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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착시 심각한 금융 불안과 연착륙 방안
 
2023-05-09 14:23:38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겸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 지역은행의 추가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이 파산한 이후 한 달 만에 팩웨스트은행(PACW), 웨스트얼라이언스은행(WAL)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이런 불안감의 현실화가 우려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기인한 것이나, 기존의 금융시장 불안 확산 과정과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면서 전통적으로 시행해온 정책과는 다른 시사점을 준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상황에서 지속적인 이자율 인상은 중소형 지역은행의 예금을 대형 은행으로 이동시킨다. 이는 25만 달러(약 3억 원)의 예금보장한도 정책으로 그 이상 예금을 가진 시민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인출된 예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머니마켓펀드(MMF)와 국채에 대한 투자처로 이동한다. 이는 대형 금융기관의 탐욕적 금융상품 창출로 나타난 2008년 금융위기와 확연히 다른 원인이다. 투자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은행권 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서 보듯이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한국은 정부의 전통적인 적극적 시장 개입으로 금융시장 불안의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설적으로 우리는 다른 국가들처럼 실질적인 에너지 위기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이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에너지 가격 인상을 자제토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4개월 만에 하락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7%)도 과소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이자율 인상 억제 정책으로 22년 만에 크게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1.75%p)도 실제 시장에서는 더 큰 격차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눈덩이처럼 커지는 에너지 공기업 적자 누적을 포함해 금융기관 상환유예액 증가로 금융시장은 멍들고 있다. 국내 5대 은행의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 정책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된 금액이 37조 원에 이르고 연체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공기업 부채처럼 언젠가는 상환돼야 할 부채다. 인터넷 전문 은행들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라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킨다. 부동산 가격이 경착륙한다면 이런 금융시장 불안은 가속될 것이다.

물가안정과 경기침체 해소라는 두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책 당국은 매우 어려운 처지다. 물가 불안 해소가 우선순위지만, 경기 활성화를 외치는 정치권 요구를 무시할 순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총선에 가까울수록 이런 요구는 더 강해질 것이므로 금융시장 불안이란 폭탄을 계속 안고 가야 할 수도 있다.

당장 은행예금 인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예금보험 한도를 늘리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뱅킹 인프라를 가진 우리 금융시장 구조에서는 소규모 은행 파산이 몇 시간에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완만하나마 에너지 가격이나 시장금리를 시장원리에 부합하게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가 로드맵을 만들어 국민을 설득함과 동시에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계층에는 선택적 맞춤형으로 복지정책을 강화해 부담이 공평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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