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전국 선관위 9곳을 동시에 압수수색 했다. 지난달 23일 1차 압수수색 이후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그새 확보한 서버 자료와 관계자 진술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가 이번 수사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오입력 정황이 확인됐던 김포·의왕·진천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 선관위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강남·서초까지 번졌다는 것은 이번 수사의 성격을 다시 짚어봐야 함을 의미한다.
이 사건과 관련해 향후 진행될 선관위에 대한 수사의 핵심은 명확하다. 6·3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관위가 시·도 선관위에 ‘큰 오류가 아니면 다음 시간대 보고에서 가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이후 실제 투표자 수가 실제와 다르게 조정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서 중앙선관위의 이메일을 구·시·군 선관위 단체 대화방에 공지했고, 이를 “다음 시간대에 숫자를 맞추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상부의 애매한 지침이 현장에서는 명백한 수치 조정 지시로 해석되고 실행됐을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바로 이 지점이 수사의 첫 번째 포인트다. 중앙선관위의 지침이 어떤 문구와 어떤 경로로 전국 선관위에 전달됐는지, 또 그것이 지역별로 어떻게 다르게 해석·집행됐는지를 규명해야 한다. 합수본이 업무용 PC와 휴대전화, 내부 메신저, 이메일, 투표자 수 입력·수정 기록까지 광범하게 확보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단순히 몇몇 지역의 숫자 오류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중앙에서 지역으로 이어지는 지시 체계 전체를 복원하고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
수사의 두 번째 포인트는, 이번 사안이 ‘예외적 일탈’인지 ‘구조적 관행’인지를 가리는 일이다. 한두 지역 실무자의 단순한 판단·입력 착오였는지, 아니면 전국 단위로 반복된 관행이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합수본이 수사 대상을 9곳으로 넓힌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일 것이다.
세 번째는, 공전자기록위작(公電子記錄僞作)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의 법적 구성요건 해석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불가피하다. 투표자 수 정정이 실무상 불가피한 오류 정정이었는지, 아니면 특정 결과를 겨냥한 고의적 조작이었는지는 결국 메신저와 이메일 등 디지털 증거들에 대한 규범적 해석의 문제로 귀결된다. 입력 과정에서의 단순 실수와 정정으로 판명될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곳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면 분명 선거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조직적인 조작 여부에 대해 상세히 밝히는 동시에 관행이나 제도를 고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조치도 필요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그 관리 주체인 선관위에 대한 신뢰는 결과에 대한 승복의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이번 수사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합수본과 향후 출범할 특별검사는 확보한 자료를 신속·투명하게 분석해 명확한 답을 내놓음으로써 선관위가 신뢰를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번호 |
제목 |
날짜 |
|---|---|---|
| 2748 | [문화일보] 광복 81년 3大 기적 망치는 퇴행 정치![]() |
26-08-14 |
| 2747 | [문화일보] ‘투표수 조작’ 전수조사 불가피하다![]() |
26-08-14 |
| 2746 | [데일리안] “사관학교 통합이 쿠데타 예방책”이라고?![]() |
26-08-14 |
| 2745 | [한국경제] 고전에서 찾는 중국 비즈니스 철학![]() |
26-08-14 |
| 2744 | [매일신문] 한국 정치 불변의 법칙 | 26-08-12 |
| 2743 | [머니투데이] 노동쟁의, 어디까지인가 | 26-08-10 |
| 2742 | [아시아투데이] 북한 두 국가론의 실체와 자유 통일의 필요성 | 26-07-30 |
| 2741 | [신동아] 표본으로 거론되는 ‘대만 선거제도’의 겉과 속 | 26-07-30 |
| 2740 | [중앙일보] 청년은 일할 준비됐다, 취업의 문 열어줘야 | 26-07-27 |
| 2739 | [문화일보] 대학-기업 ‘양방향 인재 순환’ 화급하다 | 26-07-27 |
| 2738 | [이데일리] 노동시간에도 두 개의 시장이 있다 | 26-07-23 |
| 2737 | [파이낸셜투데이] ‘도덕적 해이’ 우려는 '선동'이 아니다 | 26-07-21 |
| 2736 | [문화일보] 청년 일자리 못 만들면 3% 성장도 공허 | 26-07-20 |
| 2735 | [문화일보] 자유민주 통일 의무 일깨우는 제헌절 | 26-07-16 |
| 2734 | [라이센스뉴스] 부동산 가격 폭등, 해법은 무엇인가 | 26-07-10 |
| 2733 | [문화일보] 보완수사권 폐지는 헌법 12·27조 위배 | 26-07-09 |
| 2732 | [신동아] 북한을 조선이라 불러선 안 되는 다섯 가지 이유 | 26-07-03 |
| 2731 | [머니투데이] 개혁 없는 정년연장, 누구의 공정인가 | 26-07-01 |
| 2730 | [파이낸셜투데이] 데드크로스가 울린 경고등 | 26-06-30 |
| 2729 | [아시아투데이] 경제가 식는데 세금만 가열되는 풍경 | 26-06-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