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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보궐 선거 이후: 안보의 쇄신이 더욱 필요
 
2021-04-12 13:38:23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궐선거 패배요인에는 안보도 포함

너무나 불안한 현 정부의 안보태세

북핵 대비에 역점을 두어야

국방개혁도 재검토해야


서울과 부산의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여당의 후보가 패배하자, 문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수용한다면서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말하였다. 실제 어느 정도로 쇄신할 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정부와 여당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분명하다. 아마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정책을 손 볼 것이고, 세금 문제도 일부 조정할 것이다. 20대 청년들의 거부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도 강구될 것이다. 당분간은 겸손한 자세를 갖고자 노력하면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보궐선거 패배요인에는 안보도 포함


그런데 이번 보궐선거의 패배 원인 분석에서 간과되고 있는 사항이 있는데, 그것은 현 정부의 안보정책이다. 현재 언론에서는 20대의 20% 이상의 격차가(서울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의 경우 55.3% 대 34.1%)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6.25전쟁을 경험한 70대 이상의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엄청난 차이를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경우 70대 이상의 경우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의 비율이 74.2% 대 25.2%로 약 50% 격차, 3배에 이른다. 부산의 경우에도 70대 이상 유권자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여당 김영춘 후보에 대하여 82.3% 대 16.5%로 5배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필자는 이것이 단순히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두된 보수정당 지지가 아니라 6.25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의 안보불안 정서가 상당할 정도로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참패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 급증, 세금 폭탄 등의 문제에 대하여 이들이 크게 민감해야할 연령세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보수정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은 현 정부의 안보불안에 기인하였다고 봐야 한다.


너무나 불안한 현 정부의 안보태세


실제로 현 정부는 안보를 거의 돌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18일 미국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여 소위 “2+2 회담”을 개최하였으나, 이틀 전 일본에서 열린 “2+2회담”에서의 공동성명 내용과 비교했을 때 매우 미흡하고,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분명한 방향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미사여구를 나열하는 데 그쳤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아무런 내용을 합의하지 못하였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의 동참 방향도 정해지지 않았다. 핵무기가 없어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아는 어른들은 정부가 한미동맹보다는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매우 불안하게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며,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을 수 있다.


현 정부의 기대와 달리 북한은 비핵화를 추진하기는커녕 핵무기를 계속적으로 증강해왔고,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는 핵무력을 더욱 증강시켜 남북통일을 앞당기겠다는 방향까지 제시하였다. 지난 3월 25일에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되는 2발의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발사하여 한국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는커녕 마치 북핵 위협이 없어진 것처럼 모른 체하고 있다. 6.25전쟁을 겪어서 공산주의의 위험과 안보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70대 들이 현 정부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북핵 대비에 역점을 두어야


현 정부는 제반 국정을 쇄신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쇄신의 대상에는 외교와 국방도 포함되어야 한다. 전반적인 차원에서 한국 안보의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현재의 안보전략이 무엇인지를 점검한 다음에 국민을 보호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안보전략과 정책을 수립하여 국민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안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안보에 대한 불안이 더욱 심해질 경우 다른 현안에 대하여 아무리 노력해도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현 정부는 무엇보다 북핵 대비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서 안보태세를 격상시켜야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을 중단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하더라도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책을 강구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헤이글(Chuck Hagel)이 중심이 되어 일부 동맹국 정치인들이 제안하였듯이 현재 유럽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핵계획그룹(Nuclear Planning Group)을 아시아에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미국이 요구할 때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한미동맹은 미사여구가 아닌 실질적 내용으로 강화해야 한다. 내년부터 한미연합훈련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방향으로 미국군과 협의하고,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으로 임명하는 문제는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에 설치되어 있는 한미 양국군 간의 “억제전략위원회(DSC)”를 적극적으로 가동하여 북핵 억제를 위한 제반 실질적인 사항을 실시간에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

무기체계 획득의 우선순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북핵 위협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에 경항모나 핵잠수함과 같은 장기적이면서 전략적인 사업의 추진은 당분간 유예해야할 것이다. 대신에,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고자 할 경우 선제타격하기 위한 전력(Kill Chain), 그것이 실패할 경우 공격해오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기 위한 한국형 미사일방어력(KAMD), 그리고 유사시 재래식 전력으로라도 응징하기 위한 한국형 대규모 응징보복력(KMPR)을 더욱 강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할 것이다.


국방개혁도 재검토해야


이제는 국방개혁의 전면적인 타당성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120만이 되는 북한의 병력을 50만명 정도의 한국군으로 담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병력 감축의 추세를 잠시 중단한 상태에서 적정선을 다시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병사들의 군기, 사기, 단결을 재점검하고, 복지에만 신경을 쓰기보다는 높은 전투준비태세 유지에도 충분한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국가의 내정(內政)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기 때문에 극단으로 악화되기 이전에 어느 정도 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외교와 국방을 비롯한 안보는 극단적으로 악화되기 전에는 그의 문제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기 이전에 미흡함을 알아서 미리 시정하는 것이 국정을 맡은 정부와 여당의 최우선적인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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