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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호르무즈 해협 통행 안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 통권390호
 
2026-03-18 15:42:22
첨부 : 260318_brief.pdf  

Hansun Brief 통권390호 


김태준 한반도 안보문제연구소장 / 국방대학교 명예교수


                       
 < 목 차>


1. 호르무즈 해협 위기와 미국의 파견 요청

2. 파견 회피의 대가와 한국의 전략적 딜레마

3.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

4. 이란 내부 동학과 전후 질서

5. 정책 제언 및 결론





 

1. 호르무즈 해협 위기와 미국의 파견 요청

 

- 전쟁 공간으로 전환된 해상교통로(SLOC) -

 

2026228,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Operation Epic Fury)을 전격 단행하여, 핵심 지도부를 겨냥한 타격이 이루어졌으며 일부 지휘 체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공습의 표면적 목표는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거였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추구한 목표는 훨씬 다층적이었다. ·미사일 능력 파괴, 신정체제 붕괴 및 정권 교체, 일부에서는 자원 접근성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미국 자산에 대한 임박한 위협의 선제 제거가 동시에 제시되었으며, 이러한 목표들의 상호 충돌은 군사 행동의 전략적 정합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공습은 군사적으로 일정 성과를 거두었으나 그 대가는 혹독했다. 이란 측 발표 기준 수백~1,000명 이상 민간인이 사망하였으며, 특히 개전 당일 미군 토마호크 미사일의 오폭으로 수업 중이던 미납(Minab) 초등학교 시설 피해로 학생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군도 이란의 반격으로 10여 명이 전사하였고, 313일 서부 이라크에서 공중급유기가 추락하여 승무원 6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전쟁 비용은 개전 첫 100시간 만에 약 37억 달러, 12일 누계로는 약 165억 달러(CSIS 추산)에 달한다.

 

. 반정부 기대의 역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제거처럼 핵심 지도부만을 겨냥한 정밀 타격으로 신정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고,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 역시 이 핀셋 작전을 통해 해방의 계기가 마련되길 고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규모 민간 희생이 반미 분노로 전환되면서, 반정부 진영의 상당수가 체제에 동조하는 방향으로 돌아서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군사적 성공이 정치적 정당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전쟁의 역설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 미국의 파견 요청과 해상교통로 위기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에너지 소비국을 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 안정을 위한 해군 함정 파견을 공개적으로 요청하였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해상 호위 체제 구축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SLOC로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 현재 이란은 기뢰 부설, 드론 공격, 해안 미사일 운용 등 비대칭 전력으로 해상 통행을 위협하고 있으며, 가장 좁은 폭이 약 33km에 불과한 지형적 특성은 이 공간을 사실상 군사적 Kill Box로 만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에너지·군사·국제정치가 결합된 복합 위기이며, 한국 역시 이 위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2. 파견 회피의 대가와 한국의 전략적 딜레마

 

- 한미동맹과 북한 위협 사이의 선택 -

 

한국이 직면한 핵심 질문은 파견에 참여할 것인가가 아니라 참여하지 않을 경우 어떤 대가를 감수할 것인가이다.

 

첫째, 한미동맹의 신뢰 균열 문제이다. 미국이 글로벌 해상안보 부담 분담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 경우, 한반도 방위의 핵심 축인 동맹 신뢰 구조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국제적 책임 회피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공공재적 성격의 해상교통로로서, 그 안정 확보에 불참하는 것은 선진국으로서의 책임을 외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경제·에너지 안보 측면의 실질적 피해가 예상된다. 해협 불안정이 지속되면 해상보험료 상승, 운송비 증가, 에너지 공급 차질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한반도 특수성이라는 구조적 제약도 안고 있다.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와 다양한 투발수단의 실전화를 추진하면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공식화하고 있다. 해군 전력을 중동에 대규모 투입하는 것은 한반도 방위 태세에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영국·프랑스·중국·일본 모두 파견 여부를 관망하는 상항에서, 한국은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전면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사이의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3.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

 

- 청해부대를 활용한 제한적·전략적 가치 -

 

. 청해부대의 전략적 가치

 

청해부대는 20093월 창설 이후 현재 47진까지 교대 파견되었으며, 누적 1만 명 이상이 아덴만과 인근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해외 파견 사례로서, 이 전력을 활용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다.

