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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잊혀지는 것이 두려운 북한
 
2021-10-29 11:35:29

◆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담당대사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대외정책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예인이나 사회 명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뭘까. 그건 아마도 사람들에게서 잊혀지는 것이리라. 잊혀지고 나면 더 이상 명예도 이익도 미래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도 남에게 잊혀지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유엔 제재보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보다 국제사회로부터 잊혀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것은 북한이 체제 속성상 국제사회에서 스스로 자족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남들이 북한의 억지 주장과 위협에 굴복해 뇌물이나 대가를 지불해야 먹고살 수 있는 착취지향형 국가이기 때문이다.


핵무장 역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관심을 끌고 더 많은 착취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집념의 일환이었다. 북한은 입만 열면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안보가 위태롭고 경제가 피폐하여 방어를 위해 부득이 핵무장을 했노라 강변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주변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끊임없이 행동으로 실천해 온 건 바로 북한 자신이었다.


2017년 천신만고 끝에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그것으로 모든 꿈이 일거에 달성될 것으로 믿었다. 한국은 핵강국 북한에 복속해 거액의 경제원조를 조공으로 바치다 결국 흡수통일 되고, 미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불가피한 현실로 인정해 낡은 영변 핵시설 해체의 대가로 제재조치 해제에 동의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를 일축한 미국은 뒤도 안 돌아보고 초미의 관심사인 미·중 대결 현장으로 떠나버렸다. 관객이 떠난 무대에 홀로 남은 북한은 미국이 남기고 간 제재조치로 숨이 막혀오고, 유일한 관객인 한국이 ‘종전선언’ 패를 흔들며 도와주려 동분서주하나 아무도 관심이 없다.


비핵화 없는 제재 해제는 있을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이 확고함에 따라, 북한은 미국의 ‘조건 없는 핵협상’ 제의에 불응하면서 ‘제재 해제 조건부 핵협상’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미·중 대결에 몰두하여 북한을 잊어가는 상황이 되자, 잊혀지는 것이 두려운 북한은 다시 ‘관심끌기용 도발’에 나서고 있다.


연초부터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관심을 끌던 북한은 9월 들어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로 도발 강도를 높이더니, 지난주엔 단거리 잠수함발사미사일(SLBM)까지 발사했다. 영변 핵시설 증설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래도 미국이 동요하지 않으면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으로서도 꽤 어려운 선택이다. 그런 극단적 도발은 북한이 갈망하는 제재 해제를 더욱 요원하게 만들고 한국 대선에서 보수진영의 입지를 강화해 주는 자가당착의 실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의 터무니 없는 요구를 수용할 수도 없다. 비핵화 없는 제재 해제는 북한의 핵무장 영구화를 실현해 줄 확실한 첩경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대북 제재조치는 북한의 핵무장 영구화 야심을 견제할 유일한 비군사적 압력수단이다.


이것을 확고하게 유지하는 것은 북핵으로부터 평화를 지키기 위한 중요하고도 불가결한 조건이다. 만일 비핵화 이전에 제재조치가 해제된다면 더 이상 얻어낼 것이 없는 북한은 다시는 핵협상에 나오지 않을 것이며, 그 경우 ‘북핵 영구화의 용인’과 ‘군사적 해결’ 중 택일하는 방안만이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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