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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정권 인수팀과 인사팀 분리해야 한다
 
2022-03-14 09:30:38
◆ 칼럼을 기고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48.56%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0.73%P(24만7000여 표) 차이로 신승했다. 헌정사상 최소 득표율 차이다. 이번 대선의 핵심은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보수·진보 정권이 10년마다 교대되는 ‘10년 권력교체 주기설’이 깨진 것이다.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는 다양한 과제가 있다. 청와대의 효율적 운영, 새 행정부 조각,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제와 행정부의 정책 조응, 입법과 협력적인 대(對)의회 관계 등이다. 이 밖에 성공적인 정권 인수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통령직의 원활한 인수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 효율성 및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통령직이 체계적으로 인수되지 않을 경우, 취임 이후 상당 기간 국정 운영의 혼선과 시행착오를 겪게 됨에 따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2003년 2월에 제정된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은 ‘국정 운영의 계속성과 안정성 도모’가 인수위의 목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 현황 파악,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대통령의 취임 행사 같은 관련 업무 준비 등을 처리한다. 당선인이 선거 기간에 내세운 공약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현 정부의 정책 가운데 유지할 내용과 수정·보완할 내용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게 인수위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역대 정부의 인수위는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채 인사 실패, 내부 갈등, 정책 혼선 등으로 국정 운영 동력 상실로 이어졌다. 노무현 인수위는 미확정 정책 관련 정보가 언론에 보도돼 잡음이 발생했다. 이명박 인수위는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중심 인수위 구성으로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근혜 인수위도 대변인직에 극우 인사를 임명하는 등 초기 인사 실패로 야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

인사가 만사다. 새 정부에서는 더는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소리가 들려서는 안 된다.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실력 있는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잘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역대 인수위가 겪은 인사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수위 조직에 최초로 ‘인사본부’를 만들어 인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인사 추천과 관련,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과 비공식 조직이 밀실에서 주도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인사 시스템을 제도화·투명화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다.

미국의 대통령직인수위도 통상 정권인수팀과 인사팀을 구별해서 구성한다. 인사본부는 인수위와 새 행정부 인사를 선발하는 데 명확한 인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 중심에서 벗어나 국정철학 및 정책 기조 공유, 전문성·개혁성 등을 토대로 성별·지역별·정당별로 안배하면 좋다. 또한, SNS 검증단 운영, 자체 검증, 평판 조회 등을 통해 이중 삼중으로 인사를 검증하면 실패를 막을 수 있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선거운동팀과 정권인수팀에서 일한 인사를 정부에 임명하는 데 신중했다. 이것은 선거와 통치는 다르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다. 윤 당선인이 깊이 음미해 볼 만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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