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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파이브 아이즈 동참 관건은 동맹 의지
 
2021-09-08 17:26:59

◆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담당대사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대외정책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적에게 숨겨야 할 비밀은 친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예민한 비밀을 남과 공유하는 데 따른 위험성을 지적한 말이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남과 비밀을 공유한다면 이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의 수준이 대단히 높다는 의미다. 국가 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경제협력은 상호 이익만 있다면 적대국 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나, 군사동맹은 유사시 남을 위해 피를 흘려야 하는 협력 관계로 이익의 수준을 초월하는 높은 수준의 공감대와 신뢰성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이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최고 수준의 국가 간 협력은 비밀정보를 우방국과 전면 공유하는 정보동맹이다.


지난주 미 하원 군사위가 채택한 2022년 국방예산 수권법안에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동맹 확대 필요성이 거론되고 한국이 대상국에 포함되자, 그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냉전 시대 초기부터 미국과 4개 핵심동맹국이 유지해 온 파이브 아이즈는 단순한 정보동맹이 아니라 미국의 세계 군사동맹 체제 중 ‘핵심 중의 핵심’을 구성하는 1급 동맹국들의 모임이다. 그 구성원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미국에 운명공동체와 같은 존재이며, 국제정치와 군사현안에서 항상 함께 생각하고 함께 행동해 온 나라들이다. 일본도, 독일도, 프랑스도 그에 포함될 수 없었다. 만일 한국이 거기에 포함된다면, 이는 단순히 정보동맹 가입에 그치지 않고 한국이 미국의 2급 동맹국에서 1급 동맹국으로 격상된다는 의미다.


한국이 파이브 아이즈에 가입하려면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미국과 기존회원국들이 한국의 가입에 합의하고 초청해야 하며, 둘째 한국 정부가 그 초청을 수락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회원국 확대 검토의 최대 관건은 신뢰성 문제일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파이브 아이즈의 민감한 정보가 한국 정부에 공유될 경우 그것이 중국이나 북한에 몰래 전달되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이 “그 눈을 멀게 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반중 전선의 최전선인 파이브 아이즈에 가입함으로써 친중 정책을 전면 청산할 정치적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원 결의안은 내년 5월까지 행정부가 회원국 확대 검토 결과를 보고하도록 명시했다. 내년 대선에서 보수 야권이 승리한다 한들 한국의 가입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군사협력이나 동맹관계는 상대국에 이질적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잠시 중단했다 재개하면 그만이지만, 정보협력은 그 속성상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신뢰를 배신할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제공된 정보가 나중에라도 이질적 정권에 의해 적국 손에 들어가면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설사 한국에 보수 정권이 들어선들 중국과 북한에 대한 종래의 환상과 애착을 완전히 포기하고 국제적 대의에 동참할지도 미지수다.

한국이 파이브 아이즈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행동할 의지를 갖는 것이 선결 과제다. 한국 외교가 우파정권이건 좌파정권이건 외교적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모든 대외관계를 중국이나 북한과 연결지어 복잡한 손익계산을 하는 나 홀로 외교행태를 버리지 못한다면,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 가입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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