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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 통권152호
 
2020-08-10 16:54:11
첨부 : 200810_brief.pdf  

<기획시리즈4 - 정치인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

박원순 서울시장과 6.25 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백선엽 장군이 이틀 사이를 두고 타계하면서 대조적인 현상이 발견됐다. 세간의 관심은 나라를 구한 군인보다 정치인에게 쏠렸다. 그 이유를 정치인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5회에 걸쳐 탐색한다.


Hansun Brief 통권152호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은 교과서에만 있는 것인가? 아니면 현실에서도 작동되는 것인가? 삼권분립은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이지만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입법, 사법, 행정이 서로 존중할 때 이루어진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도 삼권분립이 제대로 작동될 때 가능하다.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고 독재 권력의 등장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작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권력이 한 쪽으로 쏠리면서 삼권분립의 정신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1. 국회의 행정부 견제기능 약화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국회가 행정부의 견제역할을 충실히 해야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국회 300의석 중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이 훨씬 넘는 176석을 갖고 있다.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여당이 야당과 협력을 하지 않고 밀어붙이면 다수당의 횡포가 발생한다. 여당의 독주가 나타나면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은 약화되고, 국회 스스로 대통령과 행정부의 동조화 현상을 보이면서 통법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부동산 관련세법을 비롯한 임대차 3법 등 국회를 통과한 사례가 그것이다. 세법은 국민 부담과 관련된 것인데도 소위원회 심사는 물론이고 찬반토론조차 없었다. 정부는 입법부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는 서로 맞물리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견제기능 약화는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사례는 현재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거대 의석을 확보한 여당은 대법원에서 판결난 사건까지 문제 삼고 있다. 삼권분립 정신이나 사법부의 독립성과 권위를 존중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당은 이미 대법원 13명 전원일치로 판결이 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재조사를 공식화 했다. 재판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본인이 재심청구를 할 수 있는 사법구제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나서서 정치적으로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도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 도지사의 드루킹 여론조작 연루사건,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관련 사건, 조국 전) 법무장관의 뇌물수수, 부정청탁금지법, 공직자윤리법 위반사건 등이다. 삼권분립이 제대로 작동되는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이나 당이 재판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기부금 운용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이사장을 역임한 윤미향 의원을 구하기 위한 처사 역시 납득하기 힘들다. 의혹이 있으면 법에 의한 절차를 밟으면 된다. 그런데 법적 절차도 들어가기 전에 감싸는 것은 사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이다.

 

한편 임기가 보장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과 법무부 장관이 합세하여 검찰총장을 밀어내려하고 있다. 검찰은 법무부 외청이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준사법기관인 점을 볼 때 검찰총장에 대한 정치인들의 압력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도 일단의 국회의원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압력을 가하고 있다. 검찰총장은 정부 외청 중 유일한 장관급이다. 때문에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상하관계라기 보다 상호 존중과 견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검찰은 준사법기관이기 때문에 일반 사무가 아니면 상급기관인 법무부도 준사법기관으로써 검찰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2. 검찰총장에 대한 정치적 압력과 부작용

   국회의원의 정부에 대한 견제는 당연하지만 검찰총장만을 겨냥한 정치적 압력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은 헌법기관임을 자각하여 정부의 견제기능에 충실해야지 특정 기관장을 겨냥한 공격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의원의 역할을 새삼 되새겨야 한다. 국회의 정부에 대한 견제기능 약화로 삼권분립 정신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흔들리면 자칫 전제정치로 흐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입법부인 국회가 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갈등이 다시 노정된 것은 한명숙 전 총리에 관한 강압수사 의혹에 대해 추 장관의 감찰 지시이다. 이에 대해 검찰총장은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처리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추 장관은 감찰 중단이라고 공격하면서 대검 감찰부가 직접 조사하라고 요구했고, 윤 총장은 규정과 절차에 따른 사건 이첩이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민주연구원 '초선의원 혁신포럼(2020.6.25.)'에 참석해 "검찰총장이 검찰청법 제8조에 따른 제 지시를 어기고,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 장관 말을 겸허히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발언의 품격도 문제이지만 추 장관의 발언이 법 규정에 맞는가이다. 구체적 사건은 검찰총장만 할 수 있는데 장관이 지휘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학계1)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배제하는 지휘는 검찰청법 제8조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지휘라고 본다.

 

두 사람의 갈등은 소위 검언유착 수사에까지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의 채널A 기자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대검찰청 부장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검찰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의 자문을 받도록 지시했다. 이 사안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제동을 걸었다.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하라고 했다. 이 지휘에 대해 전국 검사장을 비롯한 검찰간부회의에서 장관의 지휘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침해하는 위법·부당한 지휘로 판단하고 철회를 요청했다. 대검은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 상태가 발생한다.”는 우회 형식으로 장관의 지휘를 수용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형성적 처분이 아니라는 반론2)도 있다. 한편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유착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오비이락인지 때마침(727) 법무부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 등권고 내용을 발표했다. 핵심사항은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 보장,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폐지 및 분산, 법무부장관의 검사 인사 시 검찰총장 의견청취절차 개선, 검찰총장의 임명 다양화이다. 권고 내용의 핵심은 총장 지휘권을 폐지하여 이를 6개 고검장에 분산하고 대신 법무부장관이 고검장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함으로써 총장은 행정사무만 보는 종이호랑이로 무력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법무부장관이 지금의 검찰총장 역할까지 겸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번 권고안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강화가 아니라 검찰의 정치예속화로 검찰개혁의 취지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3. 협치의 국회운영 및 행정부 견제기능 강화

21대 국회 임기 초반 운영을 볼 때 국회와 국회의장의 책무성도 여당의 책무성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미 국회는 정부에 대한 견제보다 오히려 스스로 통법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국회운영의 민주적 절차도 흔들리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원내 교섭단체 정당의 국회의원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한 바 있다.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소위심사와 토론을 생략하고 속전속결로 처리한 무더기 입법 또한 그러하다. 21대 국회개원 초기부터 협치는 사라지고 여당의 독주만 펼쳐지고 있다. 그렇게 강조했던 협치는 구두선에 불과했다.

 

자유, 민주, 공화주의 정신은 제도만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제도의 정신을 발현시키는 절제와 관용 그리고 교육적 효과를 유발하는 책무성이 있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모든 것을 다수결이라는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스스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가 될 뿐만 아니라 그 정당성조차 잃게 될 것이다. 정치적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정치인과 정당이라면 삼권분립의 정신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국회운영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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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완규. 법무부 장관 지휘권 사태와 검찰독립성: 문제점과 대안. 세미나 발제문 31~32, 김상겸 토론문 39. 박수영 국회의원, 유상범 국회의원, 한반도선진화재단 공동주최. 2020.7.30

2) 장관의 수사지휘는 ‘형성적 처분이 아닐 뿐만 아니라고위검찰간부회의에서 지적한 것처럼 위법·부당하여 감독 범위를 벗어난 지휘이므로검찰총장은 마땅히 장관의 지휘를 거부했어야만 했다(한석훈.‘ 지휘가 위법·부당한 3 이유. 문화일보. 20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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