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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억압적 제도’가 국가 실패 부른다
 
2021-09-08 17:41:48

◆ 칼럼을 기고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文 이미지 ‘호감→비호감’ 급변 
‘나라 잘못된 방향 간다’ 53%

반민주 악법에 민주주의 위기
국민 고통 키운 反시장 정책들 
부동산과 일자리 정책 대실패 
민노총 무법에 人事 참사 겹쳐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8개월 남았다.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은 이뤄졌는가?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혼돈과 퇴보를 경험하면서 역설적으로 그 꿈은 이뤄졌다.

한국리서치 조사(8월 26∼30일) 결과,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33%)보다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53%)는 응답이 크게 앞섰다. 이런 추세는 임기 말에 더욱 강해지고 있다. 덩달아 문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도 출렁거리고 있다. ‘호감이 가지 않는다’(57%)가 ‘호감이 간다’(38%)보다 무려 20%포인트 정도 많았다. 지난 2017년 대선 직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에서 문 대통령 호감도가 61.4%였고, 비호감도가 21.7%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그렇다면 민심이 왜 이렇게 급변한 것일까? 무엇보다 전례가 없고 과도한 반민주 악법들로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계속 훼손했기 때문이다. 언론 ‘오보’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언론재갈법’이 대표적이다. 여당은 가짜 뉴스를 근절해 국민을 보호하고 피해자를 구제한다고 하지만, 이는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악법이다.

문 정부에서는 초(超)집권화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이념과 진영의 논리에 매몰돼 ‘정치’를 포기하고 ‘통치’에만 집중하면서 진보와 보수 간에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가 초래됐다. 국회에서는 집권 세력이 민주주의의 가드레일과 같은 제도적 자제와 상호 존중을 외면한 채 힘으로 각종 반민주, 반시장 악법들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나라는 두 동강이 났고 민주주의는 심대한 위기를 맞이했다. 한편, 무지하고 무책임한 정책으로 국민을 고통과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국정 방향 공감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앞선 조사에서 정부의 주거 및 부동산 정책과 일자리 고용정책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고작 9%와 24%에 불과했다. 현 정부 들어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3040세대의 일자리는 90만 개가 사라졌다. 더구나 국민은 여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집값·전셋값 폭등을 감내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상위 20% 주택 가격이 현 정부 출범 시점보다 거의 2배로 뛰었다. 문 정부는 역대 정부가 상상도 못 했을 만큼 방만하게 재정을 운용해 왔다. 현 정부 5년간 정부 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8.6%로 박근혜 정부(4.3%)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한 이명박 정부(6.6%) 때보다 훨씬 높다. 문 정부 임기 첫해이던 2017년 660조 원이던 국가부채가 5년 새 408조 원이나 늘어나면서 암울한 ‘국가부채 1000조(兆)’ 시대가 열렸다.

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A 로빈슨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서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제도’를 지적한다. 포용적 제도를 택하느냐 아니면 착취적 제도를 택하느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문 정부에서 부동산 및 일자리 정책 등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규제 강화와 세금 폭탄과 같은 억압적인 제도에만 치중하고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려는 무지 때문이다. 현 정부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북한 김정은의 가짜 비핵화 의지에 의존하는 굴종적이고 감상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다. 심지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한마디에 한·미 훈련이 축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법을 무시하는 민주노총의 행태는 일상화한 지 오래다. 금융 문외한인 청와대 전 행정관을 20조 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정책펀드’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선임하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 헌법 가치 훼손, 민생 파탄, 안보 포기, 법치 붕괴, 인사 참사 등으로 정권 심판의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렇다고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내년 대선은 누가 실패한 국가를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선거다. 국민의 지혜로운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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