 

가장 적절한 방안은 청해부대의 본래 임무인 해적 피해 방지를 유지하면서 활동 구역을 아덴만에서 페르시아만 입구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한미동맹에 대한 기여 의지를 보여주면서도 이란의 정규 군사 공격에 직접 노출시키는 무리한 임무 변경을 피하는 방어적 존재감전략이다. 나아가 청해부대를 능동적 현존함대(Active Fleet in Being: 실제 교전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해당 해역에 존재함으로써 상대의 군사적 행동을 제약하고, 해상 통제 환경에 전략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해군력 운용 개념) 개념으로 확장하여 해상 통행 보장에 적극 동참한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운용 개념은 단순한 전력 배치가 아니라, 한국형 해양 억제 전략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 청해부대의 존재 자체를 억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현존 기반 억제(Deterrence by Presence)개념이다. 전통적인 억제는 처벌억제(Deterrence by Punishment) 또는 거부억제(Deterrence by Denial)에 기반해 상대의 행동을 사후적으로 제약하는 데 초점을 두어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제한된 해역에서는 실제 교전 능력보다 누가 그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전략적 변수로 작용한다.

 

결국 현존은 단순한 물리적 배치가 아니라, 상대의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신호이다. 한국형 해양 억제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하며, 청해부대의 제한적·지속적 전개는 그 가장 현실적인 구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 전략적 효과와 리스크 관리

 

이 방안은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첫째, 트럼프의 동맹 분담 요구에 응함으로써 한미 관계를 강화한다. 둘째, 에너지 안보라는 직접적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국민적 설득력을 확보한다. 셋째, 전투 임무로의 전환에 명확히 선을 그어 분쟁 당사국으로 연루되는 최악의 리스크를 차단한다.

 

. 교전 규칙(ROE)과 탄력적 운용

 

핵심은 탄력적 운용이다. 청해부대의 임무는 고위험 교전이 아닌 선박 호송과 해상 안전 확보에 집중해야 하며, 다국적군과의 협력으로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 교전 규칙(ROE)은 엄격히 제한적으로 설정하여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선택이 아니라 전략적 균형의 문제이다.

 

4. 이란 내부의 동학과 전후 질서

 

- 군사적 성공과 정치적 역설 -

 

공습이 신정체제 지도부 제거에 성공했음에도, 대규모 민간 희생?특히 여학생 집단 사망 사건?은 이란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반정부 감정보다 반미 감정이 더 강하게 부상하면서, 신정체제 후계 세력이 저항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현대 전쟁의 근본적 역설을 보여준다. 군사력으로 정권을 무너뜨릴 수는 있어도 민심의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무장 저항세력이 확산되었고, 카다피 제거 이후 리비아가 장기 내전에 빠진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란이 같은 경로를 밟는다면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은 구조화된 장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대응 전략은 이러한 중장기 시나리오를 반드시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야 한다.

 

5. 정책 제언 및 결론

 

- 참여는 불가피 그러나 방식은 선택의 문제다 -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에너지 안보·해양안보·동맹정치가 교차하는 복합적 전략 환경을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부 변수로만 볼 수 없다. 본고는 다음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원칙적 참여를 선언하되 작전 범위와 임무를 명확히 제한해야 한다. 청해부대라는 기존 전력의 기능적 확장은 정치적 부담과 군사적 위험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둘째, '탄력적 운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고위험 교전을 자제하고 선박 호송·해상 안전 확보에 임무를 집중하며 다국적 협력 체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는 장병의 생명을 보호하는 동시에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 조건이다.

 

셋째, 이번 위기를 계기로 중장기적 해양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해상교통로(SLOC) 보호 능력의 체계적 확충, 다국적 해양 안보 협력 네트워크 강화,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는 이 위기가 한국에 던지는 구조적 과제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견지해야 할 전략적 원칙은 명확하다. 참여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무리하게 교전할 필요는 없다. 청해부대를 활용한 제한적·전략적 파견이야말로 한미동맹과 에너지 안보, 그리고 한반도 방위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국가 전략이다.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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