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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통권402호
1. 권력 집중의 위험과 보수 재건의 가능성
2. 공동체자유주의와 개혁적 보수 전환
3. 중수청 연합과 대선 승리전략
4. 차기 대선 주자 발굴과 새 시대의 리더십
5. 민주당의 장기 집권 전략과 보수의 마지막 기회
1. 권력 집중의 위험과 보수 재건의 가능성
이번 6·3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승리이자 국민의힘의 패배였다.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 4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대구와 경상을 승리라 할 수 없다. 부산 상실은 영남 보수 기반의 균열이다. 인천 상실과 경기 탈환 실패는 수도권 경쟁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대전·충청·강원에서도 확장력을 보이지 못했다. 서울 승리마저 구사일생에 가까운 신승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일부 지역 방어에 머무는 정당으로 축소될 위험을 확인했다. 민심은 낡은 보수의 방어선에 안주하지 말고, 중도·수도권·청년을 아우르는 전국적 수권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라고 경고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권력 집중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행정권과 입법권에 이어 지방권력의 주도권까지 장악했다. 여기에 사법부와 수사기관까지 정치적 영향권 안으로 끌어들인다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 원리는 크게 훼손된다. 권력 집중은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법치의 중립성을 흔들며 국가 운영을 권위주의적 방향으로 기울게 한다.
그런 점에서 서울은 민주당의 권력 독주에 제동을 건 수도권 민심의 보루로 남았다. 서울에서 확인된 수도권 중도층의 견제 심리와 2030세대 일부의 표심 변화는 향후 대선 전략의 중요한 단서이다. 그러나 이를 청년층의 보수화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청년 표심은 성별, 지역, 계층, 직업과 주거 여건에 따라 복합적으로 분화되어 있다. 앞으로도 치열하게 설득하고 확장해야 할 미래의 표심이다.
민심의 요구는 명확하다. 민주당에는 권력 독주를 경계하라는 경고가 주어졌다. 국민의힘에는 전면적 변화와 쇄신의 명령이 내려졌다. 국민의힘에는 재건의 기회가 남아 있지만, 낡은 노선과 정치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 기회마저 사라질 것이다. 결국 차기 대선의 승부는 중도·수도권·청년, 즉 ‘중수청’ 민심을 누가 먼저 설득하고 결집하느냐에 달려 있다.
2. 공동체자유주의와 개혁적 보수 전환
국민의힘의 첫 번째 과제는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권력 독주를 비판했지만 이를 대체할 국가운영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권 견제론만 있었지, 보수 재건의 철학과 미래 설계는 부족했다. 패배를 인정해야 정치적 책임이 따르고 개혁에 나설 수 있다. 둘째,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어떻게 설계하고 책임질 것인가를 제시해야 한다. 그 철학적 기반은 ‘공동체자유주의’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되 자유를 방임으로 만들지 않고, 공동체를 전체주의로 흐르게 하지 않는 균형과 조화의 철학이 바로 이것이다. 보수의 재건은 자유와 책임, 시장과 공동체, 성장과 상생, 법치와 공정 그리고 연대의 가치를 함께 세우는 개혁적 보수의 길이어야 한다.
셋째, 수도권 확장성과 지역 기반을 함께 갖춘 전국정당으로 다시 서야 한다. 수도권은 민생의 핵심 전장이다. 영남의 기반을 지키면서 충청·강원·호남·제주의 비전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서울 신승과 부산·인천 상실, 경기 탈환 실패, 충청·강원 부진은 수도권과 지방을 함께 아우르는 전국정당 재건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넷째, 청년 남성 지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청년 여성, 수도권 직장인, 비정규 플랫폼 노동자, 지방 청년, 신혼부부와 무주택 청년의 요구는 서로 다르다. 청년을 미래 정책을 함께 설계할 주체로 세우고 삶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다섯째, 정치적 인재 충원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기존 대선 주자의 서열 경쟁에 머물지 말고 국민이 ‘시대정신의 얼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잠룡을 찾아야 한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산업현장과 시민사회에서 검증된 인재를 폭넓게 발굴하고 국민 앞에서 경쟁시켜야 한다. 결국 국민의힘은 야당형 비판정당에서 대선형 국가운영 정당으로 전환해야 한다. 헌법과 법치의 수호자, 민생과 미래의 설계자, 중도·수도권·청년의 요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다시 서야 한다. 그 철학이 공동체자유주의이고, 그 정치적 표현이 개혁적 보수이다.
3. 중수청 연합과 대선 승리전략
차기 대선전략의 핵심은 개혁적 보수의 가치 위에서 중수청 연합을 구축하는 것이다. 중수청 전략은 이념과 가치가 빠진 단순 실용을 내세운 중도화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와 함께 책임윤리와 공동체 정신을 세우는 공동체자유주의에 기반해야 한다. 따라서 개혁적 보수는 낡은 기득권을 방어하는 보수가 아니라 자유를 넓히고 공동체를 회복하며 시장의 활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추구하는 보수이다.
