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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 '추미애 아들·통신비2만원'에 떠오르는 이재명
 
2020-09-23 09:23:24

◆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논란에
전국민 2만원 통신비 지원 논란 겹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이어져
`차별화’ 이재명 지사 선호도 1위에 올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를 둘러싼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씨는 카투사(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복무 중이었던 2017년 6월 1·2차 병가와 개인 휴가 등 23일간 휴가를 썼다. 그런데, 서씨가 군 병원의 요양 심사를 받지 않고 부대 복귀 없이 휴가를 연장한 것을 두고 “비정상적인 특혜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은 서씨 복무 당시 당직 병사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제보가 사태의 발단”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추미애 구하기’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0일 국방부는 총 10개의 관련 규정을 나열하며 유리한 규정 해석을 토대로 서씨의 병가와 휴가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국방부는 “서 씨가 입원을 안 했기 때문에 군 병원 요양심사도 필요 없고, 부득이한 경우 전화로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런 판단과 해석은 편파적 대응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작 특혜 의혹의 핵심 사항에 대해 침묵했기 때문이다. ‘휴가 연장’이 적법하다는데 관련 서류는 없다. 휴가명령은 지원대(상사·대위)에서 신청하면 지역대(중령)를 거쳐 지원단(대령)에서 명령을 발령하는 시스템인데, 서씨의 경우 부대일지와 면담기록 및 복무기록에 1·2차 청원휴가를 나갔다는 사실만 기재돼 있을 뿐 누가·언제·며칠 간의 병가명령 조치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당시 군 관계자가 서씨의 휴가뿐만 아니라 자대 배치, 통역병 선발 때도 추 장관 측의 지속적인 청탁과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했는데 국방부는 이런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았다. 침묵을 이어가던 추 장관은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서씨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조로남불(조국+내로남불)이, 올해 추로남불(추미애+내로남불)로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 법치와 정의 국방이 산산이 부서졌다. 국민의 절망이 깊어가고 있다”고 했다. 신 의원은 “서 일병 구하기에 대한민국 공권력이 총동원됐다. 국민의 생명줄인 국방의 기반과 나라의 근간인 신뢰와 법치를 흔들겠다는 것”이라며 “국방에 대한 정의와 공정이 사라지면 아무리 강대국도 멸망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 수사도 총체적 부실, 늦장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추미애 보좌관 전화’와 같은 핵심 진술을 조서에서 누락시켰고, 서 씨 수술 병원 압수수색도 막았다. 검찰 인사로 다른 곳으로 전출된 조서 누락 검사와 수사관이 수사팀에 복귀했다. 야당은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현희 전 의원이 위원장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추 장관 간의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권익위는 지난해 10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교수가 검찰 수사를 받을 때에는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고 장관직에서 배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또한, 권익위는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 사병의 공익신고자 보호조치 요청도 “휴가특혜 의혹은 공익신고 대상행위가 아니어서 공익신고자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야당은 “권익위가 본분에 충실하기는커녕 ‘추 장관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니 ‘정권 권익위’로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 검찰, 권익위 등 정부 부처가 추미애 장관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서씨와 관련된 모든 의혹과 정황이 외압과 청탁이라는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 대상이 된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지휘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성역 없는 신속한 수사와 정부의 신뢰 제고를 위해서는 추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추 장관은 지난 13일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입장문에서 “검찰 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제 운명적인 책무”라고 적었다. 추 장관은 지난 7일 법무부 알림을 통해서도 “그동안 (아들 관련) 사건과 관련해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 완수를 위해 흔들림 없이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진보 언론 매체 사설에서 조차 “추 장관 아들 의혹은 검찰개혁과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검찰개혁을 연계하는 것이야말로 검찰개혁을 정략적으로 오염시켜 다수 시민을 검찰개혁의 적으로 돌리는 반개혁적 행위이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14일에 추미애 장관을 직접 겨냥해 “자신의 곤궁한 처지를 어찌 검찰개혁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으로 감추려 하느냐. 검찰개혁은 깨끗한 손으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더럽혀진 손으로는 개혁을 할 수 없다”면서 “최근 일련의 검찰 행정으로 보더라도 그건 개혁이 아니라 개악으로 가고 있지 않느냐. 더 이상 부끄러운 손, 더럽혀진 손으로 검찰개혁을 말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아들 휴가 연장 문제에 직접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작성한 문건엔 서씨 부모가 휴가 연장을 문의하기 위해 민원실로 통화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추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나도 남편도 국방부에 민원을 넣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럼, 귀신이 전화를 한 것일까?

