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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기업 흔들고 채용 막을 노조법 시행령
 
2021-06-23 13:20:34

◆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고용노동정책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정기국회 마지막 날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핵심 협약과 관련된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공무원의 노동조합법’ ‘교원의 노동조합법’ 등 고용노동부 소관 10개 법률안이 한꺼번에 입법됐다. 그런데 노사 두 단체가 상반된 관점에서 각각 비판하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노조법은 실업자·해고자 등의 노조 가입 허용 등 ILO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 비준을 위한 개정과 아울러 기업별 노사관계의 특성을 고려한 보완 방안을 입법했다. 이 노조법은 공포한 지 6개월 뒤인 오는 7월 6일부터 시행된다. 그런데 개정 노조법은 대등성과 균형성을 통해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데 ‘한계’를 안고 있는 노조법 체계로 됐다. 또, 지난 2월 국회에서는 ILO 핵심 협약(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및 제98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 비준안이 통과됐다. ILO 핵심 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당시 야당은 ‘협약 비준으로 인한 노사 불균형’과 실업자·해고자 등의 노조 가입이 허용되면 노사 갈등을 유발한다며 퇴장했다.

하지만 개정 노동관계법과 ILO 핵심 협약 비준은 노동계의 활동력을 크게 높일 것이다. ILO 핵심 협약 비준에는 노동계의 요구가 대폭 반영됐다. 반면, 경영계는 ILO 핵심 협약이 발효되면 노조의 단결권이 크게 강화돼 노사관계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정작 대체근로의 허용,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형사처벌 삭제, 파업 시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 등 보완 입법을 요청했으나 제외됐다. 정부가 ILO 사무국에 비준서를 기탁한 후 1년이 지난 2022년 4월 20일부터 비준 효력이 발생한다.

노조법 중 ILO 협약과 충돌하는 조항은 협약으로 대체하게 된다. 먼저, 개정 노조법은 기업별 노조의 임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ILO 핵심 협약상 결사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다. 해고자나 실업자가 기업별 노조의 간부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또한, ‘비종사자’(해당 기업의 직원)의 사업장 출입 제한도 마찬가지다. 한편, 경영계는 ‘이익집단화된 노조로 인해 기업과 일반 국민이 피해를 보는 측면도 있다’고 경영 애로 사항을 토로했다.

현행 노조법은 근로자라면 자유롭게 노조를 조직·가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고자나 퇴직자는 여전히 노조의 소극적 요건이라는 한계와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특별의결정족수에 의한 노조 규약의 한계가 있을 뿐이다. 또한, 공무원과 교원의 경우에도 노조 가입 자격을 기존 공무원 및 교원 관련법에 의한 현직자 외에도 ‘퇴직자’와 ‘전직자’로 확대됐다.

그런데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노조법 시행령에는 ‘비종사자’(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활동’과 ‘사업장 출입 문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경제계는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노사 갈등·분쟁의 양산이 분명하다며 객관적·구체적인 명문화를 강하게 요청했었다. 정부는 현장 문제는 노사가 알아서 성숙된 관행을 만들라는 의미인 듯하다. 정부의 예방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끝내 아쉽다. 경영계는 자체적으로 ‘비종사 조합원의 사업장 내 노조 활동 관련 가이드’를 발표했다. 하지만 기업은 흔들리고 신규 채용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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