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7_brief.pdf
Hansun Brief 통권400호
1. 들어가는 말
2. 선거관리위원회의 현황 및 문제점
1) 선관위의 연혁 및 구성
2) 헌법상 독립기관의 문제점
3. 대법관 및 각급 법원장의 비상임 취임 문제
4. 해외의 선거관리 기관
5. 나가는 말
1. 들어가는 말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관리 부실, 외부 감시 부재, 국회 통제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로 국민 신뢰를 크게 잃고 있다. 특히 최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특혜 채용 논란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개혁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하에서는 선관위의 기관 구성 및 운영상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바람직한 개혁 입법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2. 선거관리위원회의 현황 및 문제점
1) 선관위의 연혁 및 기구 구성
우리나라에서는 1948. 5. 10. 제헌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초로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가 치러졌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선거에 관한 사무는 행정기관에 설치된 ‘선거위원회’가 관장하였으나,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대한 반성으로 선거의 관리를 공정하게 한다는 명분에서 1960. 6. 15. 제2공화국 제3차 개정 헌법에 ‘중앙선거위원회’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1961년 5·16 군사 정변 직후 일시적으로 기구가 폐쇄되었다가, 그 후 1962. 12. 26. 제3공화국 제5차 개정 헌법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근거를 두고 1963. 1. 21. ‘선거관리위원회’를 창설하여 현행 제9차 개정 헌법에 이르기까지 계속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헌법 제7장(선거관리)에서는 114조부터 117조의 3개 조문에서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선거관리위원회를 두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3인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규정되어 있어 행정부나 감사원의 직접적인 감사를 받지 않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정당 및 정치자금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으로 국회·정부·법원·헌법재판소와 같은 지위를 갖는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이고 위원장은 국가의 5부 요인이다.
2) 헌법상 독립기관의 문제점
통상 헌법·행정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독립기관은 정치권력의 간섭을 막아 공정성을 지키려는 장치이지만, 그만큼 외부 감시·책임 메커니즘이 약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먼저 독립성이 강화되면 될수록 외부 감시가 느슨해져 내부 문제를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독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조직 내부 인사 중심 운영 등으로 투명성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내부 폐쇄성이 커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예방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독립기관이라고는 하지만 선진 각국에서는 선관위(또는 유사기관)가 일정 정도 행정부나 국회의 통제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의 선관위는 이러한 외부적 통제로부터 거의 완전히 자유로운 기관이라는 데 있다. 첫째, 지난 2025년 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2023헌라5결정을 통해 선관위는 “헌법과 선거관리위원회법에 의하여 행정부 등 외부기관의 부당한 간섭 없이 선거사무는 물론 인사, 조직운영, 내부규율 등에 관한 각종 사무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고 결정하였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감사원의) 직무감찰권은 행정부 내부의 통제장치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바, 정부와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는 물론 이들 헌법기관과 마찬가지로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설치된 선거관리위원회도 헌법 제97조가 정한 피청구인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함으로써 선관위를 감사원 감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행 감사원법 제24조 제3항은 “(감사의 대상이 되는) 공무원에는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제외한다.”라고 규정하여 선관위를 직무감찰 제외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에 의해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한편, 선관위에 대한 국회의 감시와 견제 역시 매우 느슨한 편이다. 선관위는 선거관리 권한과 아울러 공직선거법상 선거나 정당 사무와 관련된 수많은 “조사·고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앞장서서 선관위를 비판하거나 예산을 삭감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입법부와 행정부에 의한 통제가 어렵다면 사법적 통제가 더욱 강화되어야 할 텐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3. 대법관 및 각급 법원장의 비상임 취임 문제
중앙선관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3인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위원장은 호선한다. 헌법이나 단행법에서 중앙선관위 위원장을 대법관으로 보임한다는 규정은 없고 호선하도록 되어 있지만 그동안 관례상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이 중앙선관위 위원장으로 선출되었고, 각급 시·도 선관위는 각급 법원장이 비상임으로 겸직한다. 특히 중앙선관위의 경우에는 헌법 제114조 제2항에 의해 9인 중 대법원장이 3인을 지명하는데 대개는 대법관 1인과 고위 법관출신들이 지명된다.
