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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한-나토 협력은 ‘유럽 재발견’ 기회
 
2022-07-11 09:54:54

◆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담당대사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대외정책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용준 前 외교부 차관보

서유럽의 전통적 강국들이 양차 세계대전에서 신흥 강국 미국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독일의 침공을 저지하고 명맥을 유지하게 됐을 때까지만 해도 유럽은 세계의 중심이었다. 국제정치와 경제뿐만이 아니라, 음악·미술·영화 등 각종 문화예술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제2차 대전을 계기로 미국이 영국을 대체하는 패권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경제 질서가 확립됐다. 문화예술의 중심지도 대부분 미국 땅으로 옮아갔고, 세계 문화의 주류였던 귀족주의적 유럽 문화는 실용주의적·상업주의적 미국 대중문화로 대부분 대체됐다.

그런데도 전통적 유럽 강국들의 영향력은 국제사회 곳곳에서 지금도 건재하다. 영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동시에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이 공인하는 핵보유국으로서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 그들은 유럽에서 러시아 세력을 견제함은 물론, 동아시아의 남중국해에까지 항모 전단을 파견해 중국의 영토적 야심을 저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2021년 기준 유럽의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4개국이 세계 10대 경제국에 포함돼 있고, EU 전체의 GDP는 중국을 능가한다. 무역 면에서도 독일·네덜란드·이탈리아·프랑스·벨기에 등 5개국이 세계 10대 수출국에 포함돼 있고, 이들의 연간 무역액 합계는 중국보다도 크다.

그러나 이들 유럽국이 보유한 정치·군사·경제적 영향력보다 더 큰 파워가 있다. 그들의 소프트파워가 갖는 막대한 영향력이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전통적 가치관을 통해 미국을 능가하는 국제 문명사회의 중핵이 되고 있고, 그들의 국제정치적 선택은 국제사회에서 도덕적 정당성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창했던 대중 디커플링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홍콩 사태와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에 분노한 유럽 국가들이 동조함으로써 비로소 세계적 대세가 됐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이들의 단합된 선택과 행동은 러시아에 심대한 정치적·도덕적 타격이 됐다.


우리나라는 독립 직후 전쟁을 맞아 미국의 군사·경제적 후원으로 성장했고, 세계 10위권 경제국으로 성장한 지금도 동아시아의 울타리에서 못 벗어났다. 한국에 유럽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아직 상당히 낯선 지역이며, 유럽인들에게도 한국이 다소 낯선 것은 마찬가지다. 그 때문인지 미국은 물론 중국보다도 큰 EU 시장에 대한 한국의 지난해 수출 비중은 9.9%에 불과해 중국 25.3%, 미국 14.9%에 훨씬 못 미친다. 그만큼 유럽은 한국에 아직 미지의 지역이며 미완성의 시장이기도 하다.

이번 나토(NATO) 정상회의에 한국 등 동아시아 4개국이 초청된 것은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을 상호 연결해 범세계적 대중·대러 견제 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이 유럽 사회의 저변에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유럽 재발견’의 귀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향후 최소 10년 이상 미·중 패권 경쟁과 대중 디커플링 심화가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유럽국들과의 결속 강화는 향후 한국이 국제 문명사회의 일원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경제·문화적 번영을 지속하기 위한 불가결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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