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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2030 여성의 연애 권력과 상향혼 욕구] 통권292호
 
2024-02-29 10:32:13
첨부 : 240229_brief.pdf  
Hansun Brief 통권292호 

손숙미 한반도선진화재단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

최근 우리나라 청년들의 결혼비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으며, 결혼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연애조차도 시도하고 있지 않은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30 미혼남녀의 56%가 연애를 하고 있지 않으며 이 중 연애 경험이 아예 없는 모태 솔로가 38.7%로 밝혀졌다(듀오 2022). 예전보다 직장생활이나 각종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남녀가 서로를 만날 기회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왜 청년들은 이성 간의 진지한 만남 자체를 어려워하는 것일까?

 

1. 여성이 누리는 연애 권력의 뿌리는 가임 능력과 우월감


여성들이 처음으로 대학이나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20대 남성들은 한창 솟구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 때문에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고 싶은 번식욕에 불타는 사람들이다. 남성은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 필연적으로 여성의 몸을 통해서만 가능하기에 여성에게 먼저 대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시기의 남성은 일생 중 엄청나게 혈기왕성하고 과감하며 성욕이 충만하다. 그들은 여성과의 스킨십을 위해 구애를 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때로는 여성 앞에서 허세를 떨기도 한다.

20대 여성들은 일생 중 신체적으로 가장 외모가 빛난다. 약간의 시술과 화장술, 다이어트 등으로 외모를 더욱 업그레이드한 여성들은 우월감으로 무장한 채 남성을 차갑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 시기 여성들의 비만도는 일생 중 가장 낮고 남성과의 차이도 크다. 페미니스트였던 노라 빈센트는 그의 저서 <548일 남장체험>에서 여성들에 대해 동성 간에는 반증되기 전까지는 선한 사람으로 대하지만, 남성을 대할 때는 유독 반증되기 전까지는 악한 사람으로 대한다라고 하면서 남자들의 대시에 쌀쌀맞게 대하는 것이 남성에게 얼마나 큰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는지 여성들은 잘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여성들이 마음의 문을 함부로 열지 않고 방어하면서 남성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은 혹시나 있을 남성과의 잠자리로 인해 임신이라도 하게 되면 9개월 동안의 심리적이고 육체적인 자원 소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며, 이에 더해 양육의 부담까지 짊어져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 짝짓기 전략은 진화적 산물?


진화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는 그의 저서<욕망의 진화>에서 짝짓기나 연애에 사용하는 각종 전략은 결국 좋은 배우자를 차지하기 위한 진화적 산물임을 밝혔다. 남성은 자신의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번식 가능성을 나타내는 표지로 여성의 어린 나이와 허리 엉덩이 비율에 대한 민감성을 진화시켰다. 실제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엉덩이에 지방을 잘 쌓으며 상대적으로 허리는 잘룩하게 만든다.

 

반면에 여성은 임신이나 양육하는 동안 많은 자원을 소모해야 하고 식량은 구하기가 힘들어, 그동안 자신에게 꾸준히 자원을 투자하여 줄 수 있는 높은 사회적 지위나 많은 재산을 보유한 남성을 선호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또 재산을 다른 여성에게 빼돌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투자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헌신이라는 덕목까지도 요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시하는 남성을 연애대상자로 받아들일지 말지를 선택하는 것은 여성의 몫이 된다. 이 시기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방어적 태도는 주로 거절로 나타나며 면접관처럼 남성의 경제력이나 재산을 평가하게 된다. 이처럼 결혼 전에 연애 권력을 쥔 여성은 남성을 지배하게 되고, 남성의 헌신성을 사랑의 징표로 생각하며 끊임없이 확인한다.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숙녀 대접하고 계산은 앞장서서 치루며 기념일엔 선물과 이벤트를 마련해 주길 원한다. 여성을 숙녀 대접하는 레이디 퍼스트예절은 원래 서양에서 온 것으로 유럽의 기사도 정신이 로망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래 레이디는 로드(Lord)인 주군의 여성형이며, 기사가 모시는 귀족 신분의 여성이었다.

 

한편 여성이 자신을 숙녀 혹은 공주 대접하기를 원하는 것은 우리나라 가정교육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6070 남성은 그 옛날 자신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해 주었던 여형제나 어머니에 대한 미안한 기억이 남아 있어, 딸의 요구사항이면 웬만하면 들어 주고 딸을 공주처럼 대하는 좋은 아빠 이미지로 보상받고 싶어 한다. 사실 여성을 숙녀 혹은 공주처럼 대하는 것은 여성을 약자로 보고 보호하는 것이며 전통적인 남성의 역할에 가깝다.