영국 역사학자 월터 배젓은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효율성이 아니라 품위”라고 했다. 그런데 품위는 도덕성에 기반한다. 단언컨대, 장관이 거짓말을 일삼으면 정부의 신뢰는 곤두박질치게 된다. 또한, 외압과 특혜 의혹을 권력으로 막으려고 하면 정부의 도덕성은 사라지고, 공정과 정의가 무너지면서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없게 된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여론조사(9월 15일)에 따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퇴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력형 비리이므로 ‘사퇴해야 한다’는 49.0%,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45.8%였다. 그런데 병역 문제에 민감한 18~29세 젊은 세대에서는 ‘사퇴 필요’가 56.8%인 반면 ‘필요 없음’은 36.8%에 불과했다. 중도층에서도 그 비율이 각각 58.9%와 37.3%였다.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숱하게 약속한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읍참미애’(泣斬美愛)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 정부 여당에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코로나 사태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사업으로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을 제안했다. 이 정책은 민주당 당 지도부와 문재인 대통령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이낙연 대표가 건의하고 문 대통령이 ‘작은 위로’라고 수용하면서 공론화됐다.

그러나,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과 열린민주당마저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통신비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전국민 통신비 2만원을 뿌리면서 지지율을 관리할 때가 아니다”라며 “청년을 살리고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생계비 지원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지난 15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통신비 지원을 반대했다. 이후 심 대표는 “통신비 2만원은 정부 여당 내에서도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이재명, 김경수 지사 등 핵심 인사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기어이 밀어붙이려고 한다면 그건 아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전 긴급 지원을 위해 조속히 추경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졸속 심사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심도 부정적이다. 리얼미터·YTN 여론조사(9월 11일)에 따르면,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결정에 대해 58.2%가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한 반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7.8%였다.

추미애 후폭풍과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논란 등이 맞물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가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YTN 9월 2주 여론조사(7~11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5%p 떨어진 45.6%로 나타났다. 2주 연속 하락세다.

반면에 부정평가는 1.9%p 오른 50%로 3주 만에 오차범위내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특히 20대 지지율은 36.6%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성별로는 남성(48.8%→42.2%)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중도층에서 긍정 평가는 39.3%인 반면, 부정 평가는 57.6%였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3.4%, 국민의힘 32.7%였다.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0.7%포인트로 오차 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4.4%포인트 내렸고 국민의힘은 1.7%포인트 올랐다. 보수단체들의 광복절 광화문집회와 코로나19 재확산세 여파로 2주 전(민주 40.4%·국민의힘 30.1%)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던 두 당 지지율 격차가 4주 만에 오차범위로 좁혀진 것은 민주당의 도가 넘는 추미애 구하기와 무책임한 발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모든 의원이 (국민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주문은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에게 포털 메인 화면 뉴스 배치와 관련해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지시하는 문자 메시지가 노출돼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나왔다. 이 대표의 주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 장관을 옹호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황당한 발언’들이 잇따랐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9일 추 장관 아들 특혜 논란을 일축하면서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추 장관 아들 특혜)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카투사 출신 예비역들은 온라인으로 성명서를 내고 “카투사에서 성실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 중인 수많은 장병 및 수십만 예비역 카투사들의 명예와 위신을 깎아내리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 의원은 “카투사도 일반 군과 다르지 않다”며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국회 국방부 간사인 황희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당직사병 실명을 언급하고,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공범 세력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되자 황 의원은 당직병 실명을 지우고 ‘단독범’ 표현을 수정한 글을 게재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불편함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16일 추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었다. 그는 “명확한 사실 관계는 추 장관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결국 추 장관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희대의 망언”이라면서 “정신 줄을 놓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 원내대변인은 안중근 의사의 말을 인용한 대목을 삭제하는 등 논평을 수정하고 유감을 나타냈다.

