당은 2년 후 모든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약속하는 등 야당의 요구사항을 추가 수용해 여야가 합의가 전망됐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미지수다. 나아가 경제단체와 정부 입장은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2년 연장이다((기존) 2024. 1. 27일 시행→(개선) 2026. 1. 27일 시행, 부칙 신설). 부대결의로서 정부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있다('중소기업 공동안전관리자' 등 안전 전문 인력 확보 방안 마련,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인 재해예방 조치 필요).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소규모기업 의무 간소화 방안(법령 정비와 산재 취약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때 정부는 영세 중소기업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법 내용을 적극 안내, 컨설팅·교육·기술지도 등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Ⅳ. 향후 노동개혁 과제

1. 여론의 주도로 노동개혁 추진 회복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시장을 조성하고 근로자 전체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노동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노동개혁 '3대 핵심과제'(노사법치 확립, 노동유연성 확대, 공정성 확보)는 사회적 대화와 함께 중단 없이 끈기 있게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추진해야 한다. 특히 노사 법치는 노동개혁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총선 결과 정부의 국정과제는 향후 3년간 입법 추진이 어려워졌다. 종전과 같이 여야의 대치로 정체상태가 재연될 우려가 크다. 정부의 정책이나 대통령령을 통한 국정과제의 실천은 한계가 있다. 

또한 정부의 노동개혁 과제는 야당의 (ⅰ)노조할 권리 보장, (ⅱ)주4(4.5)일제 도입 공약과 일부 상충된다. 결국 당초 정부의 노동개혁을 추진할 동력은 약화됐다. 야당은 노동계 요구를 적극 반영해 '노조할 권리 보장'의 일환으로 초기업단위 교섭 활성화 및 단체협약 효력 확장 추진,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사업(장) 취업규칙을 노·사가 합의하는 '사업자협정'으로 변경, 노란봉투법 개정 재추진 등과 같은 친노조적 공약을 제시했다. 이러한 공약의 내용은 노조에 대한 노사법치 확립과 상호 접근방법이 다르다. 노동계의 주장과 달리 노사관계의 지형을 바꾸는 과제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의 '노동 유연성 확대'를 위한 '근로시간제 개편'(근로시간 의무기록제, 11시간 연속 휴가제, 연차휴가저축제도,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이 장시간 압축 근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야당은 그 의제를 비판하며 주4(4.5)일제 도입을 통한 '실근로시간 단축'을 제시했다. 

정부의 노동개혁의 기본 내용에 대해서는 여야 간 격차가 크다. 총선 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력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반면 야당은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패스트트랙 등으로 법안의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정부는 국정 스타일을 유지한 채로 (ⅰ)근로시간면제, 노조운영비 원조 등 노조법상 지원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유노조 사업장 200개소에 대한 기획 근로감독 착수, (ⅱ)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에 회계자료 제출 요구 및 제출 거부 노조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어쩌면 노동개혁 과제별로 중립적인 심판으로 여론 주도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2. 노란봉투법 제정 재추진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은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구해 입법이 멈춰졌다. 총선 후 야당은 노란봉투법 개정안 입법화를 위해 노동계와 연대해 최우선 과제로 연내 입법을 발표했다. 여야의 입장 차이가 상반되지만, 야당은 총선 후 논란이 있어도 초기에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3. 주4(4.5)일제 도입

여야는 '실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주 4(4.5)일제 도입'에는 입장 차이가 있다. 먼저 '실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여당은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2024년 내에 개선방안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오히려 야당이 개정안의 2026년 통과를 목표로 당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실노동시간단축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주 4(4.5)일제의 도입'은 노사정의 이해관계가 상이한 상황이다. 법제화의 선결과제로 기업의 생산성 감소 및 임금 유지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 부담 등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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