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회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유체이탈, 공감 부족, 허언(虛言), 아전인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에 대한 해석을 세간에서 평가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똑같은 자료에 대해 전체의 흐름을 보지 않고 자신들이 보고 싶은 부분만 보면서 자신 위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일반 경제학자 대다수가 아니라는데, 자신들은 특정 자료 변화를 놓고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2018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자평했다. 이는 고용근로자의 소득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는 데 근거를 둔 것이었다. 이러한 해석은 궤변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낮은 임금을 받던 노동자들은 노동시장에서 퇴출됐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었다. 올해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소주성의 정책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모든 분위에서 증가하고 5분위 배율도 떨어졌다는 결과에 대한 해석이다. 여기서 간과한 것은,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3분기 기준 처음으로 소득분배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저소득 계층인 1분위 계층의 근로소득은 외려 줄었으나 정부 재정에 의한 소득이전이 이들의 전체 소득 감소를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화룡점정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발언이다. 현 정부 들어 전국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전월세 가격도 안정됐다고 자평한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올랐고, 다른 지역과의 격차가 더 벌어져서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현실은 보지 못하고 있다.
또, 소주성의 효과에 대해 일반 경제학자들과 다르게 정부의 유체이탈식 평가를 하는 것도 문제다. 현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은 2018년 초기에는 하반기쯤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가, 하반기에 가서는 2019년에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을 바꿨다. 심지어는 소득분배 악화 현상은 오히려 소주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는 것이라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KBS TV 대담에서 2분기부터 경기가 좋아져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중후반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2%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소득=생산=분배’라는 기본적인 등가 관계를 무시하는 인식을 보면서 경제원론을 다시 가르쳐야겠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소주성을 주장하는 정책 입안자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기에 자신들이 선택하는 정책 수단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도 명확하지 않고, 수단과 목표 간의 인과관계를 보여 주는 설명도 일관성이 없다.
정권 중반기를 넘어선 이 시점에 경제학자들과 정책 수단과 효과에 대해 냉정한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 경제학자들 간에 소주성 효과는 정부 재정에 의한 일자리 창출이고, 저소득층 소득 증가는 이전소득의 증가에서 나온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소주성은 ‘낙수효과’가 아닌 ‘분수효과’를 통해 경제발전을 추구해 발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됐다. 그러나 이 주장이 비판을 받는 이유는, 이러한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고, 이론의 근거나 성공했다는 족보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정부 주도의 개발독재형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의 회귀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유체이탈 답변이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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