한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 병역 논란이 뜨거워지자 야당을 향해 쿠데타 세력이라며 몰아부쳤다. 그는 “군에서 정치에 개입하고 그랬던 세력들이 옛날에는 민간인을 사찰하고 공작하고 그랬습니다. 쿠데타까지 일으켰습니다. 그 세력들이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합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분명, 민주당 의원들의 추 장관 엄호가 상식 수준을 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 장관을 두고 “불공정 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라고 맹비난했다. 14일 국민의힘 비상대책회의에서 “전 법무장관은 교육, 현 법무부장관은 군복무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은 불공정 바이러스에 집단감염됐다”고 꼬집었다. 특히 추 장관을 둘러싼 의혹으로 “청춘들의 공정에 대한 상실감이 매우 크게 전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사태는 정국을 이끌어가는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와 행보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추 장관 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것은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감사원이 일제히 공무원의 기강 해이, 업무 태만을 막기 위해 공직기강 특별감찰에 들어갔다.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부정적 이슈에 침묵하면서 공직 감찰에 몰입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다. 당장 국민의 힘 대변인은 “추 장관 사태에 대한 입 단속은 물론 앞으로 쏟아져 나올지 모를 정권 내부고발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초조함이 엿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 의혹에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 조국 전 장관과는 달리 문 대통령은 추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없으니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고 국민을 설득하면서 사태를 풀어야 한다.

김종인 위원장은 “불공정 특혜 논란의 최종 종착역은 대통령”이라면서 “남이하면 반칙, 특권이고 자신들이 하면 공정이란 궤변이 일상화되면서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괴물정권으로 변질 중”이라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으로 향해 “의도된 침묵으로 사태를 악화시켜선 안된다”면서 대통령이 나서 추 장관 사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요구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통신비 지원 정책 말고 추미애, 이상직, 윤미향, 김홍걸이 몰고 온 후폭풍을 막아내야 할 녹록치 않은 과제를 떠안았다. 이 대표는 추 장관의 아들 의혹과 관련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으나 더 확실한 진실은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이라며 “검찰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은 정쟁을 자제하며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옳다”면서 “야당이 정치 공세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사리에도 맞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주장을 쏟아내고 있는 데 이를 옹호하는 자세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장관 아들 한 사람 구하려다 검찰, 국방부 등 정부 부처와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는 시중의 비난을 잠재우려면 이낙연 특유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교육과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국민의 역린”이라며 “군대 다녀온 평범한 청년들에게도 그들이 갖는 허탈함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추 장관 옹호가 아니라 바로 이런 용기 있는 입장 표명일지 모른다.

이 대표는 14일 대량 해고 사태를 겪고 있는 이스타 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에 대해 “이 의원께서는 창업주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갖고 국민과 회사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한, 재산신고 누락으로 논란이 된 김홍걸 의원을 겨냥해 “4·15 총선에서 당선되신 여야 국회의원 가운데 총선 당시 신고한 재산과 지금의 신고재산 사이 차이가 나는 경李?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가운데는 규정의 변화 등 설명 가능한 경우 많은 것 같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중앙선관위원회가 여야를 막론하고 철저 조사해서 응분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6일 ‘민주당판 공수처’인 윤리 감찰단(이하 감찰단) 출범을 발표했다. 단장은 부장판사 출신 최기상 의원이 맡았다. 이 대표는 ”감찰단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의 부정부패와 젠더폭력 등 불법, 이탈 등의 문제를 법적·도덕적·윤리적 관점에서 다뤄 윤리심판원에 넘긴다”고 했다. “당헌당규, 사회상규와 양심에 따라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당 구성원들의 윤리를 확립하고 당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홍걸 의원과 이상직 의원을 각각 1호 사건 당사자로 조사하도록 했다.

