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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문정부의 마지막 결단, 기업인 사면을 기대한다
 
2022-04-27 09:50:07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경제질서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2월 24일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전격 결정했다. 청와대는 사면 시점이 금년 3월 대선을 앞둔 것을 의식해 "사면 결정에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올바른 결정이었다.

일부 반대 여론도 있었지만, 오랜 적폐 청산에 피로해진 국민 대부분은 사면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맞물려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역시 아무런 '정치적 고려 없이' 결정해야 할 또 한 가지 남은 숙제가 있다.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이다. 박 전 대통령 사면으로 국정농단 사건 자체가 정리됐고, 이 사건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 시대를 마무리할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함께 이 부회장 사건도 마무리되는 것이 순리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그가 활발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가 아직도 첩첩산중에 홀로 고립된 모습이다. 현재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법 시행령에 묶여 출소 후 5년간 회사에 복귀도 할 수 없는 형편이고, 해외출장 역시 별도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태로는 글로벌 현장 경영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 발목에 채워진 족쇄는 아직 풀리지 않은 것이다.

삼성 무노조 경영의 신화는 종말을 고했고, 강성 노조가 나타나 임금 협상부터 난항을 겪었다. 경영권 승계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삼성 직원에 대한 삼성웰스토리 급식사업을 경영권 승계와 연관시키는 상상력을 발휘해, 이 사업을 소위 '일감 몰아주기 사건'이라면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 일가는 2만3000여 점, 총 3조원으로 추산되는 미술품을 기증했다. 그러고도 총 12조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해, 매년 2조원 이상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로써 대주주 지분 보유율이 떨어져 소유지배구조 안정에 비상이 걸렸고, 지지부진한 주가로 500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들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미래 신성장 동력 추진은 지지부진해 보이고,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등에 관한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희귀물질 확보 등 글로벌 공급망이 매우 불안한 상황인데 대책 없이 발만 동동 구르는 모양이다.

이제 이 부회장은 과거를 털어내고 힘차게 날아야 할 시점이다. 문 대통령은 그를 사면해 '그룹 회장'으로 복귀시켜 한국 1위 기업 삼성의 위엄을 한껏 펼치게 해야 한다. 떠나는 대통령은 임기 내내 기업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수없이 호소했다. 이에 부응해 국내 대기업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해 협조해 일자리를 지켰고 사회적 의무를 다했다.

이제 청와대를 떠나는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짐을 덜어주어야 한다. 동시에 임기 마지막까지 기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훈훈한 메시지를 던져주면 좋겠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으로 '이재용 부회장 사면'보다 더 나은 카드는 없어 보인다. 마침 석가탄신일이 다가온다. 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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