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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노란봉투법, 고환율 스파크될 수 있다
 
2026-01-21 14:27:57
◆ 조준모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전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의 칼럼입니다

작년 12월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를 찍다가 정부의 환율 방어로 1430원대로 떨어지다가 올해 1월 정부의 환율 방어 노력도 헛되게 재반등했다. 대미 투자 3500억달러, 미국보다 낮은 경제성장률, 미국보다 낮은 중앙은행 기준금리, 미국보다 높은 유동성 증가 속도는 고환율의 원인이 됐다. 장기 성장은 불확실한데 예산 운용은 방만해 국가부채가 쌓이는 것도 고환율을 야기하며, 이는 소득은 적은데 신용카드를 펑펑 써서 빚은 늘고 대출이자가 증가하는 것과 같다.

고환율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경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입법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넓히고 경영상 결정까지 쟁의 대상에 포함하는 등 노사관계 지각을 흔드는 입법이다. 동법의 행정지침도 원청을 하청의 사용자로 판단하기 위한 실질적 지배력 요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인수·합병, 공장 증설, 기술 도입 등의 "근로조건에 중대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 한정한다"로 기술해 무엇이 '중대하고 직접적인' 것인지 법원에 가서 판결을 받으라는 식이다. 기업들이 생산과 혁신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끝없는 법적 다툼에 소진하게 해, 기업들이 '교섭과 소송'이라는 덫에 갇히게 됐다. 노동계는 시행령 폐지를 주장하고, 경영계는 원청 교섭창구 단일화 형해화를 우려해 노사 모두 불만인 상황에서, 정부는 이미 내놓은 시행령의 재개정을 예고했다. 이런 혼돈의 상황에서 정부가 3월 시행을 고수할 이유는 없다. 노란봉투법 시행을 1년 유예해 그 기간 동안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해 보다 완벽한 품질의 대체입법, 시행령과 행정지침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노란봉투법같이 진영 논리에 갇힌 입법을 하면서 어떻게 국내 투자를 늘리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라고 권유할 수 있겠는가. 노란봉투법은 하청 기업들의 노사분규를 확대해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한국GM은 이에 대한 바로미터로서 한국GM의 경차 '스파크'는 노란봉투법의 스파크가 될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대미 수출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철수할 명분을 찾고 있을 한국GM에 노란봉투법은 하청 기업의 노사분규를 야기해 철수의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 최근 외국인 직접투자의 방식이 사모펀드 형태로 들어와 기존 국내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인수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국내 기업보다 노사분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서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하나의 외투 기업에 노사분규 발생은 외국인 사모펀드들의 조직적인 투자 축소 및 철수 도미노가 발생해 고환율을 부추길 수 있다. 경영계 조사에 의하면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15% 감소하고, 실제로 외국 기업들이 법무법인에 노란봉투법 자문을 받고는 한국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유럽상공회의소(ECCK)도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투자 축소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달러의 국내 투자 유입을 막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유예해 고환율의 혹한기에 다가오는 한파 노란봉투법을 피해 가는 것이 실용주의다. 외국에 투자하려던 기업이 국내로 투자를 돌린다면 잠재적인 달러 수요를 줄이는 것이며, 외국인 투자가 국내에 들어오면 원화 수요를 늘리는 것이어서 환율을 진정시킨다. 정부가 대한민국을 기업 경영하기 좋은 국가, 투자에 매력적인 국가로 만들거나, 적어도 만들겠다는 신뢰라도 주는 것이 환율 방어의 정도(正道)다. 이제라도 환율 방어의 대증요법을 남용하기보다는, 기업 경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경제 구조 개혁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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