중도는 극단적 진영 정치에 지친 국민이다. 수도권은 민생 문제가 집중된 생활 정치의 최전선이다. 청년은 공정한 출발선과 성취의 기회를 요구하는 미래 세대이다. 이 세 축을 묶지 못하면 대선 승리는 어렵다. 중도층에는 헌법과 법치, 책임과 실력에 기반한 품격 있는 국가운영을 제시해야 한다. 수도권에는 주거, 교육, 돌봄 등 생활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청년에게는 공정한 출발선과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미래 사다리를 제공함으로써 보수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안 세력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
중수청 전략은 공정국가에서 출발해 민생국가와 혁신국가로 발전해야 한다. 공정국가는 입시와 채용, 특히 법 집행에서 특권과 반칙을 없애고 동일한 규칙과 기회를 보장하는 국가이다. 민생국가는 삶의 고단한 불안을 줄이는 국가이다. 혁신국가는 첨단산업과 제도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과 기회를 창출하는 국가이다. 공정국가는 운영의 원칙이고, 민생국가는 국민의 삶이며, 혁신국가는 대한민국의 도약이다. 따라서 현장 간담회, 정책검증단, 미래포럼,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중수청 민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적 연합으로 조직해야 한다.
4. 차기 대선 주자 발굴과 새 시대의 리더십
중수청 전략의 성패는 결국 인물에 달려 있다. 가치와 비전, 시대정신은 사람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된다.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국민이 “이 사람이야말로 시대의 얼굴”이라고 받아들일 새로운 지도자를 발굴하고 검증해야 한다. 대한민국 보수정치에는 역사적 리더십의 계보가 있다. 이승만은 자유민주공화국을 세웠고, 박정희는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끌었으며, 김영삼은 권위주의를 종식하고 군부 정치의 잔재를 청산했다. 세 지도자는 공과에도 불구하고 건국, 산업화, 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결단으로 돌파했다.
오늘날 필요한 것은 권위주의적 카리스마가 아니다. 헌법과 법치를 존중하면서 방향을 제시하고 위기에는 결단하며 국민의 자발적 동의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공화주의적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이것은 개인의 권위나 대중 동원에 의존하지 않고 공공선과 책임, 법치와 공동체의 가치를 구현하는 설득형이자 공감형 리더십이다. 이 점에서 노무현 현상의 정치적 성공 구조도 역설계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은 자수성가형 서사, 지역주의에 맞선 도전, 탈권위주의, 서민적 언어와 자발적 시민조직이 결합된 새로운 정치 현상이었다. 보수는 이러한 정치적 에너지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와 공동체 그리고 공정의 가치 위에서 재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보수 지도자는 이승만의 국가관, 박정희의 산업 감각, 김영삼의 개혁 결단, 노무현의 도전 정신을 시대에 맞게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실력으로 성장한 서사, 법치와 공정의 상징성, 국민과 소통하는 언어, 미래 산업국가의 비전, 강하지만 품격 있고 선명하지만 극단적이지 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은 정직이다. 잘못이 있다면 숨기거나 변명하지 말고 인정하고 사과하며 책임져야 한다. 국민은 완벽함을 가장하는 지도자보다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바로잡는 지도자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낸다. 국민의힘과 보수 시민사회는 가칭 ‘차기 대선 리더십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잠룡이 정책과 비전, 도덕성과 확장성을 놓고 국민 앞에서 경쟁하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수권 리더십의 가능성과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
5. 민주당의 장기 집권 전략과 보수의 마지막 기회
이재명 정부의 당면 전략은 국민적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을 관철하고 사법 영역의 재편을 추진하는 데 있다. 중기적으로는 2028년 총선에서 친명 세력을 확대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2030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재명식 실용주의를 외피로 삼아 진보좌파 노선에 기반한 대한민국의 체질 전환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이러한 장기 집권 구상을 실현하려면 중도 확장이 필요하다. 민주당으로서는 친노와 친문, 비명 세력의 영향력을 조정하는 한편 강성 이미지를 완화해야 한다. 그래야 공소취소 특검을 비롯한 주요 정치 현안을 추진하면서 국민적 저항을 줄이고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청래가 정치적 변수로 떠올랐다. 그의 당원 주권 노선이 비명 세력의 재결집과 강성 지지층 중심의 당 운영으로 이어진다면 친명 주류의 당내 주도권과 중도 확장에 모두 부담이 될 수 있다. 정청래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노선 차이를 넘어 차기 당권과 2028년 총선 공천권, 나아가 2030년 대선 구도를 둘러싼 권력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민주당이 장기 집권 구도를 구축하는 동시에 내부 주도권 경쟁에 들어간 지금은 보수에 중요한 기회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공동체자유주의에 기반한 개혁적 보수로 다시 서고, 중수청 연합과 새로운 수권 리더십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추진한다면 2028년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2030년 대선 승리의 길을 열 수 있다. 그러나 반성과 책임, 통찰 없이 소모적 이전투구에 머문다면 보수의 2030년 대선전략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고 민주당의 장기 집권에 길을 터주게 될 것이다.
※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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