 

특별대우를 받고 싶은 여성의 심리기제는 우리나라 2030 여성 특유의 물질주의와 결합한다. 여성이 사귀는 남성은 자신에게 물질을 제공하는 지위재가 되며, 여성은 그들로부터 받은 고급선물을 SNS에 과시한다. 온라인 기업들은 명품, 공연, 여행 등에서 최대 고객인 2030 여성을 유치하기 위해 플랫폼을 제공한다. 여성들의 이러한 과시 행위는 남성이 자신의 자원을 과시하기 위해서 하는 행위인 선물 공세와 맞물려 더욱더 강화된다.

 

3. 고차방정식이 되어버린 남녀의 연애


20대 여성의 강했던 연애 권력도 30대가 되면 약화된다. 여성들의 신체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매력도가 떨어지고,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기 시작한 남성들은 대시하는 정도가 약해진다. 또 남성들의 경우 직장생활에 체력소모가 많아지면서 주말 데이트 대신 휴식을 취하거나 취미 생활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대부분 여성은 남성들의 이러한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고 여전히 20대의 연애 권력을 계속 휘두르고 싶어 한다. 30대 여성의 경우 연애 경험과 사회생활 경험이 축적되면서 웬만한 남성의 헌신성에는 감사나 감동을 잘 표현하지 않으며 남성을 보는 눈은 더욱더 까다로워진다. 여성의 눈은 더욱 상향하고 남성은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남녀 간의 연애는 더욱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된다.

여성의 남성에 대한 높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에 대한 기대는 상향혼으로 연결된다. 우리나라 여성은 특히 남성의 높은 연봉과 주거 마련 등 상향혼에 대한 기대치가 유난히 높은데 이는 한국인 특유의 상위의 것을 평균으로 보고 모두가 지향하는 상향 평준화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어릴 적 가난과 전쟁을 경험했던 부모들이 자녀의 결혼에 깊숙이 개입하여 자녀의 결혼에 높은 안정성을 원하는 것도 상향혼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비슷한 소득의 남녀가 결혼하는 동질혼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여성이 상향혼을 추구하게 되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많은 남성이 비자발적 비혼으로 빠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비자발적인 비혼여성들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난이도가 높은 연애와 높은 비혼 비율은 당연히 저출생으로 연결된다.

 

4. 상향혼 추구는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여성은 꼭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도 페미니즘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면서 가부장적 남성 중심 문화에 저항해왔고,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추구해왔다. 하지만 적지 않은 여성이 데이트나 결혼에 있어서 만큼은 자신을 특별 대우해 주는 전사 같은 남성을 원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성의 높은 연봉이나 경제력을 원하는 것이 여성의 진화생물학적인 산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임신과 출산 기간에도 휴직을 통해 어느 정도 수입을 얻을 수 있으며 양육 기간에도 여성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성평등 지수가 높은 선진국에서의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 간의 동등한 결합으로, 남성에게 명품선물이나 주거 마련 같은 과한 물질적인 요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요구를 하는 여성을 자존감이 결여된 사람으로 본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1980~1990년 경의 경제 버블시대 여성은 남성에게 3(고신장, 고연봉, 고학력)를 원하는 상향혼을 추구했다. 하지만 상향혼을 추구하다 대거 남게 된 비혼자들(특히 여성)이 나이 들어 빈곤층으로 전락하자 요즘은 4(저자세, 저리스크, 저의존, 저소비)로 사회적인 트렌드가 바뀌었다. 일본은 전세 제도가 없어 일부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결혼 후 월세 집에서 시작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은 학력도 남성보다 높고 고연봉을 받는 비율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상향혼 추구는 계속되어 높아진 여성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남성의 비율은 고작 10~20%밖에 되지 않아 보인다. 결과적으로 까다로운 한국여성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는 남성들의 국제결혼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 일부 남성은 여성의 상향혼에 반기를 들면서 양성평등 문화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반반 데이트나 반반 결혼식을 주장하여 여성과 또 하나의 갈등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자아실현을 위한 주체적 삶을 원하면서도 유독 데이트나 결혼에 있어서는 높은 경제력을 가지거나 자신을 특별대우해 주는 남성을 원하는 보호프레임에 빠져있다. 보호프레임은 여성 스스로 약자임을 인정하면서 남성에게 의존하고 가정의 책임을 남자에게 지우는 가부장적 사고에 가깝다. 이와 같은 사고는 페미니즘이 애초에 추구했던 가치와 상충하며 조화로운 양성평등에도 어긋난다. 오히려 왜곡된 여성 우월주의에 가깝다. 여성들이 진정한 페미니즘을 원한다면 상향혼에 대한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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