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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아프가니스탄 사태, 남의 나라 일 아니다
 
2021-08-17 14:35:14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북한 눈치 보느라 훈련조차 제대로 못하는 우리 군대

국민 안전의 핵심요소는 주한미군이란 사실 인식해야


7월 2일 미군이 철수를 개시한 이후 1개월 여 만에 아프가니스탄이 붕괴 및 항복하고 말았다. 탈레반은 현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항복을 받았고, 지금은 정권이양을 논의하고 있다. 철저한 무장도 갖추지 못한 탈레반 군대에게 미군의 첨단 무기 및 장비를 지원받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저항다운 저항 한번 못한 채 무너진 것이다.
 
이번 사태를 목도하면서 유사한 위기가 한국에 발생할 경우 우리 군대가 제대로 싸워줄까를 걱정하는 사람이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무기와 장비는 다소 첨단이라고 하지만, 우리 군은 성범죄 하나 제대로 처리 또는 예방하지 못하여 쩔쩔매고 있고, 북한의 엄포에 훈련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군기, 사기, 단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군대처럼 도망하거나 항복하게 될 가능성은 없을까?
 
외부의 시각에서 보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변화는 정권이 교체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나라는 온전하고, 국민도 그대로이다. 새로운 지도자를 맞아서 아프가니스탄이 더욱 안정되고 발전된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후 벌어질 보복행위이다. 지금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종교적으로 철저한 집단일수록 반대 집단에 가혹하고, 20년 동안 외로운 투쟁을 하는 동안 쌓인 분노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발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다수의 언론에서 현재의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1975년의 베트남과 비교하고 있다. 둘 다 미군이 철수하자마자 기존 정부가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둘 다 미군에 의존한 채 스스로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들 국가와 분명히 다를까? 북핵 위협이 너무나 심각해졌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는 물론이고 군대조차 핵대비에 진지하지 않다. 미국에게 협상을 통하여 북핵을 없애주기를 요구한다. 여당의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이 벌인 수 차례 토론에서 한번도 안보문제가 중요한 토론주제가 되지 않았다. 한국군은 북한을 적으로 부르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자체적인 북핵 대비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지도 않다. 미군이 철수한 상태에서 북한이 핵무기 수 발을 한국의 주요 도시에 투하하면 한국도 아프가니스탄처럼 삽시간에 붕괴되지 않겠는가?
 
불편한 진실이지만, 현재 한국에서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국민도 하여금 안심한 채 생업에 종사하도록 하는 핵심요소는 주한미군과 미국의 안보지원이다.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 없이 핵무장한 북한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우리 내부에는 ‘자주라는 감정적 사치에 빠져서 종교처럼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미군은 미국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하여 주둔하는 것이라서 요구해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지식인일수록 이러한 감정적 사치가 더욱 심하다. 아마 아프가니스탄의 지식인들도 얼마 전까지 유사한 논리를 주장했을 것이다. 제발 국가안보를 감정적 사치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라. 한·미동맹 강화 이외에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을 인정하라.
 
일부 지식인들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통하여 ‘평화협정’의 허구성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탈레반은 2020년 2월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그 협정에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위협적 행위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미군이 철수하지마자 공격을 개시하여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말았다. 지금은 누구도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준수했는지를 거론조차 하지 않는다. 북베트남도 1973년 미국 및 남베트남과 협정을 체결했지만, 바로 2년 후에 남베트남을 공격하여 병합했다. 그런데 한국의 지식인 중에는 평화협정이나 종전선언이 평화를 보장해준다면서 그 체결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례를 통하여 진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은 남의 잘못을 보고, 내가 유사한 잘못하지 범하지 않도록 미리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자주국방 수준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실질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면서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감정적 사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비태세 없는 평화협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다음이 한국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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