이 대표가 김,이 두 의원에 대해 엄중 대응 방침을 내세운 배경에는 당 내외의 부정적 여론이 작용한 것 같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7일 임금체불·편법승계·차명재산 의혹을 받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 의원과 선 긋는 데만 신경 쓸 일이 아니라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했다.

검찰이 지난 16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 대표 출신인 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의원을 업무상 횡령 등 8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 성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등 불법 행위가 드러난 만큼 비례대표로 추천될 명분이나 이유는 사라졌다. 더구나, 공직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윤리적’ 자질‘마저 상실했다. 민주당은 윤 의원에 대해 당직과 당원권을 정지시키면서 “법원 판단을 지켜보자”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당원으로서 행사하는 투표권 등은 정지됐지만, 당적은 유지돼 비례대표인 윤 의원은 현역 의원 신분은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가짜 뉴스’ ‘역사 왜곡’이라며 윤 의원을 감싸왔던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5월 27일 ‘윤미향 논란’에 대해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했다. 심지어 “사사로운 일을 가지고 과장된 보도가 많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까지 했다. 민주당이 진정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든다면 그동안 맹목적으로 윤 의원을 결사 옹호 한 것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고 제명과 같은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윤 의원은 “검찰 수사 결과 발표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30년 역사와 대의를 무너뜨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윤미향이 정의연이 될 수는 없다. 정의연이 추구했던 가치와 운동은 윤미향의 횡령과 같은 뒤틀리고 왜곡된 행태로 결코 훼손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윤미향의 사퇴는 필연적이다.

이 대표는 대표 수락 연설에서 ‘5대 명령’의 하나로 ‘혁신 가속화’를 제시했다. 민주당은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과 기부금 제도에 대한 담대한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 정의연은 부정 회계 의혹이 불거지자 “세상 어느 비정부기구가 활동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느냐”며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지금은 해당 시민단체가 스스로 공시하지 않는 이상, 후원금이 얼마나 들어왔고 어디에 쓰였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기부금은 아예 감사 대상도 아니다. 공익성이 강한 시민단체에 제공되는 정부 보조금 또는 기부금이라도 더 이상 눈먼 돈이 안 되게 회계 투명성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검찰 수사 결과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안성 쉼터 등 핵심 의혹이 안 밝혀졌기 때문이다. 향후 검찰 수사 결과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면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만약 이 대표가 당 소속 장관과 의원들로 인해 발생한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실패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추진하지 못하면 대권 주자로써의 위상과 호감도가 추락할 수 있다. 이 틈을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 도지사가 빠르게 치고 들어 올 것이다.


이 지사는 치고 빠지는 전략에 능숙하다. 이 지사는 줄곧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정부·여당이 선별지급 방침을 정하자 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당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 지사의 표현에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인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이재명 탈당해라”는 성토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지사가 정책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것은 결국 이낙연 대표와 각을 세우기 위한 전략이다. 이 대표는 이 지사가 정치적 승부수로 던지는 과감한 정책과 이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지사는 최근 의사고시 거부 의대생에 대해서도 ”구제는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들은 법 질서를 준수하지만, 범법으로 부당이익을 취하는 소수는 언젠가 합법화를 기대하며 불법을 반복적으로 감행한다”고 의대생들을 비난했다. 또 “힘만 있으면 법도 상식도 위반하며 얼마든지 특혜와 특례를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고 사실상 헌법이 금지한 특권층을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불법의 합법화, 불합리한 예외 인정, 특례와 특혜는 이제 그만 할 때도 됐다”며 “모두가 원하는 공정한 나라, 함께 사는 세상은 ‘법 앞의 평등’ 실현에서 시작 된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이런 발언들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평소 어록을 연상케한다. 여하튼 이 지사는 ‘노무현 마케팅’을 통해 자신을 다른 대권 주자와 차별화하려는 것 같다. 이런 차별화 전략 효과 탓인지는 모르지만 이 지사의 지지도는 순항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9월 조사 (8~10일)에서 이 지사가 이낙연 대표를 두달째 앞서며 20%선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를 제시하지 않고 자유 응답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진 ”다음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22%는 이 지사라고 응답해 가장 많았다. 전월보다는 3%포인트 오르며 한국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20%선을 돌파했다. 두 달 연속 1위였다.

