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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알박기 기관장’ 버티기는 대선 불복
 
2022-07-07 09:39:25
◆ 칼럼을 기고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55일이 지났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국책연구원장, 대통령 직속 위원장들은 물러나려는 기미도 안 보인다. 과거 정권 교체 때는 볼 수 없던, 참으로 해괴하고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이들이 물러나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 정권 교체에 담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라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10년마다 교체되던 정권이 5년 만에 교체됐다. 문 정부의 잘못된 정책, 무능과 실정, 위선과 교만함에 대해 국민이 응징한 것이다. 정권 교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룩하라는 주문이다. 따라서 문 정부의 간판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설계하고 주도했던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 출신인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주한미군 감축을 주장했던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등 전 정권 ‘알박기 코드 기관장’들이 새 정부에서 계속 일하겠다고 버티는 것은 대선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다.

홍 원장은 대선 이후에도 “소주성 정책이 소득 격차를 완화했다”는 궤변을 펴고, “소주성 파이팅”을 외쳤다. 최근 권위 있는 학술지 ‘이코노믹 모델링’에 발표된 석병훈 이화여대, 유혜미 한양대 교수 논문에 따르면 ‘소주성 정책에 따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의 총고용을 장기적으로 3.5% 감소시켰고, 기업의 자본 투자도 줄어들어 종합적으로 한국의 GDP 규모를 1% 줄이는 효과를 발생시켰다’고 분석했다. ‘소주성 폐지’를 선언한 윤 정부에서 망국적 소주성 설계자인 홍 KDI 원장이 그대로 있다는 것은 후안무치의 극치다. 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과 국책연구원장들이 ‘남은 임기를 끝까지 채우자’고 마치 ‘버티기 집단행동’을 결의한 듯하다. 이는 대선에 불복하면서 국정을 방해하는 범죄적 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공공기관장에 대한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버티기’가 정당화될 수 없다. 야당은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왜 문 정부는 출범 직후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국책연구원장들에게 임기 만료 전 줄사표를 받았는가. 고도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정치적 편향성이 두드러진 인사를 임명해 놓고 임기를 보장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다. 임기제를 핑계로 정권을 흔들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가계부채, 국가채무, 글로벌 공급망 대란 등 미증유의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새 정부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 편향성이 강한 전 정권 ‘알박기 인사’와 ‘불편한 동거’를 유지하면서 불협화음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이 보게 될 것이다.

자신들이 모셨던 문 대통령은 ‘잊어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알박기 기관장들은 ‘잊어진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발버둥 치는 행태가 참 가관이다. ‘교만과 버티기’는 결코 ‘공정과 상식’을 이길 수 없다. 물러나야 할 사람들은 물러나는 것이 상식이고 정권을 교체한 대선 민의를 따르는 것이며, 국정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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