이런 구조하에서 선관위는 국회나 감사원으로부터의 감시나 견제를 (거의) 받지 않는 “독립기관”이면서도 “반행정부·반사법부”로서 대법관이 부총리격으로 의전서열 5위의 기관인데, 조직의 수장들은 모두 법관이라는 본연의 임무가 있기 때문에 비상임으로 구성된 것이다.
이렇게 외부로부터의 통제는 기대하기 어렵고 내부통제 기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선관위의 현실이다. 게다가 선관위 사무가 상임인 선관위 출신의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선거 관리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성이 약화되어 있다.
더욱이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은 통상 대통령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지명되고, 사무총장은 대개 내부승진에 의하도록 하고 있어 상호 견제와 균형 및 공정성 확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준수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선관위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공직선거법상 권한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 선관위는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계도·감시·고발권”과 “선거관리사무”라는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헌법상 “선거관리”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후자에 집중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그동안 선거관리 업무보다는 공직선거법을 계속 개정해서 전자, 즉 “불법 선거운동 감시와 고발” 업무에 집중하고 해왔다. 급기야 공직선거법은 헌법 시간에 수업의 난이도가 가장 높은 전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운 대표적인 규제법률이 되었다. 이렇게 불법선거운동을 단속하면 금권선거 방지 등 공정한 선거가 가능해지는 반면,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되어 유권자가 제대로 후보자에 대해 알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게 되는 큰 부작용이 있다.
선관위는 이렇게 해석조차 어려운 아주 상세한 규제를 통해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 대해 고발권을 행사해 왔다. 그런데 지역 선관위의 (비상임)위원장이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법원장이기 때문에 선관위가 고발하면 경찰에 입건되는 경우보다 많다고 인식될 수밖에 없다. “누구도 자기 죄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로마법 이래의 원칙이 선관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미국 등 해외처럼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서 대폭 선거운동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선관위의 “고발권”이 약화될 수 있다. 또는 선관위는 선거관리업무에 집중하게 하고 정당·선거에 관한 감독 업무는 경찰과 제3의 기관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
4. 해외의 선거관리 기관
해외의 선거관리 업무는 각국의 정치적·역사적 배경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먼저 지방분권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미국은 연방국가라는 특성이 반영되어 중앙에 선거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없고 연방 각 주(State)에서 선거를 관리한다. 둘째, 캐나다, 호주는 국가기관인 독립 기관형으로 정부에 선거관리를 위한 관청을 설치하되, 특히 캐나다는 의회가 이를 통제한다. 영국에서도 선거위원회가 독립적 운영되지만, 의회가 감독권을 행사해서 독립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셋째, 혼합형 국가는 독일처럼 연방선거관리관을 두고 연방통계청장이 겸직하되, 구체적인 실무 업무는 각 시·주에서 관리한다.
선거관리에 관한 해외 사례는 매우 다양하고 각국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만 현행 한국 헌법처럼 선관위를 헌법에 규정하는 경우는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부정선거로 대규모 국민 저항 운동이 발생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장단점이 있지만 당장 개헌이 어렵다면 구체적인 제도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우선 중앙선관위 및 각급 선관위의 위원장을 상임화해서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선관위와 법원과의 관계를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셋째, 국회의 통제가 구조상 어렵다면 국회의 통제를 받되 국회로부터 독립된 감독기구(예를 들면 국회 감사원이나 특별감찰관)를 신설해서 선관위 업무를 감사하고 국회에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언론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외부 국민감시기구를 상설화해서 선관위 업무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관위 업무 중 “고발” 업무는 최소화 또는 폐지해서 타 부서로 이관하고 “선거관리” 업무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5. 나가는 말
중앙선관위는 헌법상 독립성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책임성·투명성 부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이라기보다는 그동안 누적된 선관위의 문제점이 한꺼번에 노정 된 것이다. 해외처럼 독립성과 외부 감시를 병행하는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며, 국회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다층적 견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자료가 도움이 되셨다면 068801-04-137381(국민은행)로 후원해 주세요☆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비상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조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