반면, 이낙연 대표 지지도는 21%였다. 지난 7월까진 이 대표가 선호도 20% 중반으로 단연 선두였으나 8월부터 이 지사가 급상승해 선두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8월 조사(11~13일)에서는 이 지사 지지율이 19%, 이 대표 지지율이 17%였다. 이런 지지도 변화는 이 지사의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대표가 긴장해야 할 국면에 접어 든 것 같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용기와 비전의 리더십이다. 이 대표는 “민심을 얻으면 천하를 얻고, 민심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다”는 미국 링컨 대통령의 말을 깊이 음매해볼 때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무소속 권성동 의원의 복당 신청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이 총선 국면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들의 복당을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하자 반발하며 탈당해 무소속으로 강원 강릉시에서 당선됐다. 당선 직후 복당을 신청했고 5개월 만에 복당이 이뤄졌다. 권 의원의 복당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김태호 무소속 의원도 국민의힘에 복당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여부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당의 안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당의 역사 속에서, 1인 지배정당이 되었을 때 결국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김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한 명의 권력자에 의해 당 운영이 전횡되고 사천이 자행되면 국민은 심판했고, 간판이 바뀌는 흑역사가 반복됐다”며 “위기, 개혁, 일사불란 그 어떤 이유로도 1인 지배가 합리화돼서는 안 된다. 일사불란한 1인 지배체제가 탄핵을 불렀고 위기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내 권한이니 내 뜻대로 하겠다’고만 한다면 독선적 리더십이 되고 사당화의 길로 빠지게 된다”며 “당이 변화를 주도하고 개혁한다고 하는데, 부끄럽게도 우리 정당사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 첫 번째 개혁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자신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강사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초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담도 벽도 없어야 한다”며 “큰 틀에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든 세력이나 인물들과 끝없이 연대하고 통합하고 동행하는 열린 민주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홍준표·권성동·윤상현·김태호 등 탈당파 무소속 4인의 복당을 당에 촉구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취임 100일만에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우 세력과 절연하면서 국민의 관심과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어느 정도 당을 안정 궤도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가 많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보수 세력이 외면했던 진보 어젠다를 수렴하면서 좌클릭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그동안 보수정당이 손사래를 쳐왔던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 힘은 추미애 장관 특혜 의혹에 대해 파상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분산된 야권의 힘을 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시발점은 내년 서울 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드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2단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민의 힘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원 50%, 국민 50% 방식’의 경선 룰에 따라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다. 물론 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될 수는 있지만 경선없는 추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2단계로 국민의 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면 자연스럽게 야권 후보 단일화가 추진될 것이다.

지난 2011년 10월 오세훈 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박영선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단일화를 추진했던 것과 유사한 방법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일단 이런 방식에 회의적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9월 3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밖에 계신 분들이 우리 당(국민의힘)에 관심을 가지면 당으로 흡수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왜 안철수 씨 질문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런 생각은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김 위원장은 기존 정치권과 전혀 연관이 없는 인사(예: 김동연 전 부총리)나 윤희숙 의원같은 정치 신인을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해서 돌풍을 일으키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김 위원장이 지금과 같은 나홀로 행보로 후보 공천에까지 개입하려고 하면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진검 승부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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