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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통권392호
1. 대한민국: 부채의 함정에 빠지다
2. 초과 세수: 국가부채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3. 국가부채: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1. 대한민국: 부채의 함정에 빠지다
국제결제은행(BIS)는 2025년 3분기 말 원화 기준 비금융부문 신용, 즉 ‘국가총부채’는 2023년 4분기에 처음으로 6,000조 원이 넘으면서 6,500조 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24년 동기 기준 280조 원인 4.5%가 늘어나 GDP대비 2.5배에 이르는 것이다. 이중 정부부채는 1,251조 원 (GDP 대비 48.4%), 가계부채는 2,343조 원 (GDP대비 90.2%), 그리고 기업부채는 2,907조 원 (GDP대비 112.6%)이었다. 전년 동기대비로 보면 정부부채는 9.8%,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는 각각 3.0%, 3.6% 늘었다. 최근 정부부채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은 소득주도성장과 기본소득에 기반한 정부 지출의 확대로 인한 것이다. 정부부채의 증가는 국채 발행에 따른 금리 상승압력으로 이어져서 민간 부문의 소비가 줄고 기업 부문의 차입에 대한 연체가 늘면서 내수가 심각히 위축될 수 있다.
국가부채는 차입이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오면서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한 세대가 상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세대 간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부채는 물론이고 가계부채나 기업부채까지 세대 간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전체적으로 부채 구조조정의 문제는 매우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국가소멸의 위기까지 이를 수 있는 나라로 인식되어 있다. 인구문제는 단순히 경기예측의 수준이 아니면 말고의 영역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검증된 사안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OECD는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말 전망치 2.1%에서 0.4% 하향 조정하여 1.7%로 추정하였다. 이는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중동에 대한 석유 수입의존도가 높음에 따른 생산비 상승 및 수출 제조업의 부담 증가를 원인으로 보았다. 반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2.9%로 추정하여 우리나라의 경제위기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는 사실상 잠재적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의미하고 이에 따른 국가부채 비율의 상승은 경제개혁을 해야 한다는 마지막 시그널을 내고 있다고 본다.
2025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 국가채무는 1304.5조 원으로 GDP 대비 49.0%라고 발표했다. 총세입은 597.9조 원이고 총세출은 591.0조 원으로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1천억 원 가운데 828억 원은 국가재정법 제90조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활용했다. 2025년 국가채무는 전년 대비 129.4조 원이 증가하여 GDP 대비 3.0%p가 상승한 것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정부채무를 중심으로 국가부채가 증가하고, 지속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낮게 되면 우리나라의 부채부담 능력은 현저하게 하락하면서 국가신용도의 제고는 물론 외환시장의 안정, 그리고 경제활력은 기대할 수 없다.
정부부채는 공공부문의 범위에 따라 국가채무(D1)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직접 상환해야 하는 빚, 일반정부 부채(D2)로 국가채무와 비영리공공기관의 빚, 그리고 공공부문부채(D3)로 일반정부 부채와 공기업의 빚으로 구분된다. 2025년 현재 공공부문 부채 (D3)는 1,739조 원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부과방식으로 운용되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군인연금, 그리고 공무원연금의 미적립 부채를 더하면 4,632조 원이 된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이 수치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2025년 회계연도 결산자료에 따르면 미래연금 지급액으로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그리고 사학연금으로 구성되는 공적연금 충당부채는 지난해 1,312.9조 원에서 1,344.4조 원으로 2.4%가 증가하였다. 아울러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는 기초연금도 별도의 재원 마련 없이는 부채화할 가능성이 높다.
2. 초과 세수: 국가부채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세계 각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 재정운용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달리 국가부채 비율을 낮추고 있는 추세다. <그림1>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OECD 데이터에 기초한 분석 대상 국가들은 COVID 사태가 끝난 2020년 이후 단기간에 걸쳐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국가채무를 적극적으로 줄였다. 2010년 부채비율을 기준으로 각국의 부채비율을 평가할 때, 스페인은 2020년 118.5%에서 65.4%로, 그리스는 78.9%에서 37.9%로, 영국은 69.0%에서 11.8%로 줄였다. 독일은 마이너스 6.7%에서 마이너스 26.5%까지 낮추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 17.4%에서 2020년 36.6%, 그리고 2023년 39.5%로 대폭 상승했다. 2025년 현재는 45.8%로 아직도 상승하고 있다. 이는 국가부채비율의 억제가 경제안정의 필수적 요인으로서 피할 수 없는 것임을 모든 국가가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보인다.
<그림1> 2010년 GDP 국가부채비율 (= 100%) 대비 연도별 변화율 추이

따라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추경 논의는 국가채무의 문제를 재검토하고 해법을 찾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지난 3월31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가결하여 국회에 회부하였다. 국가채무와 관련하여 추경 편성의 문제는 국가재정법의 범위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추경 편성의 충분조건으로 발표한 초과 세수는 공적자금 상환이나 국채 또는 차임금의 원리금 등에 사용되어야 한다. 즉, 국가재정법 제90조 3항에 따라 세계잉여금의 100분의 30 이상은 ‘공정자금상환기금법’에 따른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우선적으로 출연하여야 한다. 그리고 3항의 규정에 따라 출연한 금액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100분의 30 이상을 다음에 사용해야 한다. ①국채 또는 차입금의 원리금 ②국가배상법에 따라 확정된 국가배상금 ③공공자금관리기금의 융자계정의 차입금의 원리금 ④그밖에 다른 법률에 따라 정부가 부담하는 채무 등이다. 따라서 추경은 우선적으로 기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조정되어야 한다.
추경에 따른 예산규모의 변화를 보면 총지출은 727.9조 원에서 753.1조 원으로 늘어난다. 총수입은 기 초과 세수를 포함하게 되어 675.2조 원에서 700.6조 원이 된다. 그러나 이후 세수가 감소하는 상황에 발생하면 사실상 서둘러 지출하는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국채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즉, 최근 세수의 증가는 법인세수의 증가, 고용회복 및 임금생산성, 증권 및 금융 관련 세금의 증가에 따른 것이다. 특히 2024년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어서 지난해 신고 납부된 법인세가 올해 징수에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에서는 후반기 혹은 내년의 세수는 크게 감소할 수 있다.
특히 문제는 경제구조와 관련된 세수의 구조에 있다. 2024년 상위 1% 법인의 법인세수는 지금까지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 81.8%를 부담하고 있고, 상위 10% 법인의 부담비율은 96.1%였다. 2024년 기준 전체 법인의 54%는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 이는 2018년 46%에서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세수의 증가는 사실상 지난해 반도체와 수출 대기업의 경기가 호전된 것에 따른 것이었다.
양출제입(量入制出)을 넘어서 적자국채의 발행을 당연시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따르면 후반기에도 심각한 경제문제가 지속되고 세수가 늘어난다면 빚내는 추경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재정관리에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는 국가채무의 관리이다. 직접 줄일 수 없으면 성장 재원을 통해 우선적으로 채워야 한다. 또한 경제구조 개혁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추경의 내용도 심도있게 검토되어야 한다.
추경 내용 중 대표적 사업은 4조 8,000억 원이 투입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소득하위 70% 이하 국민과 차상위·한부모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등 총 3,577만 명에 1인당 10만~60만 원씩 지급된다. 하위 70%에 지급된다고 하지만 민생지원금과 다르지 않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마찬가지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감소 지역으로 나눠 지방으로 갈수록, 취약계층일수록 지원금이 많은 구조다. 소비 쿠폰처럼 신용카드, 체크카드, 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사용처는 지역화폐와 동일하게 설정된다.
소득기준으로 나누면서 수도권 거주자는 10만 원, 비수도권에는 15만 원으로 차등하지만, 수도권 거주자들은 훨씬 생활비가 많이 들고 소비구조가 물가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금액이 거꾸로 결정되어야 한다. 인구감소 지역을 특별지역, 우대지역으로 나누는 기준도 자의적이다. 인구감소 지역은 이미 다양한 혜택을 중앙과 지방정부로부터 받고 있는데 왜 더 많은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결국 민생지원금이 아니고 선거를 위한 게리멘더링식 지원이다.
정부는 우선 국민들에게 불경기에 대한 긴축을 요구하고, 피치 못할 상황에서 민생지원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석유 가격에 의한 것이라면 석유 가격의 체감적 인하를 보여야 하고 석유가 상승에 관련된 소비에 지출하도록 해야 한다. 석유 가격에는 현실과 맞지 않는 부담금들이 포함된다. 과거의 휘발유는 소수 자가용 소유주의 필수품이었으나 이제는 전국민의 필수품이다. 그리고 휘발유 사용이 많은 공공과 민간의 교통 공공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3. 국가부채: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추가세수가 마치 더 거둔 세금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듯한 추경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과 같이 경제구조 개혁보다는 민생 보조금 등 적자예산을 당연시하는 추세의 지출이어지고, 경제가 극히 일부의 산업 생산에 의하여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국가부채 증가율은 높아지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한 국가부채 비율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고, 부채 부담 능력의 한계에 부딪쳐서 경제적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선진 각국의 추세와 역행하는 결과로 국가경쟁력의 잠재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첫째, 국채규모를 줄이기 위하여 초과 세수를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채를 상환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 부채감축 정책은 해외에서의 국가신뢰도를 높이면서 환율 안정과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가 높을 것이다. 특히 국가부채에 대해 우려해 온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채규모를 줄이는 자발적 선제적 노력을 보임으로써 우리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환율 안정을 위한 치밀한 정책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어떤 다른 선진국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환경 하에서 환율은 지속적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환율상승의 근본적 원인은 우리나라 원화에 대한 수요가 없어서 원화의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우리 자본이 해외로 이전되고, 해외자본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로 빠져 나가는 원인은 국내 경제의 전망이 없기 때문이고, 해외자본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국내 기업 환경이 경쟁국에 비하여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친화적 환경을 서둘러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첨단 신기술 규제완화를 통한 창업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오랜 기간 물가 상승과 민생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는 유류세를 개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휘발유 부담금 및 세금을 낮춤으로써 소비자가격을 인하해야 한다. 현행 휘발유 관련 세금은 교통에너지환경세로 리터당 475원, 경유는 340원이 부과되고, 여기에 교육세로 앞서 교통세의 15%, 주행세로 교통세의 26%, 그리고 모든 세금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에는 원가의 50~60%에 해당하는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관련 부과금을 낮출 뿐 아니라 휘발유와 전혀 관련이 없는 휘발유 부과 교육세를 폐지해야 한다. 저출산으로 학령아동의 절대적 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교육 교부금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부채의 증가를 해소하는 직접적인 방안은 이러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다음 세대를 육성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IT,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 등으로 AI혁명이 일상화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노동시장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친노동정책을 폐기함으로써 이들에게 올바른 노동가치관과 국제적 경쟁력을 키울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끝없는 국가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소멸할 것이다.
※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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